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디세이'라는 영화가 화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덕분에,
거의 3천 년 전 이야기가 2026년 여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다시 집어 들거나, 고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어떤 이들은 아예 그리스·로마 신의 계보를 찾아보기도 한다.
'인셉션'과 '인터스텔라'에서 우주적 서사와 철학적 문제를 다룬 놀란은, '오펜하이머'에서
핵무기 개발의 도덕적 딜레마를 탐구한 뒤 이번에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택했다.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 앤 해서웨이가 페넬로페, 톰 홀랜드가 아들 텔레마코스를 맡았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전편을 IMAX 필름으로 찍고, 디지털 효과를 최대한 줄인 대작이다.
신을 화려하게 등장시키기보다 폭풍과 바람으로 포세이돈의 분노를 암시하고, 오디세우스의
죄책감과 집요한 귀환 욕구를 더 선명하게 보여 준다.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상처 입고 흔들리면서도 집으로 돌아가려는 한 인간의 이야기로
다시 쓴 것이다.
하지만 놀란이 진짜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집으로 돌아가는 험난한 여정 그
이상이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춰진, 부끄러운 과오와 내면의 갈등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오디세우스가 겪는 끝없는 표류와 시련은 괴물들을 무찌르는 모험담이 아니라, 전쟁에서
저지른 살육과 파괴의 참상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내면의 여행이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오래된 이야기에 다시 끌리는 걸까?
'오디세이아'의 중심에는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마음—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갈망, 인내, 생존,
가족과 정체성에 대한 집착—이 있다.
오디세우스가 키클롭스, 세이렌, 칼립소를 만나면서 겪는 시련은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이야기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AI가 세상을 바꾸어도, 사람이 사랑하고 싸우고 방황하며 집을 찾아
헤매는 마음은 삼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등장인물들도 완벽하지 않다. 오디세우스는 교활하고 오만하며 실수도 한다.
페넬로페는 지혜롭지만 고통스럽고, 텔레마코스는 성장통을 겪는다.
결함이 있는 인간들이기에 우리는 그들에게 쉽게 감정을 이입한다.
놀란의 영화도 바로 이 지점을 포착했다.
이 서사시는 서양 문학의 핵심 서사를 품고 있다. ‘영웅의 여정’, 방랑과 귀환, 트로이 목마,
세이렌의 유혹, 이타카라는 목적지 등…
게다가 이야기가 열려 있어서 시대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다. 남성 중심의 영웅담으로만 읽히던
작품이 지금은 여성의 시선이나 소외된 자들의 관점으로도 다시 쓰인다.
오디세이아가 시대마다 다른 시선으로 읽혀 온 것처럼, 놀란의 영화도 그 유연함을 이어 간다.
AI 시대에 과거를 다시 비추고 재해석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매끄러운 이미지와 예측 가능한 미래 서사가 넘쳐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함과 직접적인 체험을 찾게 된다.
놀란이 디지털 그래픽 효과를 최소화하고 실제 필름과 실제 장소를 고집한 것은, 기술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인간 내면의 변하지 않는 정서를 보여주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오디세우스가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며 집으로 향했던 것처럼, 우리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길을 찾아가고 있다. 놀란의 영화는 그 오래된 질문을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되살려 놓았다.
첫댓글 <오늘의 연주곡> One man's dream / YANNI
야니(YANNI)는 그리스 출신 미국 아티스트다.전세계에 3500만장 이상의 앨범이 팔렸다. ‘뉴에이지의 거장’으로
알려졌으나 락, 재즈 등을 넘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시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CM이나 방송 프로그램 삽입 곡으로 유명세를 탔다. Reflections of Passion, Standing in
Motion 등이 많이 알려졌다. One man's dream은 잔잔한 울림을 주는 피아노 연주곡으로 대표곡 중 하나다.
https://youtu.be/gcLYbPPYL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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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영화 많이들
보시네요.^^
흥행 대박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파란여우님.
요점 정리를 잘 해주셔서
쉽게 이해했습니다
간혹
챗봇을 하다보면
이 시대의 트로이 목마가
AI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ㆍ
챗봇이 얼마나 아부를 잘하는지 모릅니다.
가끔 거짓말도 합니다. 조심해야죠.
감사합니다. 윤슬하여님.
'AI는 줄거리를 요약할 뿐,
차프스키가 될 수 없다 '
마침 오늘 읽었던 동아일보 기사 ...
이 주제를 다뤘던 책을 소개한 글이었는데요..
AI만 의존하다보니 결국 책을 읽고 사유하는 사고력은 점점 잃게돠다는 경고 .같았어요...
그래도 AI는 제한된 세상에서는 기회이기도 하죠 의존을 하지않고 선용하는 기준을 갖는게 필요할거 같아요
가짜가 진짜로 둔갑한들 선택권은 인간이 가지는거니까
기계를 견디고 이겨낼 강하고 자존감있는 인류... 얼마나 더 강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포기하지 않고 진화해야할듯 합니다
놀란의 집념 ...
벅찬 마음과 눈물을 머금으며 비온뒤님의 리뷰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야니...음악도 감사히 잘듣습니다 ^^
말씀대로 AI가 만능은 아니고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편리하다고 아무 생각없이 쓰다보면 생각하는 힘마져
잃을까 우려됩니다.
감사합니다. 드가님.
여행의 목적은 돌아오는데 있다 라는 말처럼
사람은 곧잘 먼 길을 떠나지만 돌아올 곳이 있다는 믿음하에
떠난다는 명제를 만든다는 것이지요 돌아 올 곳이 있다
돌아간다 라는 현대적 해석이 난무한,,
영화는 못 봤지만 제 손자도 보고
사위도 보고
저는 여전히 호메로스의 일리어드에 멈추어 있지요
그 낡고 누렇게 된 옛 책 속에 제 기억은 멈춰있는 것이지요
비온뒤님 잘 읽었습니다.
집 떠난 사람에게는 고향은
어머니 품같아 생각돼 늘 돌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그래서 집을 찾아가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운선님.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본 후여서
글로 풀어준 비온뒤님의 글이
더 흥미롭습니다.
이 영화의 신들의 이야기야
다 아는 얘기들이지만
맷데이먼의 본 시리즈도
참 좋아했고 좋아하는 배우여서 더 재밌었을거에요.
잘 된 영화는 두어번 더 보는데
어제 티비프로그램에 나온
놀란감독과 맷 데이먼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번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한번 더 봐야겠어요.
안보셨음 가실래요?
비온뒤님이 계시면
더 재밌게 풀어주시니요.^^
좋은 영화는 볼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인다고 합니다.
이 영화도 생각해 볼 요소들이 많아 다시 봐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벨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