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심기
직장 그만두고 가슴 죄는 브라자를 풀어버렸다
부끄러운 일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치사하게 허리 굽혀 절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렷다
어머니와 함께 봄동을 심기로 했다
저 살던 곳에서 묻혀온 습관 최대한 살리기 위해
구덩이를 깊게 팠다
나도 흙 만지기가 낯설지만
온실에서 비바람 치는 세상으로 나왔으니 오죽하겠느냐
촘촘히 사회생활에서처럼 비뚤지 않게 바르게
줄 세우자 어머니 시범을 보인다
뿌리 내리게 띄엄띄엄 느슨하게 간격을 두라 하신다
아, 봄동 간격하나 맞추지 못하는 내가
지금껏 아이들 가르치며 밥 먹고 살았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잘 그만두었지
브라자 벗기를 잘 한 일이지
갓 태어나 어머니께 말 배우고 걸음마 배웠듯이
다시 봄동의 뿌리를 알고
사람 사이의 간격을 배우는 길이다
첫댓글 축하한다.
더 이상 가슴 죄지 않아도 치사하게 허리 굽혀 절하지 않아도 되니.
난 언제 그런 날 오나.
읍에 오면 전화해라. 같이 밥먹자.
그러자^^
아름다운 시 잘 읽고 갑니다^^
수고로움 덕분에 늘 좋은 시 감상합니다. 감사~~
/잘 그만두었지
브라자 벗기를 잘 한 일이지/
이건 사족 같은데 없애버리면 안 될까?
오랜만에 포근한 시 한 편 감상 하고 가우.^^
그래요. 다시 한 번 더듬어보죠^^
@들국화 아직 컴에 앉아 노닥거리는 중^^ 누군가 한없이 그립소. 휘몰이에 빨아 넌 이불이 꽹과리를 칩니다 그려.^^
@박래녀 나도 이불 빨았는데 바람에 춤춘다오.
그만두니 벗고 더듬고......다 되네 나도 희망이 보인다.
난 뭘 벗을까? 에라이 호랑이 앞에 웃통이것지
웃통만 벗으시오. 아랫도리는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