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 좀 나는데(저도 젊습니다만^^) 제가 귀여워하는 후배들이 오랜만에 밥 한 끼 하자고 해서 나왔는데 아시다시피 정작 인사동 밥집이란 것이 그나마 한정식 집 말고는 별로라(후배들이 전라도 출신 부모님에 마포 토박이와 천호동 토박인지라...) 후배가 어디선가 봤다며 안국역 근처 서울 아트 센터 옆 유명 분식점인 '먹쉬돈나'(아마도 먹고 쉬고 돈내고 나가라는 작명센스이겠죠^^)의 떡볶이를 얘기하길래(가게가 작아서 그렇겠지만 엄청 길게 줄 서 있더군요. 이름이 바뀌어서 그렇지 중앙고 출신의 친구들이 많아서 저는 예전에 여기서 그냥 그런 라면을 먹던 집이더군요.) 저는 바로 건너에 있는 평양냉면이라 적힌 냉면집을 추천했지요.
그 녀석들이 수육을 별로로 여겨 오리고기로 입을 축이면서요.
그런데 냉면이 나오자(이 집은 진한 고기 육수지요) 녀석들 육수 한 모금씩 하더니 담엔 냉면을 먹자고 하데요(이 녀석들아 없는 돈에 담에도 쏠 줄 알고?^^) 우리 후배들의 입맛은 저는 좋아하는 '을밀대'(마포 토박이 후배는 단골이었지만 가족 모두 싫대요)와 '서북면옥'과는 다르더군요.
육수는 그냥 진하기만하고 간이 된 일반 좀 낫있다는 평양냉면집과 서북면옥의 중간이랄까?(서북 면옥보단 간이 약간 진한) 냉면 맛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감상하기 좋은 무난하게 훌륭한 맛이었고 저 또한 즐식했네요.^^(진하지만 들어있는 배 한쪽을 제외하면 너무 달진 않습니다.)
냉면의 양은 식사로도 충분한 서북면옥보단 못한.,.. 그러니까 을밀대 정도의 양이었구요.
가격은 현재 냉면으로는 저렴한 편인 5000원이었습니다.
나머지 고기도 일반 가격 정도이고 수육과 육회가 2만원선이더군요.
예전에 어려서 먹어본 듯한(그 때는 맛을 모르고 그냥 다녔지만) 맛이라 종업원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10여년 밖에 안됐다고 해서 의아해 하는데 오래 전 윗 동네 있던 집이 십수년전 내려 온 곳이랍니다.(그러고보니 내려온 이 집에서도 먹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결론은 갔던 사람 모두 만족.
게다가 다른 종업원 아주머니(아마도 연변분인듯)께서 좀 해메서 약간 늦게 나오자 바로 서비스라며 신선한 바로 양념한 생간과 천엽을 한접시 담아 오시더군요.(물론 먹을 줄 아냐고 묻고 왔습니다. 연변 출신 아주머니가 말귀를 못 알아 들으시는 것으로 인해 오해가 있지 않은한 종업원과 남자 사장님 모두 친절한 집이더군요.)
어쨌던 식사로 가시면 좋을 곳이고 냉면을 먹고는 안주를 남기며 소주 많이 안마시는 후배 녀석들 덕에 중간에 끊었음에도 셋이 쐬주 4병 맛나게 먹고 왔습니다.(따로 청한 시원한 육수 한 컵에 캬앗~) 그런데도 41000원(냉면+설렁탕+만두국+오리고기 2인분+소주 4병+서비스 간과 천엽)밖엔 안나오더군요.
첫댓글 을밀대는 비장의 '양많이'가 있습니다. 배 완전 빠방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