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강은 살아 있다고 제목을 정한 뜻을 나로서는 잘 알 수 없지만 얼마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억울하다고 하신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했을 때의 심정이 아닐까 한다. 강이 살아 있는데 강을 살린다고 하는 것이 경제가 살아 있는데 죽었다고 하면서 살린다는 것과 거의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이런 책이라도 출판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고 해야 하는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국민의 대부분이 반대하는 이 사업을 왜 이렇게 단시일에 밀어붙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책은 책상머리에서 쓰지 않고 현장에서 또한 생명의 관점에서 썼기에 너무 좋은 책이다. 아직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사람들이 너무 모른다는 점이 문제이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이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는 점과 법원에서 이 사업에 대해서 타당한 평가를 해 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나는 오래 전에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쓴 적이 있다. 좀 긴 글이지만 이 시대에 너무나 중요한 사업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에 의해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을 옮기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환경의 문제는 이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먼저 환경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환경은 우리의 것만이 아니다. 지금 나이가 50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가 살아갈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이 땅은 나가 아니라 나의 후세가 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20대, 30대의 이야기를 들어서 무엇을 해도 하는 것이 좋겠다.
2. 초대형 국가사업에 대해 제대로 환경평가를 했는가
다음으로는 과연 정당하게 이 사업을 평가했는지 의문이다. 갑자기 오래전 과거의 일인 평화의 댐 사건이 생각난다. 그 당시 소위 관변의 전문가들은 그 주장을 설득력 있게(?) 머리를 빌려 주어서 진짜로 믿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줄을 서서 헌금을 냈다. 난 그 당시에도 내용은 잘 몰랐지만 그 산 속에서 그렇게 큰 댐을 설치할 수 있을지, 그 댐에서 수공이라는 개념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한 푼도 헌금을 하지 않았다.
3. 컴퓨터로 완성 시의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했나
그런 전례로 보아서 충분히 사업을 평가하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아야 하다. 방송국에서 공룡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거의 완벽하게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 보인다. 문제점이 있을만한 것은 완전하게 검토되고 의문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4. 과연 국민의 여론이 4대강 사업을 지지하고 있는가
국가의 예산은 국민의 돈이다. 그들이 세금으로 냈다고 해서 마음대로 써서는 안 된다. 이 나라의 대통령도 머슴론을 제기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이런 초대형 국가사업은 여론조사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진행하는가. 누군가는 누구를 위해 사업을 하는지를 보면 그들의 뜻을 알 수 있다고도 하지 않는가.
5. 꼭 필요하다면 1개의 강부터 해보고 4대강 사업을 하라
아직 결과는 누구도 모른다. 한강도 천변의 시멘트를 걷어냈고 탄천변의 시멘트도 걷어냈다. 시멘트란 것이 환경으로는 최악이다. 50년이나 양생되면서 공해를 뿜는 아파트에 사는 것도 그런데 강 옆에서도 시멘트에 살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자연은 그냥 두는 것이 가장 좋다. 그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이 꼭 필요하다면, 4대강 모두를 한꺼번에 할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나가면서 해야 할 것이다.
6.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현대의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이미 왕조가 아니라 공화국이기 때문이다. 5년의 세월은 그렇게 길지 않다. 역사를 바라보면서 과거의 대통령들이 권력을 농단하다가 임기 말이나 임기 후에 어떤 일을 당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문사철 1000권은 읽자고 하는 것이다. 생각을 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데도 권력자들은 무서워하지 않는다. 4대강 사업의 재고를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사서 몇 시간 만에 너무나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하긴 어떤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4대강 사업에 찬성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찬성하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도록 저자의 중요한 내용을 옮겨 보고자 한다.
문제는 강을 살리는 방법입니다. 태화강은 수질오염의 주범이던 보를 허물고, 오수를 처리하기 위한 하수관거를 묻고, 하수종말처리장을 신설하는 등 수질 개선 작업을 통해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태화강 살리기와 정반대로 보를 16개 만듭니다(27쪽).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의 4대강은 아름다운 자연 하천입니다. 우리의 4대강은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되살리려는 맑은 여울과 드넓은 백사장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살리기가 필요 없는 살아 있는 강입니다. 아름다운 4대강을 이 모습 그대로 놔두는 것은 4대강 공사비 22조∼30조 원을 절약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이 망가진 4대강을 복원하기 위해 써야 할 수백조 원을 아끼는 일입니다(28쪽).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에 대해 4대강 사업처럼 반대가 많았다고 했습니다. 한겨레(2009년 11월 23일자)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청계천 복원을 공약한 2003년 3월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연구소에 의뢰하여 여론조사 한 결과, 74.6%가 찬성했고 반대는 23.4%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30%만이 찬성하는 4대강 사업의 여론과는 정반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합리화하기 위해 청계천 복원 여론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46쪽).
시민 단체들이 반대한 것은 청계천 복원이 아니라, 이명박 서울시장의 임기 내 엉터리 복원입니다. 문화재 파괴와 역사 왜곡으로 복원한 청계천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콘크리트 어항식 청계 수로를 만든 것에 불과합니다(47쪽).
물이 부족한 지역은 4대강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산간ㆍ도서 지역의 물 부족 고통을 4대강 사업의 명분으로 이용하면서 정작 물이 부족한 지역의 해결 대책은 전혀 없는 것이 4대강 사업입니다(83쪽).
70년만의 폭우 피해 소식은 하나같이 지천이 범람하고, 도로 건설에 따른 산사태와 도심 저지대의 침수 등이었습니다. 한강과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곳에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89쪽).
홍수에 따른 피해 지역과 피해액 자료를 종합할 때, 홍수는 4대강 본류가 아니라 지방하천에서 발생하며, 산사태와 계곡의 범람이 근본적인 홍수 피해 원인입니다. 전국 홍수 피해액 통계는 4대강 사업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임을 증명합니다(96쪽).
강에 퇴적된 모래 준설이 홍수를 예방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힌 환경부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자 홍수 예방을 위해 준설이 필요하다고 한 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습니다(101쪽).
이명박 정부는 국민 앞에 솔직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의 맑은 물을 10억 t이나 확보한다면서, 사천 시민들의 결사반대를 무릅쓰고 2조 8000억 원을 퍼부어 취수원을 남강댐으로 옮기려는 것은 낙동강이 4대강 사업으로 썩어갈 것임을 증명하는 모순된 행동이 아닐까요?(122쪽).
운하를 만들기 위해 강을 파야겠는데 핑계가 궁색하기 그지없습니다. 국가정책의 말 바꾸기가 상식과 도를 벗어났습니다. 22조 원이 드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 사업을 추진하며 자꾸 말을 바꾸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사업이기 때문입니디(144쪽).
(안양천의 사례를 들면서) 지천이 썩어 가는데 본류를 준설하고 보를 세워 강을 살린다고 합니다. 지천과 샛강이 살아나면 본류는 건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맑아집니다(151쪽). 이 점은 요즘 용인시에서 오수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서 집집마다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 점을 배워야 합니다. 청계천도 상류의 오수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지 않으면 ‘수돗물 수족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유지비만 많이 들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하천변 농경지를 습지로 복원하고 잔디밭과 자전거도로, 운동장, 놀이터를 만든다고 합니다.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던 농경지를 놀이터로 만들기 위해 농민을 내쫓는 이상한 나라가 대한민국 외에 또 있을지 궁금합니다(167쪽).
농민들을 몰아내고 만든 경남 창녕군 낙동강변에 있는 운동장의 공휴일 낮 풍경입니다. 파랗게 조성된 강변이 언뜻 좋아 보입니다. 무선 비행장엔 매연을 내뿜는 비행기만 소음을 내며 날고, 인라인스케이트장엔 1명, 게이트볼 경기장엔 할머니 2분이 전부였습니다. 공휴일 대낮인데도 이 정도라니 놀라울 뿐입니다(170쪽).
자전거는 먼 거리 여행용 수단이 아니라, 가까운 도심의 교통수단입니다. 도심의 자전거전용도로에는 무관심하고 4대강 자전거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가까운 길은 자동차로 가고, 먼 길을 자전거로 다니라는 코미디와 같습니다(182쪽).
수로에서 자연 하천으로 복원한 독일 이자강과 스위스 투어강의 자전거도로 역시 콘크리트 포장을 하지 않습니다. 4대강 자전거 도로처럼 산허리를 자르고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환경 재앙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선진국의 사례가 4대강 사업의 저탄소 녹색 성장 자전거도로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잘 보여줍니다(184쪽).
우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임기 안에 완공하기 위해 문화재를 훼손하고 제대로 복원하지 않은 청계천 복원 공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역시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마치기 위해 막무가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5.84km에 불과한 청계천을 복원하는데 지표 조사 50일을 포함하여 시굴 조사와 발굴까지 약 1년 2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 공사 구간은 634km로 강 양안이 총 1200km이 넘습니다. 청계천의 200배가 넘는 4대강 사업 구간의 지표 조사를 한 달 반 만에 끝냈으니 그 결과는 보나마나 뻔합니다(190쪽).
전문가들은 우리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깃든 강변을 무자비하게 파헤치고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4대강 사업은 역사ㆍ문화 말살 정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이 강점기에 우리의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하고 지금도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합니다(194쪽).
4대강 사업은 창조주 하나님이 가장 중요시하는 ‘생명의 관점’이 아니라 경제, 곧 돈이라는 ‘탐심의 산물’입니다. ‘생명의 하나님’ 대신 ‘돈’이라는 ‘우상’을 섬기는 죄악입니다(207쪽).
강은살아있다 -저자 최병성 (우리가 반드시알아야할 4대강사업의진실)
정부는 철새도 찾지 않는 죽음의 강이라며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말을 일삼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해야 철새들의 낙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4대강은 지금도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철새들의 천국입니다(215-216쪽).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의 효과로 물 부족 해결, 홍수 예방, 수질 개선, 34만 개 일자리 창출 등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물 부족 해결도 거짓말이요, 홍수 예방도 거짓말이요, 수질 개선과 34만 개 일자라 창출효과도 거짓말입니다. 4대강 사업 자체가 아무 근거 없는 거짓이다 보니 4대강 사업의 홍보물 역시 거짓 주장으로 가득합니다(219쪽).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자연 습지가 전무하다며 4대강의 심각한 환경 상태를 경고합니다. 거짓말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증명합니다. 4대강 사업이 바로 그렇습니다(225-226쪽).
4대강 사업 홍보 자료가 모두 거짓말인 것은 4대강 사업 자체가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은 새로운 거짓말을 낳을 뿐입니다. 국민을 속이고 생명의 강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은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2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