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어(義魚)의 꿈
麗尾 박인태
먼 바다
유랑의 시간을 끝내려
갈대 우거진
어미의 강 냄새를 좇아
태토(胎土)로 회귀하는
본능
칼 같은 그 성질
누울 수 없다
서서 산란하는 위어(葦魚)는
그물에 걸려 죽지 않는다.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무릎을 꿇고 버둥대느니
차라리 그 자리에 서서
스스로 죽고 말리라
먼 옛날
패망한 조국을 떠나는 백제왕
저 무도한 소정방의
당 도적 무리의 뱃길을 막으며
의어(義魚)는
은빛 칼날이 무디어 질 때까지
사랑했던 임을 위한
마지막 충성으로
몸 바쳐 의로운 희생을 하였다지.
이제 떠나거라
깊고 차가운 해연(海淵)으로
본능의 유전자가
돌아가라 재촉하면
어쩌면 내년 봄 오월
금강 하류 웅포대교 아래서
너를 찾으마
혹시 힘이 부쳐
올라오지 못하였거든
목포 영상강 하류나
김포나루 한강 하류에서
빳빳하게 서서 죽은
부여의 물고기를 보게 되겠지
잊지 마시라
우어(魚)라고 해도 좋고
웅어(魚)라고 부를지 모르네.
그렇다고 해도
백제의 우여인 것을 기억하고
데려와서
의어(義魚)를 위한
축제를 열어주소.

※ 의어(義魚) : 우어, 우여, 웅어, 위어, 도어로 불리는 멸치과의 민물 회기성
은백색 어류로 깊은 바다에서 살다가 양력 5월쯤이 되면 민물로 산란하기
위해 회귀한다(옛부터 왕께 진상했다는 백제인들이 즐기던 횟감), 충남 부여.
강경 등 지방에서 해마다 5월 경 우여 축제가 벌어진다.
(4.17 도착한 웅어가 너무 싱싱했습니다)

(웅어를 손질하였습니다)

(물기를 제거하고 통재로 어슷하게 가로썰어 잔뼈로 인한 식감을 살립니다)

(초무침은 선도가 떨어진 경우이고 직접 선회로 먹습니다)
-초장 또는 양념된장에 고추 및 마늘을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은 천하 일미랍니다.
참고로 "웅어"는 전라도를 비롯한 해안 지방에서 불리우는 본 물고기의 이름이고
충남 부여 등에서는 "우여" , 기타 의어(義漁), 칼처럼 생겨서 "도어", 담수로 올라와서
갈대 숲에서 알을 낳는다고 하여 "위어"라고 불린답니다.
위에 소개한 시 "의어의 꿈"은 본인의 시로 2009년 작품으로, 필자는 문단에 등단한
시인으로 시집으로 "당신이라는 나"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답니다.
첫댓글 맛깔스런 웅어 예찬 즐감하고 갑니다.
가실 전에가 울고갈 맛이지요
웅어회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불이 당글개질을 하네요~ㅎㅎ
그라지요. 최근 계절에 안맞게 웅어를 구입해서 맛나게 먹다보니 예전에 쓴 본인의 시가 생각나서 올려봐았습니다. 최근 웅어는 맛은 그대로인데 뼈가 좀 억세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