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자평산행 귀경길이 11시간 가까이 걸렸다. ㅜㅜ
기사 아저씨가 방향을 잘 잡았으면 하는 후회가 남는다.
내가 챙겼어야 하는 일을...너무 피곤한 나머지...산친구들께 지송.
월요일을 사무실에서 거의 헛세월을 보낸다. 일도 손에 안잡히고...
화요일 아침! 날씨가 너무 좋다. 월요일 너무 한 일 없이 보냈나.
허리가 아파온다. 11월 중순 설악산 계획이 무산되었다. 산불방지기간과
영동지방쪽 건조주의보 때문에...아쉽지만 할 수 없지...
원래는 남설악 가리봉을 답사할 계획이었다.
산행계획을 내장.백암산으로 바꾸어 본다. 올 가을 마지막 단풍이 되겠지.
답사 장소를 내장산으로 바꾸어 본다. 내장사에서 백양사까지...
대강 일을 정리하고 짐을 싼다. 동계용 배낭을 집어넣고, 먹을거리는
현지에서..
터미널로 나가 시간을 보니 정읍가는 버스가 13:20 에 있다.
티켓팅(서울-정읍:일반 10,800원)을 하고 시간이 40분정도 남는다.
무엇을 할까? 식사? 아니면 피씨방?
그냥 '사과나무' 책자를 읽기로 한다. 커피를 1잔 마시구...
화요일인데 정읍가는 일반 고속 쾌나 사람이 붐빈다. 트렁크에 배낭을 싣는다.
정읍까지는 약 3시간 거리...중간에 휴게소(정안) 15분 휴식을 한번 취한다.
추수가 끝나 들판이 황량하다. 사람도 안사는 것 같은데 누가 저 일을
다 끝냈을까? 돈도 별루 안되는 일을...
오후 5시 02분쯤 차는 정읍에 도착한다. 곧 바로 내장산으로 가는 시외버스(950원 약 16km)로 갈아 탄다.
5시 20분쯤. 평일인데도 메뚜기도 한철이라...사람이 많다. 단풍도 제법이다.
해가 지는 시간이라 단풍은 찍지 않았다. 산행코스가 고민이다.
우선 식당에서 5000원짜리 설렁탕으로 점저를 해결한다. 맛을 괜찮군. 밥은 부족하면 더 들란다. 감솨~~~ 가게에서 행동식으로 빵을 산다.(4200원) 라면 끓이기도 귀찮다. 혼자 다니니...ㅎㅎㅎ
식사를 마치니 7시 15분... 가보지 않았던 추령고개를 산행시작점으로 정합니다. 공원입구에서 차길로 6km 거리입니다. 49번 도로를 따라 장성 백양사까지 16km 이군요.
모텔촌을 뒤로 하고, 2차선 차도를 따라 어둠이 내린 밤길을 올라갑니다. 1.8리터 수통을 채우니 배낭무게가 제법입니다. 배낭에 왠 잡동사니만 넣어다니는지...ㅎㅎㅎ
추령고개까지 가는 동안 포장마차가 많습니다. 평일인지라 주인들은
다 철수하고 어둠속에 썰렁합니다. 오늘 밤을 여기서...?! ^^ 안되지...
1시간 만에 추령고개 정상에 도착합니다. 커피자판기가 눈에 띄워
300원을 넣고 설탕.프림.커피를 눌렀는데... 허연 물만 나옵니다. 내
돈 돌리도...ㅜㅜ
불밝힌 모텔이 잠시 유혹합니다. 주차장 옆으로 난 출입구를 따라 유군치재로 올라갑니다. 20:41분입니다. 보름때가 가까웠는지 달이 훤합니다.
산새들도 다 잠자리에 든 듯...산죽 밭을 지날 때 놀란 산새가 푸드덕
날아갑니다. 미안...작업 방해해서리...ㅎㅎㅎ
21:00 유군치 매표소에 도착합니다. 추령에서 2km 거리입니다.
아니 이 곳에도 매표소가...ㅠㅠ
잠깐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장군봉까지는 1km입니다.
장군봉까지 약간의 오르막을 오릅니다. 임진왜란때 희묵대사가 왜군과 이봉우리에 싸웠다하여 장군봉이랍니다.
사진을 찍은 후 연자봉으로 향합니다. 역시 1km. 22:22에 지나갑니다.
벌써 10km 가까이 걷고 있습니다. 해드램프의 빛도 약해집니다.
예비전지가 있긴 하지만, 몸도 피곤하고 쉬고 싶습니다.
잠자기 적당한 곳을 찾아 신선봉으로 향합니다. 가다가 바람안불고
서리 안내릴 적당한 곳을 찾아 달빛에 의존하여 진행해봅니다.
연자봉에서 내장산의 최고봉 신성봉까지는 약 1.5km...신선봉 못미쳐
내장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 오늘의 잠자리를 정합니다. 시간은
22:50
바람소리. 바람에 우는 낙엽소리, 꼭 귀신 영화 찍는 세트장입니다.
덮어쓴 침낭위로 큰 낙엽이 떨어지면 마치 누가 흔들어 깨우는 듯합니다. ㅎㅎ
어느 새 잠이 들었는지 침낭 속에서 시계를 보니 아침 6시 20분입니다.
놀래 일어납니다. 해가 6시 50분이면 뜰 텐데... 밖을 봅니다. 동쪽은
벌겄습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합니다.
7시 16분 내장산의 최고봉 신선봉에 도착합니다. 여기에서 대가 마을을 지나
백양사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잠시 착각을 하여 이 길로 30분을 내려갔다 다시
돌아옵니다. 헥^^
다시 신선봉을 오르면서 많이 힘들어집니다. 밤새 덮고 잔 침낭이 약간 물기를 먹은 듯...굉장히 무거워집니다. ㅜㅜ
잘못든 길 다시 올라가는 거 장난아닙니다. 지도를 확인할 걸...아는
길도 물어가야되는데...ㅜㅜ
가가스로 신선봉에 다시 오르고 까지봉으로 향합니다. 까치봉 200미터 전에 백암산 상왕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중간에 행동식으로 아침 시장기를 달랩니다. 몇몇 등산객이 평일인데도 지나갑니다.
드디어 백양사로 빠지는 갈림길입니다. 9시 16분입니다. 오늘 산행시간 벌써 3시간이네요. 너무 농땡이 폈나...ㅎㅎㅎ 혼자 하는 산행은 여유로움이 있어 좋답니다.
소등근재를 지나며 아직 남아있는 단풍나무 하나 찍어봅니다.
길이 아주 편안합니다.
10시 25분! 순창새재에 도착합니다. 한 등산가족 지나갑니다. 그 분들도 내가 오늘 처음이랍니다. 반가운 인사나눕니다.
이정표가 별로 없습니다. 상왕봉까지는 2.2km 정도 되는데...편안한
길이라고
생각없이 갑니다. 여기서부터는 지도도 없는데...가져간 100명산 지도책에는 백암산이 없어용 ㅜㅜ 준비 부족... 발길 닿는 데로 가는 산행이라...
약초꾼이지 누가 지나가길래 물어봅니다. 백양사가는 길 맞는지..맞단다...?!
더 물어볼 걸...바쁜지 그냥 휑 지나간다...
모르겠당...나도 피곤한뎅...백양사만 들리면 됐지...쉬기 편한 바위에
걸터앉아
또 빵을 먹습니다. 김치찌개 생각이 굴뚝 같구만...이슬이 1잔에...
대가마을로 가는 길에 어느 집에서 벌을 치나 봅니다. 엄청 많습니다.
감나무에 감은 홍시를 만들려는지 딸 생각도 않는군요. 대가마을입니다. 1km 정도 아스팔트 길을 걸어 억새풀이 좋은 곳에서 사진 한 장과
빵 몇 조각을 먹습니다. 날씨가 화창해지는군요
마을을 지납니다. 오른편으로 백암산의 백학봉쪽이 보입니다. 단풍색깔도 그런대로 좋습니다. 두 갈래길이 있습니다. 편한 평지 산길로 백양사로 가는 길과 백학봉을 올라 백양사로 가는 길. 빨모 당연히 후자길을 택합니다. 힘이 들긴 하지만...
태양도 굉장히 뜨겁군요. 빨간모자를 써봅니다. 땀은 비오듯 흘러 눈을 따끔거리게 만들구요. 백학봉을 행해 오르다가 바둑판같은 들판의
모습 한 장 찍어봅니다.
약간의 암봉길과 산죽밭을 지나 드디어 백학봉 갈림길입니다. 구암사를 통해 오르는 길로 만납니다. 시간은 2시가 다 되어가는 군요. 남은
행동식 빵을 다 먹어치웁니다. 물도 실컷 마시구요. 이제는 내려가는
길만 남았으니...
백학봉에서 상왕봉까지는 1.8km 거리입니다. 갈까 하다가...다음으로 미룹니다.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서리...
영천굴까지 내려가는 동안 계단이 장난이 아닙니다. 굴속에 샘이 흐릅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약사암에서의 단풍전망이 멋있습니다. 큰 단풍나무가 인상적이구요.
은행나무 멋있습니다.
국기단을 지나며 은행나무가 멋있어서...
백양사 입구에 좋은 글귀 있습니다. "오시는 길 부처님마음 배워서, 가시는 길 부처님마음 행하소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평일임에도...급하게 몇 장 찍고 절을 빠져나갑니다.
백양사를 빠져나가면서 밭에서 고구마 캐는 아낙네의 모습입니다. 관광객을 보고 무슨 생각들 하실지..
일하시면서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에 눈길을 주십니다.
첫날 4시간. 둘째날 9시간정도 걸었군요. 약간 힘이 들었지만 멋있고
아담한 산구경 잘 하였습니다. 가을 색상도 많이 구경하였구요. 한밤중 추령고개 올라갈 때 밤길 홀로 걷는 나그네에 차 태워주려고 관심보여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살이 힘들수록 산을 가까이 하면 좋은 것 같습니다. 자연을 통해
용기를 더욱 가질 수 있는 듯...
우리 산친구들 산을 더욱더 사랑해주시길...ㅎㅎㅎ 그럼 다음 답사기
기대하시구요.
<참고> 백양사에서 귀경은 주차장에 광신고속버스가 광주가는 길에
장성사거리(1000원정도)까지 갈 수 있습니다. 장성사거리에서 정읍까지 1300원, 정읍에서 서울까지 고속버스가 일반고속이 10,800원입니다. 서울 호남선 센트럴빌딩 2층의 순대국밥 맛이 괜찮았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