(이 글 별로 재미 없고 조금 복잡한 이야기 입니다.)
아래 매드박님의 글에서 전해졌듯이 UMB 는 그 동안의 월드컵 경기 대회에 변화를 모색해 왔고, 그 중에 2 가지가 우선 실행에 들어가는 것 같다.-세트제와 와일드 카드 제도.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무엇이 좋아질까?
우선 세트제 경기의 폐지.
3쿠션 경기의 원형이 단판 경기 였다는 것은 다 잘고 있을 것이다.
유럽에서 그리 했고, 미국에서도 그러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 무렵에 세트제 경기로 바뀌어서 대세가 되었다가 이제는 다시 원래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왜 그럴까.
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일까.
세트제의 장점은 긴박감이 있는 경기가 된다는 점이다.
15점 세트에서는 초구의 중요성이 매우 크며, 한 번의 하이런으로 세트가 결정될 수 있다.
이것은 한 순간의 실수로 승패가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하며, 그만큼 이변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
다른 차이도 있겠지만 이것이 세트제 경기의 주된 장점이다. 경기를 치르는 선수나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만 보면 말이다.
경기를 하는 선수와 관전하는 팬 이외에 또 다른 누가 있냐고?
있다. 경기를 진행하는 대회 본부나 UMB 같은 경기 단체, 그리고 스폰서라고 불리는 후원 업체 등이 있다.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으로 중요한.
세트 경기는 세트를 구분하는 경계가 있고 그 경계에는 다른 장치를 할 여지가 있다.
쉽게 말해서 TV 중계를 한다고 할 때, 광고를 넣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운동경기를 상업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된다.
미국에서 축구가 인기가 없는 이유가 이것과 연결되어 있다.
야구나, 농구, 미식 축구 등은 경기 도중에 수시로 경계가 지어진다.
공수교대, 작전타임, 선수 교체 등등...
이 때 마다 광고를 낼 수 있는 이런 종목들은 미국의 상업 방송의 대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인기종목으로 자리했다.
이에 반해 축구는...?
경기 시작하면 하프 타임 이외에는 광고를 넣을 수가 없다.
광고를 팔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축구를 어느 방송사에서 중계를 하고 싶겠는가.
그것이 쌓이면서 오늘날 미국의 축구는 비인기 종목이 되었다.
당구를 세트 경기로 전환하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능하면 중간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경기 방식을 정착시켜 중계 방송을 끌어 당기자, 그것을 통해 당구의 인기를 올리자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 저항이 없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렇게 세트 경기가 정착이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업자본이 많이 유치가 되었는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이 당구의 중흥으로 이어졌는지 아닌지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제 다시 예전의 단판 경기 방식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이 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와 같은 과거의 배경을 알고 있으면 몇 가지 추론은 가능할 것 같다.
두번째 와일드 카드의 폐지.
월드컵 경기의 대진표는 소위 사다리 방식이다.
제일 바닥 예선인 PPPQ 라운드부터 시작하여, PPQ라운드, PQ 라운드, qualification 라운드, 본선 토너먼트 순으로 구성이 되는데, 참가 신청 선수 중 우수 선수는 이전의 기록에 따라 각 라운드에 시드 배정을 받는다.
별다른 성적이 없는 선수는 36명으로 구성된 PPPQ 라운드에서 출발하는데, 여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올린 12명이 상위인 PPQ 라운드에 진출한다.
여기에는 시드를 받은 24명이 있어서 PPPQ 라운드에서 올라온 12명과 합쳐서 36명이 경기를 벌인다.
여기에서 역시 성적 우수자 12명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다.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어 qualificaion 라운드에서도 12명이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을 하고 본선 토너먼트에 시드를 받은 20명과 합쳐서 32명이 토너먼트를 벌이는 것이 월드컵의 경기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각 라운드에 시드를 받는 것은 이전의 성적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본선 토너먼트의 시드 20명은 조금 다르다.
20명 중 12명은 세계 랭킹에 따라(그러니까 이전 성적과 같다) 결정되지만, 8명은 UMB를 포함한 각 대륙별 연맹에서 추천하는 선수와,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추천하는 선수들로 구성이 된다.
이 8명이 와일드 카드이다.
이 와일드 카드를 둔 이유는 짐작하는 바와 같다.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 필요한 선수를 본선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월드컵 경기를 하는데, 미국선수가 본선에 한 명도 없는 상황은 피하고 싶은 것이다.
이 와일드 카드는 흥행을 좌우할 뿐 아니라 때로는 대회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수원 월드컵 경기를 한다면 후원단체인 경기도는 경기도 소속의 선수가 본선에 나타나기를 강력하게 희망할 것이고, 우리 캐럼파크에서 월드컵 경기를 후원한다면(언제인가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 지도 사범님이나 바다돌봄님을 본선에 시드 멤버로 넣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을 수 있는 것이다.
와일드 카드는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UMB 에서는 지금 이것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수준이 높은 선수들의 참여를 확대하여 대회의 수준을, 품격을 높인다는 것인데, 이 말을 뒤집으면 대회 조직위의 입맛에 맞추어 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조금 확대하면 상업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뜻이고.
이렇게 내용을 보면 세트 경기의 폐지와 와일드 카드 폐지, 서로 다른 듯 보이는 이 두 가지가 거의 동일한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업성의 배격 혹은 스포츠 순수주의 고수.
그런데 이것을 다시 들고 나오게한 배경이 있을까?
재정적인 안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서 일까?
아니면 그 동안의 구애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어서 포기한 것일까?
또는 듀퐁 회장의 개인적인 철학?
혹은 그 밖의 ...
나는 이에 관해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더 이상의 추론이 불가능하다.
관련 주변인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와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터키의 세미 세이그너. 그를 월드컵 경기 등에서 보지 못한지 오래 되었다.
그가 UMB 주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매드박님 등의 글과 본인의 인터뷰 동영상 등에서 언급이 된 바 있다. UMB 및 터키 당구연맹과의 갈등 때문이고, 갈등의 내용이 조금 모호하지만 상금 문제 등이 이야기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팬들의 일반적인 정서는 UMB를 성토하는 것 같다.
상금을 올려달라는 선수를 억누르는 나쁜 UMB, 지들이 많이 먹으려고...
대충 이런 감정인데, 글쎄. 그렇게 봐야할까?
수원 월드컵 대회를 처음 조직할 때 관계자들이 놀란 사실이 있다.
대회 경비가 예상보다 너무 적게 들어간다는 것, 선수들 상금이 특히 그랬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직위원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히 상금을 올려서 수원 대회를 세계 최고의 대회로 만들고자 했는데, UMB 에서 제동을 걸었다.
정해진 것 이상으로 상금을 지급하면 안 되며, 그것을 올릴 수 없다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수원 월드컵 대회가 유지가 되고 있다.
UMB는 왜 그랬을까?
수입을 더 챙기려고?
최소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 두 가지 일에 모두 UMB의 철학이 관여한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변화와 연결된 것이라면...
첫댓글 미루어 짐작..., 미루어 짐작...
서화님 미루어 짐작이 안갑니다 ㅜㅜ,
ㅋㅋ
음~...그러니까~~음.......죽빵 치지 말라는 이야기이죠??~~
으으으으음 ~~~ 서화님이 꼭 명탐정 셔얼록 홈즈 같은 느낌이.....
앞으로 서화님 앞에서 말조심 해야겠네요,,,,, 잘못했다간 저의 과거가 송두리째 .... 으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