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부산 울트라대회 시간에 맞추어 KTX를 타고 부산에 오후 4시쯤 도착했다.
지역클럽 소속 회원 3명을 대동하고 우리 멍 클럽 텐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불꽃, 백구, 사생결단, 청하, 산바위,벽계수,동해바다, 돈키, 여전한 인생, 금박이,행주기공,물찬하마,산쟁이,소백,등 부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웬 준비를 그렇게도 많이 했는지?
설상가상으로 광주에서 빛고을이가 친구들 먹인다고 해온 넉넉한 떡도 맛있게 먹었고 광주 꽃님이를 비롯한 서산 돌핀 통통배...., 인천 수리, 강원 설악장군봉, 제주부부, 카우보이, 해돋이, 크고바른아이, 깜장이, 정파, 꽃님이 불꽃네 두 말띠형님 모두가 더 없이 만나서 반가웠다.
나와 동행한 지역클럽소속 회원들 " 형님 저희들은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고 오겠습니다"는 것을 우리 멍 클럽 텐트 안에서 부경 친구들이 준비한 추어탕에 식사를 하니 미안해하면서도 이렇게 맛 나고 시원한 추어탕 처음이란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 말투가 닉네임을 부르면서 하는 동심적인 행동 하나 하나가 이상스럽기만 하단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참 별나 보이면서도 그렇게 부러웠단다.
야들도 그냥 고향 누님 형님으로 느꼈으리라, TV로만 보다가 "58개띠 멍!" 구호를 외치는 데는 더 이상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단다.
든든히 먹으니 컨디션도 꽤 좋았었다. 해서 내심 좋은 기록에 욕심을 가지고 START라인에 섰다,
중간에서 출발한 그놈에 급한 마음 어데 가랴?
동백섬도 못 가서 선두그룹 8여명에 끼었다.
해운대 백사장을 뛸 때는 여섯 명으로 압축되었고, 뛰면서 좀 빠르다는 신호가 계속 감지된다,
대략 km당 4분 20~30초대로 달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달맞이를 지나 송정, 기장까지 대략 15km까지 거의 같은 속도를 내달렸다. 내가 괜스레 케냐에 흑인선수로 착각하면서~~~~.
17~18km까지 가니 오버페이스에 주범 박모씨가 뒤로 쳐진다, 대신 후미에서 묵묵히 한 사람이 쫓아온다, 이름을 보니 대우조선인가?에서 근무하는 저번 일본 울트라를 평정하고 온 심재덕씨 이다.
와~~! 내가 또 이런 주제파악도 못하고 무대포에 휘말리다니? 그러나 이젠 어떡하리 물은 이미 엎지러진 것을 ~~~.
심재덕씨 보고 "목표가 얼마입니까?"
"8시간 30분 정도로 잡았습니다" "헌데 초반에 왜 그렇게들 내 빼심니까?" 할 말이 없다.
내도 싸이카 5km정도는 밀고 갔으니 말이다!.
선두그룹에서 25km까지는 그래도 끼어서 달렸던 것 같다.
20km지점에서 자봉책임자 여전한 인생에게 안경을 맡겼다,
비는 왜 그렇게도 퍼붓는지?.
선두에 4~5명을 보내고 40km지점에서 시간을 보니 대략 3시간 20분대다 그런대로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만 초반 오바페이스가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역시 이때부터 초반 오바페이스에 대한 죄의 대가를 치르기 시작했던 것 같다.
50km도착시간 4시간 25분, 50km지점에서 미역국에 밥 한 그릇을 말아먹고 그대로 내달렸지만 60km지점에 오니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초반 오바페이스한 내 자신이 이렇게 한심스러울 수가....!
결국 60km지점에서 10언더도 사라짐을 느끼니 의욕도 점점 잃어간다, 비는 왜 이렇게도 퍼붓는지?
비에 젖은 배낭무게도 만만치 않다. 해서 우선은 물병만 남기고 빗물에 젖은 내용물 거의 다 버리고 나니 한결 가볍다. 그래 마이너 말이 생각나 10분 뛰고 1분 걷기를 했지만 이 마져도 못하겠다.
마음이 흔들리니 절재가 안 된다,
그래 이젠 편하게 걷자 시간당 속보로 가면 7km는 갈 수 있으니 속보로 가도 12시간 안에는 들어가겠지? 하는 자포자기에 빠지니 길옆에 있는 수퍼, 24시 편의점에 간판이 그렇게도 반가운지 모르겠다,
전주울트라 뛸 때는 수퍼 한 곳도 들르지 않고 완주했을 때와는 영 딴판이다.
60~85km까지는 대략 슈퍼 7군데 정도는 들렸던 것 같다.
도중 냉 과일 주스가게에서 복숭아 냉 주수를 마신 것은 빼고...,
각 수퍼마다 딸기우유1개, 바나나우유1개, 팥들어간 아이스크림1개씩을 사 마셨으니 배탈이 날 수 밖에 없었으리라.
75km지점에 오니 갑자기 찬 음식을 너무 먹어대서인지 빗방울 속에서 배속은 우글우글 설사가 시작이다. 아마도 오면서도 75~85km지점에서 설사로 인해 화장실만 4~5번은 찿았다.
와~~, 이 모든 것이 내가 화를 차초 했다지만 정말 미치고 환장 하겠드라.
85km지점에 오니 설사는 잠시 멈춘 듯 622km를 종단하고 다음달 이탈리아에 280여km를 달리러 간다는 최규부?씨를 보스턴 전주에 이어서 3번째로 조우했다. 함께 5km쯤 달리니 60km이후 그래도 좀 쉬어서 인지 아직은 남아 있는 힘을 느낀다.
해서 나머지 90km이후에는 스퍼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서 10km남은 송정에서부터 스퍼트를 하기 시작했다.
송정 언덕을 쉬지 않고 오기로 뛰어오르니 이마에는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오르막을 걸어 올라가는 주자들 뒤에서 미친 듯이 뛰어오는 나를 보곤 헥헥 거리면서 의아한 눈초리로 파이팅 만을 외쳐준다.
막바지 달맞이 고개를 뛰어 오르는데 뒤에서 빵빵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린다, 뒤돌아보니 밤새도록 친구들 위해 뜬눈으로 자원봉사를 한 백구가 차를 옆에다 댄다.
"야! 무강아 물 있냐?"
"아니 다 버렸다!"
"물 좀 주랴?"
그렇지 않아도 목이 타들어 가는데 백구가 준 물 한 모금이 이렇게 힘이 될 줄이야.
웬지 힘이 솟는다, "야! 무강아 뛸만 하냐?" "그래 고맙다 백구야 나 한번 졸나게 뛰어 볼란다!" 해서 마지막 달맞이고개 정상에서부터는 4분 초반대로 내달았다.
95km지점에서부터 대략 20여명 이상은 잡았으리라.
기록을 보니 11시간 07분!
덤으로 발톱 3개사망!
들어오니 잠시 멈추었던 설사가 또 다시 시작이다.
해서 개띠클럽 친구들과 이야기도 제대로 못하고 좀 떨어져서 배를 움켜잡고 쉴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아! 내도 너희들과 오래간만에 한 잔하면서 만남에 반가움을 함께 하고 싶었다.
이번 부산울트라를 위해서 개트라 끝나고 80여일 일정으로 준비도 한다고 했다마는 나에게는 많은 것을 깨우치는 계기를 심어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멀리서 온 친구들 위한 넉넉한 마음과 풍성한 먹거리를 준비한 부경친구들아 너무 너무 고마웠다.
너희들에 자봉과 준비에 그져 할 말이 딱 한마디 밖에 없다.
"정말 고마웠다!"
수고많았네! 쉬운코스가아닌데.... 참가해서 자릴 빛내주어 더욱 고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