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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꽃들 속으로, 홋카이도(北海道)
은은한 꽃향기와 보랏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후라노를 대표하는 라벤더 명소, 팜 도미타
일 년의 절반은 흰 눈에 파묻혀 지낸 탓일까. 생의 기지개를 켜는 홋카이도의 여름은 유난히 오색찬란하다. 보랏빛 라벤더를 앞세워 형형색색 꽃들이 융단처럼 대지를 수놓으며 한바탕 꽃잔치를 벌인다. 꽃에서 잠시 눈을 돌리면 초록을 뒤집어쓴 구릉이 물결처럼 넘실대는 목가적 풍경이 담긴다. 한여름의 꿉꿉함을 말끔히 씻어주는 선선한 바람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몸과 마음은 청량 그 자체다. 여러모로 홋카이도는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아니, 차고 넘친다.
싱그러운 초목 사이로 붉은 삿포로 TV타워가 우뚝 솟은 오도리 공원.
여름에는 맥주 축제, 겨울에는 눈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삿포로 여행의 필수 코스, 맥주 박물관.
특히 박물관 옆에 자리한 비어가든은 삿포로 맥주와 칭기즈칸 철판 요리를 마음껏 맛볼 수 있어 예약이 필수다.
여정의 시작과 끝에, 삿포로
일본 최북단에 자리한 홋카이도는 섬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80%에 달한다. 거대한 땅덩이와 달리 인구는 삿포로에 밀집해 있고, 나머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연스레 홋카이도 여행은 ‘시티 라이프’가 아닌 ‘자연’에 방점이 찍힌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풍경 맛집으로 통하는 후라노와 비에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다. ‘꽃’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품고있는 데다 서로 지척에 자리해 여행 코스도 늘 함께다. 두 지역을 여행하는 법은 기차와 렌터카, 그리고 여행사 투어다. 낭만 가득한 기차 여행은 중간에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 로움은 있지만, 여름 성수기에 한해 삿포로역과 후라노역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후라노 라벤더 익스프레스’가 있어 편리하다. 더불어 후라노와 비에이를 잇는 토롯코 관광 열차도 여름 한정으로 운행한다. 다만 기차 시간을 맞추기가 녹록지 않고, 역을 빠져나와 이동할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다. 자의 반 타의 반 대다수 여행자가 편 리한 당일치기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유다.
삿포로 여행은 신치토세 공항에서 시작된다. 맛집으로 통하는 식당과 쇼핑, 볼거리가 풍성해 구경할 맛이 난다. 홋카이도 여행 국룰이라 할 만큼, 맛집이 밀집한 국내선은 한 번은 들러야할 공항 명소다. 삿포로 하면 맥주부터 떠오르지만, 일본 3대 라멘 중 하나인 미소라멘의 발상지기도 하다. 덕분에 신치토세 공항에는 홋카이도 라멘 전문점 10여 곳이 밀집한 ‘라멘도조’가 형성돼 있다. 굳이 힘들게 시내 전문점 을 찾지 않아도 된다. 진한 육수에 된장을 풀어 짭짤하고 구수한 국물과 시원한 생맥주의 꿀맛 조합은 여행의 시작 혹은 마무리로 그만이다. 공항을 빠져나와 마주한 삿포로는 정갈한 도심 한복판을 길게 세로로 가르는 오도리 공원과 그 곁에 우뚝 솟은 붉은 삿포로 TV타워, 낭만을 자극하는 노면 전차가 평화로운 도심 풍경을 그린다. 청량감 넘치는 삿포로 맥주를 만날 수 있는 맥주 박물관과 두툼한 원형 철판 위에 싱싱한 양고기와 채소를 구워 먹는 칭기즈칸 철판 요리는 반드시 먹어야할 삿 포로 여행의 즐거움이다.
꽃향기가 진동하는 팜 도미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닝구르 테라스(ニングルテラス)’는 묵직한 숲 향기를 내뿜는다. 울창한 숲속에 요정이 사는 듯한 오두막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오두막의 정체는 창작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의 작업실 겸 판매처.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슬렁슬렁 주변을 걷기만 해도 세상으로부터 꼭꼭 숨겨진 동화 마을 속에 들어선 기분이다. 어둠이 내리고 전구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면 분위기는 한층 로맨틱해진다. 닝구르 테라스에서 엎어지면 코닿을데에 위치한 ‘후라노 치즈공방(富良野チーズ工房)’은 아이스크림의 또 다른 차원을 열어주는 신세계다. 고소하다 못해 ‘꼬수운’ 후라노산 우유와 치즈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시원하고 달콤하며 부드럽고 녹진하다.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에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라벤더를 비롯해 온갖 꽃이 만발한 팜 도미타의 눈부신 풍경.
이곳에서 판매하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꼭 맛봐야 한다.
숲속 요정들의 아지트 같은 닝구르 테라스.
부드러운 주홍빛 과육과 달콤한 과즙이 매력적인 홋카이도의 특산물, 유바리 멜론.
구릉을 따라 무지갯빛 꽃밭이 드넓게 펼쳐진 비에이 사계채의 언덕.
보랏빛 향기, 후라노
라벤더는 ‘유용한’ 꽃이다. 불안감이나 불면증을 치유하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꽃이 주는 심미적 아름다움은 늘 관심 밖 신세다. 어디까지 나 후라노의 라벤더 들판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후라노는 일본 최대의 라벤더 산지다. 1950년대부터 화장품용 작물로 재배되며 입소문을 탔다. 인적 드문 소박한 시골 마을은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보랏빛으로 물든다. 특히 7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보랏빛 향연이 극에 달한다. 찰나의 순간을 놓칠세라 가장 많은 인파가 밀려드는 시기도 이때다. 후라노에는 라벤더를 재배하는 농원이 여럿이지만, 가장 유명하고 또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팜 도미타(ファーム富田)’다. 어림잡아 축구장 20개 면적과 맞먹는 거대한 부지에 총 13개의 정원과 꽃밭이 조성돼 있다. 계절에 따라 피고지는 다양한 화종의 꽃들이 융단처럼 대지를 촘촘히 수놓는다. 만약 몸이 깃털처럼 가볍다면 폭신폭신한 꽃길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고만 싶다. 야트막한 경사면을 따라 보라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일렁이는 꽃물결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절경이다. 걸음걸음마다 그림자처럼 뒤따르는 은은한 라벤더 향기는 또 어떻고. 한 방울의 에센셜 오일이나 꽃집에서 맡던 라벤더 향기와는 비교 불가다. 흙냄새와 뒤섞여 강인한 생명력을 내뿜는 생화 향기에 아득히 취할 것만 같다.
꽃향기가 진동하는 팜 도미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닝구르 테라스(ニングルテラス)’는 묵직한 숲향기를 내뿜는다. 울창한 숲속에 요정이 사는듯 한 오두막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오두막의 정체는 창작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의 작업실 겸 판매처.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슬렁슬렁 주변을 걷기만 해도 세상으로부터 꼭꼭 숨겨진 동화 마을 속에 들어선 기분이다. 어둠이 내리고 전구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면 분위기는 한층 로맨틱해진다. 닝구르 테라스에서 엎어지면 코닿을데 위치한 ‘후라노 치즈공방(富良野チーズ工房)’은 아이스크림의 또 다른 차원을 열어주는 신세계다. 고소하다 못해 ‘꼬수운’ 후라노산 우유와 치즈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시원하고 달콤하며 부드럽고 녹진하다.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에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비에이 패치워크에 자리한 ‘오야코(부모와 자식) 나무.
언덕 위에 우뚝 솟은 두 그루의 큰 나무와 그 사이에 자란 작은 나무가 부모와 자식을 연상시킨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물빛이 달라지는 신비한 비경의 청의호수
선율처럼 흐르는 비에이
비에이는 유럽의 작은 시골 마을을 옮겨놓은 것 같다. 구름 아래 겹겹이 물결치는 구릉과 초원 한복판을 지키듯 서 있는 나무, 노란 밀밭과 푸릇푸릇한 감자밭을 지나 형형색색 꽃밭이 지평선 너머 아득히 펼쳐지는 풍광은 평화롭고 이국적이다. 비에이의 명소는 크게 ‘파노라마 로드’와 ‘패치워크 로드’에 집중해 있다. 색색의 헝겊 조각을 이어 붙인 듯 꽃밭과 작물 밭이 한데 어우러진 패치워크 로드에는 세븐스타 나무, 켄과 메리의 나무, 마일드세븐 언덕 등 유명 포토 스폿이 모여 있다. 파노라마 로 드는 이름 그대로 뷰를 감상하기 좋은 전망 공원과 언덕 위 홀로 서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구릉을 따라 무지갯빛 꽃밭이 펼쳐진 ‘시키 사이노오카(四季彩の丘, 사계채의 언덕)’가 유명하다.
오늘날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여행지로 알려졌지만, 비에이는 본래 흙 속의 진주였다. 그 진가를 알아본이가 일본의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다. 비에이의 사계절을 담은 그의 사진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비에이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남긴 작품은 호젓한 자작나무 숲길이 매력적인 타쿠신칸(拓真館) 갤러리에 전시 중으로, 사계채의 언덕 인근에 자리한다. 팜 도미타가 후라노를 대표하는 관광지라면, 비에이는 단연 사계채의 언덕이다. 사계절 꽃을 피우는 언덕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튤립, 라벤더, 샐비어, 해바라기, 코스모스, 아네모네 등 다채로운 꽃 30여 종이 만발한다. 광활한 언덕 경사면을 내달리듯 꽃길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꽃들의 색감이 어찌나 조화로운지 언덕 위에 무지개가 내려앉은 것 같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부지를 두 다리로만 감상하기엔 역부족이다. 사방이 뻥 뚫려 꽃밭을 둘러보기 좋은 트랙터 버스에 오르거나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카트를 대여해 원하는 스폿에서 사진을 찍고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편하다.
신비로운 푸른빛이 인상적인 인공 호수 ‘아오이이케(青い池, 청의호수)’도 비에이를 대표하는 인기 명소다. 좁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에메랄드빛 수면 위로 고사한 나무들이 케이크에 꽂힌 초처럼 애처롭게 서있는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기대만큼 황홀한 절경은 아니지만, 날씨와 계절에 따라 호수는 소다를 푼 듯 밀키블루한 색부터 투명한 에메랄드, 짙은 코발트블루까지 수시로 변화하며 신비함을 자아낸다. 홋카이도의 여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계절의 여왕도 시샘할만큼 색색의 꽃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후라노와 비에이는 이 계절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일본(Japan , 日本)은 동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국가. 홋카이도·혼슈·시코쿠·규슈의 4개 섬과 수많은 작은 섬으로 구성된다. 수도는 도쿄(東京, Tokyo)이다. 단일 아시아계 민족이 압도적이고 주요 종교는 신도·불교·그리스도교이다. 인구는 125,487,973명(2023년 추계), 면적은 377,873㎢, 인구 밀도는 335명/km²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하와이 및 필리핀의 미군기지를 공격했고, 유럽 식민지를 점령했으나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을 투하되었고 연합군에게 항복하였다. 전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폐허로 변한 산업기반을 재건하여 놀랄 만한 경제 회복이 이어졌다. 활발한 지진 활동대에 놓여 화산 폭발 및 지진을 겪는다.
후지산(Fuji Mount)
● 홋카이도(Hokkaido , 北海道)는 일본 최북단에 있는 행정구역이자, 일본 열도에서 혼슈 다음으로 2번째로 큰 섬. 주도는 삿포로이다. 사방이 동해, 오호츠크해, 태평양과 접한다. 옛 명칭은 에조지로 오랫동안 아이누족의 터전이었으나, 메이지유신 이후 개발되기 시작해 1869년부터 훗카이도로 명명되었다. 풍부한 천연 자원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농산물이 생산된다.
KB GOLD&WISE 미술작품 전시 갤러리에서 유명 작가와 신진 작가의 품격 있는 작품을 만나보세요.
하태임, ‘통로 9(Un Passage 9)’, 60.6×60.6cm, Pigment Printing.
[현재 KB GOLD&WISE 신중동역 전시 중
아름다운 색띠로 ‘차이와 반복의 조화’를 추구해온 하태임은 새로운 감각의 추상화로 주목받는 작가다. 강렬한 색채를 캔버스에 쌓아 올려 모던한 구성을 만들어내는 한편 색상 하나하나에 인간의 사고와 정서, 느낌과 기분을 감각적으로 구현해 고유의 의미나 이야기를 담아낸다. 물감의 겹침에서 드러나는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색채와 형태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작품은 수많은 색띠가 중첩해 맑고 화사한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며, 마치 음악의 한 소절을 보는 듯한 리듬감 넘치는 조형 언어를 바탕으로 독창적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다.
하명은, ‘17개의 BRUSH’, 63×60cm, Pigment Printing.
[현재 KB GOLD&WISE 신중동역 전시 중]
하명은 작가는 명작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자신만의 시대 감각을 불어넣는다. 과거의 형태를 입고 현재를 기록하는 그의 작품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찬 언어가 담겨 있다. 특유의 선명한 색채와 공간감은 조명을 비춘 듯 생동감이 넘실댄다. 시원스러운 붓의 움직임을 검은 테두리로 감싸 강렬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전시 작품은 어떤 공간에 두어도 잘 어울리는 오브제 역할을 한다.
[참고문한 및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3년 06월호, 글: 이은혜(자유기고가)》, 《Daum, Naver 지식백과》|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