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혁교수와 울산 한 바퀴
오늘은 채비를 단단히 하여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싸리문을 나선다.
사단법인 울산문화아카데미 홍보와 가까운 근교에 문화재 답사이다.
코스는 울산박물관->문수성->언양향교->부로산봉수대->과부성이다.
이런 곳은 평소 그냥 슬쩍슬쩍 지나쳐 버렸던 곳들이다.
흔히들 울산은 성의 도시라 할 만큼 성이 많다고 한다.
물론 원형 보존이 잘 되어 형태를 알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는 성들도 많아 학술 적으로 언급 할
수 없어 안타까움도 있다 한다.
성은 크게 읍성과 군사 관련의 성으로 나눌 수 있지만 성의 운영체제와 형태에 따라 구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봉수대는 직봉과 간봉으로 나누는데
우리가 찾은 곳은 한양으로 가는 직봉, 바로 부로산 봉수대이다.
그 출발이 부산동래를 시작, 서울 남산이 종점인데 부로산 봉수대가
중요한 노선에 위치한다고 했다.
근데 그 당시 불을 지피는 방법과 연기를 피우는 방법, 그리고 연기를
내는 재료가 매우 궁금했다.
궁금증을 모두 접고…
이들을 보면서
성을 축조하기 위해 부역에 참여하고, 봉수대에 연기를 올리기 위해
기거하는 백성들의 일상을 회상해 봤다.
요즘 같이 발달 된 문명속 에서는 생각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 시대적 상황으로 본다면 첩첩 산중, 출퇴근이 안 되는 곳에서……
성을 쌓고 있는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성을 쌓았을까?
정말 답은 미친 듯이 나를 피해 다니고, 나는 미친 듯이 답을 쫓고
있었다.
해가 어둑어둑 질 무렵 우리는 과부성으로 갔다.
과부성은 임진왜란 때 이 성을 지키느라고 전투 끝에 성 인근 남자들이 모두 죽고 여자들만 남았기 때문이라 하셨다.
그러다가 나중에 이 성 인근에 과부들이 많이 생겨나자 과부성이라 불렀다는 말씀이다.
그 증명으로 지금도 과부성 아래 자그마한 들판이 있는데 그 들판이름이 무덤들이라 한다.
시신을 얼마나 많이 묻었길래……
이미 해가 지니 과부성은 홀아비가 아닌 우리를 받아 들이지 않는다.
지금도 수절하나~ㅎㅎ
귀가 길에 느낌을 정리한다.
인문학 여행을 통해 바쁜 가운데 한가로움을 즐겼다.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 속에서 스스로 내 마음의 주인이 됨도 알았다.
그리고 문화유적 답사는 내 인생에 가장 큰 놀이터 인 것 같다.
그것은 빌려 쓰는 인생 중에 현재 본전을 뽑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수면 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