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이름값을 아주 조금은 하는군요.
어제 입추 절기가 들더니, 오늘 해질녘에 나가보니 불어오는 바람결에서 그 독하던 열기가 꽤 가셨네요.
이렇게 버티다 보면, 견디다 보면, 거짓말처럼 가을이 올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
혹독한 날씨에 심신이 짓눌려서 꼭 필요한 용무 외엔 바깥 출입을 자제하며 폭염 중대경보 속을 통과 중입니다.
낮은 포복으로 철조망 밑을 기듯이,
극악스럽게 타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몸을 숨기고 굼뜨게 움직이며
조용히 이 고난의 시간들이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밭에서는 작물들이 타들어간다는 뉴스, 이 무서운 여름이 향후 가장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는 예측,
그런 공포스런 말과 글을 접하면 이 불더위 속에서도 순간 소름이 돋습니다.
미쳐가는 지구, 미구에 닥칠 파국을 알면서도 파괴되는 환경 속을 질주하는 인간들.
내년 여름에는 또 어떤 재앙을 목도하게 될 것인가를 근심합니다.
그런데, 그런데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아, 지금 내가 이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작년 2월에 뇌출혈로 죽을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살아서, 그것도 멀쩡히 살아서 또 여름을 맞았잖아요.
사랑하는 내 가족 내 친구들 다 두고 떠나서,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고 깊이 잠들었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 내가 사는 이 세상은 여름엔 못 견디게 덥고 겨울엔 북풍한설에 휘둘리고,
그러나 봄에는 훈풍 속에 꽃이 피고 가을엔 눈물겹게 고운 단풍이 드는 세상..
이 아름다운 땅 위 내 삶의 자리를 몸 성히 계속 지킬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 은혜가 너무 벅차서,
잊고 있던 감사가 마음을 가득 채우는 오늘입니다.
작년에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저는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내일은 내 소유도 내 소관도 아니고 오직 오늘만이 내 것임을요.
중환자실에 있을 때, 오늘 잠들었는데 내일 못 깨어날 수도 있다고 했던 교수님의 말은 제 평생의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아니, 평생을 기억해야 할 격언이 됐습니다.
그날 이후 날마다 잠들기 전에 기도합니다.
내일 아침에 건강하게 눈뜨게 해주십사고, 또 하루를 주신다면 진심으로 감사하며 살겠노라고..
기적처럼 회복된 몸으로 아무 지장없이 일상을 영위하면서 보냈던 또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오늘도 침대에 눕기 전 감사와 간구의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할 것입니다.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내일 또 하루를 주신다면 더 감사하게 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읽고 계신 그대, 내 소중한 글벗이신 그대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공간에서 그대와 사는 이야기 나누며 함께 곱게 나이들어 가기를 희망합니다.
남은 여름 건강하게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
아프시고 난 후 평생을 기억해야 할 격언이 생겨나셨군요.
나이먹어가니 저도 그렇습니다.
하루 하루의 삶이 감사하고 늘 하늘나라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구요.
그게 잘 안되긴 하지만 조금씩 마음판이 달라지긴 합니다.
남은 무더위에 힘내시길요.
답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늘 하늘나라를 준비하는 마음, 정답이지요.
이 땅에서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누구에게나 예정된 종말을 잊고 살지만,
이젠 영원한 본향으로 돌아갈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을요.
폭염 속에 수고가 많으실 꿀이장님과 꿀이장님 사모님을 응원합니다.
아름문학 응모방에서의 건필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시어요. ^^
지금도 가끔 꿈에 나타나네요.
낮은 포복으로 철조망을 기어가던
해병대 하사관의 훈련소 생활이...
아마도 내가 살아있으니 나타나는걸테고
꿈에서 깼을때 내 주변에 별일이 없음에
감사드리게됩니다.
이번 폭염을 잘 견뎌내온 우리 모두에거
박수를 보내며 계속 건강합시다. 화이팅~!!
토마 토마 적토마님 답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의정부 신세계백화점 9층 식당가에 연남토마라는 식당이 있어요.
거기서 며칠 전 밥 먹었어요. ㅎㅎ
군대 시절은 남자분들에겐 평생을 가는 기억이라지요.
다음 번 꿈에서는 낮은 포복은 하지 마시고 PX에서 맛난 것 사드시길 바래요. ^^
적토마님도 남은 여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모든것을 내려놓고,살아가는모습이 이름답네요?
마지막무더위를 잘이겨내시고,건강하게 살아가시길
바람니다.
오늘,그리고지금에 최선을다해야 합니다.
영필님 답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모든 것을 편안하게 아름답게 내려놓진 못했어도,
주어진 하루에 그저 감사하려는 마음은 늘 품고 지냅니다.
좋으신 말씀 감사드립니다.
오늘 밤에도 감사 기도 드리고 잠들려 합니다.
평안한 밤 되시어요. ^^
제가 어느때 쓴 일기 생각이 납니다
아픈것을 느낄수 있는것도 감사이다 라는
채원님 답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그렇지요, 아픈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감사이지요.
내 몸의 세포들 감각들이 살아있어서 오감을 통해 느끼고 깨닫는 것들이 내가 살아있음을 말해주지요.
채원님이 가꾸시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며 늘 보람찬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
불볕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사계가 있는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큰 고난을 겪고 나면 세상이 좀 더 파랗게 보이고..
무심코 지나 친 작은 일에도 고마움을 느낄 것 같네요.
남은 삶들은 부디 편안하고 너그러운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포인님 답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4계절이 있어서 다행이지요.
1년 365일을 같은 기후 속에서 산다면 많이 지루하고 힘들 것 같아요.
더운 여름을 견디니 맞이하는 가을이 귀함을 알고,
추운 겨울 끝에 만나는 봄날이라서 그 행복이 크고요.
김포인님 자유인의 삶에 이젠 적응되셨나요?
늘 행복 가득한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