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에 숨겨둔 자석이 있는걸까?
유리창을 통해 바라 보이는 봄볕이 마치 자석을 끌어 당기듯 잡아 끈다.
아랫녘 어느만큼 기다리고 있는 인연...
봄인가보다.
갑자기 바다가 그리웠다.
휴일 낮에 모처럼 티비를 보며 뒹굴고 있는 아이들을 채근해 길을 나선다.
갑자기 나선 길이고, 그래도 길을 나선다고 이것 저것 준비하느라 때를 놓쳤다.
영광읍내를 지나 법성포에 있는 수많은 굴비 정식 중 한 곳, 갈매기 식당이다.
예전에 모르고 갈 땐 큰길에 있는 식당을 다녔지만 이젠 뒷쪽의 식당을 찾는다.
큰길가에 있는 식당은 주로 멀리서 오는 타지 사람들이 찾는...^^*
생선 구이나 찜만해도 5~6종류로 굴비구이는 기본에 굴비탕, 홍어삼합, 홍어찜, 게장, 게무침, 자연산
도다리회 등등이 오른다. 1인당 15.000원인데 5,000원 추가면 완전 특식이다.
가격이 만만친 않지만 종류도 만만치 않고 맛도 있어 꽤 먹을만 하다.
법성포를 다시 돌아 나와 백수 해안도로에 오른다.
해안도로에서 바라 보이는 법성포항이다.
법성이라는 말은 백제에 불교를 전해 준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맨 처음 이곳을 통해 들어 왔던 곳이란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법성포 항 윗쪽에 보이는 커다란 탑이 있는 불교도래지에 가면 그 유래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굴비하면 곧 바로 영광을 떠 올릴정도로 유명하지만 그 조기를 잡아 들였던 항구가 바로 법성포항이다.
조기로 대규모 파시가 설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 옛날의 모습도 사라지고 풍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집에서 볼 때 그리도 좋던 볕이 바다에선 안개가 잔뜩 끼고 뿌옇다.
해안도로를 구비 구비 돌다보면 곳곳에 쉼터인 정자가 있고 전망대도 있다.
예전엔 아무것도 없던 곳에 지금은 포장마차, 가게, 펜션등이 제법 보인다.
마음가는 친구들이랑 왔을 때 파전에 곁들여 마시던 막걸리 생각이 잠시~ ^^;;
그렇게 아무데나 차를 세워두고 동행과 쓰라린 인생고백도 하면 좋구~
이 사진은 지난 10월에 들렀다가 찍어 두었던 사진이다.
이렇게 구비도는 해안도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의 풍경이다~
이곳 백수 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중 전국에서 9번째로 아름다운 도로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에 맞추어 조성한 급경사지대에 닦여진 도로라서
동해안을 뺨치는 풍경들이 전개된다.
총 16.8㎞에 이르며 해안절벽과 만나는 해안에는 거북바위, 모자바위 등의 멋진 바위들이 솟아 있고
멀리 칠산도, 안마도, 송이도 등 여러 섬을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가 있다.
나무 계단으로 내려 가서 파도소리를 가슴에 담는 것도 바다를 찾는 이의 즐거움~
서해낙조를 감상하기에 최적지인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노을전시관이다.
그곳에서 영광의 여러 관광 명소를 소개도 해 주고 알려주기도 하며 레스토랑도 있어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맥주 한잔 기울이는 것도 개안다.
그동안 남획되어 사라지고 없던 해당화가 해안도로변에 가득 피어나는 5월이면 더 아름답다.
낙조만을 담기 위해 백수해안도로를 거의 7~8번을 갔지만 한번도 제대로 된 낙조를 보지 못했다.
매번 가슴만 쓸어 안고..담번엔 꼭 멋진 낙조를 담아 와야지 한게 벌써 그리 되었다.
조촐한 모습의 이 사진도 역시 지난 가을에 담아 왔던 노을이다.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몇손에 꼽히는 유명한 낙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인데...^^;;
노을 전시관을 지나 해안도로를 타고 다시 한참을 가다보면 두우리해변의 이정표가 보인다.
영광쪽에서 들어가면 좀 더 가깝고 쉬운데 법성포에서 해안도로를 탔기 때문에 좀 돌게된다.
시간이 늦어 급하게 시골길을 달렸건만 두우리 해변은 벌써 황금빛이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거대한 뻘밭으로 유명한 이곳은 건너편에 염전과 함께 사진을 하는
이들의 즐겨 이곳을 담곤 하는 곳이다.
두우리해변에서 우측으로 바다를 따라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길이 나있다.
이곳 또한 예전엔 볼 수 없었던 길인데...
해가 사라질까봐 시멘트 길 끝까지 갔다가 급하게 다시 돌아 나왔다.
아직은 밀물 때인지 드러난 뻘이 얼마 되지 않는다.
뻘 위에 드리워진 해 그림자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동공마저 풀릴 듯한 풍경이다.
시시각각 색이 변한다.
멋지고 장엄한 노을은 아니지만 소박한 모습에 아이들과 추운줄도 모른다.
인적없는 드넓은 바다는 아이들과 나의 무대이다.
쭈니 사진찍는 곁에서 가끔은 코치도 해주고...폴짝폴짝 신났다~
하지만 날카로운 바람에 손끝이 아려온다.
아무도 없던 바닷가에 갑자기 나타난 연인 한쌍..
그들도 조연이 되어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해가 완전히 지는 것을 보고 방파제로 돌아 나왔다.
아이들은 준비 해 온 컵라면에 불을 붓고, 난 뜨거운 커피 한잔을 들고 다시 바다와 마주한다.
해안도로에 어둠이 내리자 가로등의 불빛이 뿌옇게 바다를 비춘다.
썰물이 시작되나보다.
어둠속에서 좀전까지만 해도 찰랑이던 바다가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진찍는 것은 좋아 하지만 찍히는 것을 무쟈게 싫어해 내 사진은 거의 없다.
"엄마~! 여길 보세요~!"
부르는 소리에 돌아 보다 아이들 소형 카메라에 순간 포착~ㅎ
카메라 악세사리 등이 들어 있는 불룩한 주머니하며...
춥다고 뒤집어 쓴 비니하며..완전 선머슴~
아이들 표현에 의하면 완전 불곰 같다는데...^^;;
존재를 만들고 이어가게 만드는 기억들...
봄기운이 완연하면 더해지겠죠~
20100219
첫댓글 그동안 추위 때문이겠지만,
목이 조이는 느낌였는데,
여행 사진으로도 가슴이 탁트입니다.
아래에서 두번째 사진 빼어나 보입니다.
핑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을 좋아 하다보니,운동은 거침없이 제법 내지르는데,
여행에는 소흘했던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1박2일프로를 보면서도 반성만 깊어집니다.
카페에서 여행사진 올라오면 무척 반갑구요.
즐거운 감상였습니다.
어떻게 가리던지 자연의 아름다움은 잘 숨겨지지가 않나봅니다,
마지막 사진속 미인이 그런것처럼..^^
맞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가려지지 않지요~
하지만..저에게 급 필요한 것은 운동이거든요.ㅠㅠ
이번 건강검진에서 운동부족이므로 운동을 절실히(--;;) 요함...ㅠㅠ
하지만 전 그게 잘 안됩니다.
애아빠가 절 운동 시킬려고 자그만치 3~4년을 밀고 당기다가 이젠 지쳤나봅니다.
운동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골프는 더더욱 싫거든요...
근데, 건강검진 결과 후, 심각히 고려중임다~
그래서 운동 잘 하는 분들보면 무쟈게 부럽죠.ㅠ
저도 좀 거침없이 내 질렀으면...;;
글고...미인 운운하면 제 친구가 보고 뒷목 잡습니더~ㅎㅎ
벨님,
걱정속에 담긴 의지가 제대로 작동되길 빕니다.^^
파이팅!!
벨님 생각만큼 역시 멋지세요 ...
좋은사진 천천히 다시 볼께요 식전이라서 먹을게 젤먼저 눈이 가네요 ㅎㅎ
벨님 못하시는게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많이 웃는 좋은 하루이시길 빕니다^^*
제가 가끔 요리 사진을 올리곤 했더니만...
엄청 조신모드...그렇게들 아시길래~
선머슴 빰치게 덜렁대고 나이값도 몬하는 모습 올려봤어유~ㅠㅠ
저 못하는게 더 많어요. 실체를 알면 뒷목 잡으시려구요~ㅎ
고운님도 멋진 하루되세욤~
벨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지요 ...
제 자랑이 아니고요
예전에 저희 어머님께서 저더러 하시는 말씀이 ...
넌 어째 성격하고 일하는거하고 그렇게 다르니 덜렁 거려서 암껏도 못할것 같은데
살림은 꼼꼼하고 명절음식 차리면 칭찬 많이 하셨답니다
이제는 안한지 몇년 되어서 사먹고 얻어 먹는것도 좋답니다
예전엔 밖에 음식 별로 안좋아했거든요
제가 딱보니 살림 솜씨도 좋으십니다 !!정말요^^*
하하~ 고운님 저랑 성향이 약간 비슷한것 같어요.
사실 말로만 그런것이 아니고...저 무지 덜렁대거등요~
어렸을 때 울엄니 항상 하시던 레파토리가 있어요.
"너 신발 사 주다가 없는 기와집 팔아 먹겠다."
변소깐 똥통에 완전 입수를 하질 않았나...하튼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어요.
짧은 바지 입기가 지금도 챙피스러워요. 흉터땜시....ㅠㅠ
근데. 결혼하고 고운님처럼 저희 엄마도..."......거 참 신기하다. 얌전히 살림하는거 보면..."
그러셨거든요,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남보다 별스런 찬이라도 만들어 먹게 된 이유는...
급까탈스럽고, 잔소리도 많고...울남편이 일등공신입니다.ㅠ
밥상 앞에서 눈물도 숟하게 짜내고...
진짜 많이 짜냈어요...
그러다가 언제까지 내가 이렇게 눈물이나 쥐짜야겠능가...ㅋ
급반전 모드로 돌아 선것이 연습, 또 연습...묻기...그랬던겁니다.
그런데 지금도 절대 맛있단 말 안합니다.
정말 애들 같으면 한대 쥐박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큰애하는 말..."엄마, 이젠 포기하고 그러려니 하고 사셔유.." 이캅니다.
근데 고운님처럼 저도 요즘 부엌 들어가기 싫어요.
예전에 아이들과 어딜 떠날 땐 세수는 못해도 아이들 먹을 김밥에 초밥에...다 못먹고와요.
이젠 사 묵습니다. 몸도 힘들고..그만하래요~
큰 맘먹고 별식한다고 재료 사다가 썩히기 일쑤구요..ㅎ
이심전심 주부끼리..한맘이 되어보고 수다 떨어봤어욤~
ㅎㅎㅎ벨님 저도 그랬어요
저는 제가 제무덤 팠어요 사서 고생이죠 ...
국수 하나도 고명 얹고 예쁘게 맛깔스레 하지 않으면 못견디는 성격이라서
다른집처럼 해주면 아무도 안먹게 되었답니다
아이가 소풍가면 도시락 보고 아이들이 너네 엄마 완전 짱 이시다 !! 그랬다네요
몸이 얼마나 고달팠겠어요 ㅎㅎㅎ
처음엔 적응이 안되었는데 지금은 대충먹는게 맘에 안들지만 편해요
맞아요 !! 저도 그랬어요
옷이고 신발이고 누구 물려 줄수가 없었어요
제별명 도깨비 입니다 ㅎ
시어머니께서 ..참 신기한 일이야 ~~
옆집에 추석에 송편 갖다 드리면 제 손좀 보자고 하셨습니다
하면 잘하고 안하면 손도 안대는 저랍니다^0^
좋은 사진들 잘 봅니다....
옛날에는 매제가 공중보건의사 하던곳이라 자주 갔었는데....그동안 많이 바뀐것 같군요....
시간 되는대로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굴비백반 ^^......먹고 싶네요....
아...그러셨군요.^^*
법성포는 굴비정식 먹으러 가끔 가는 편이고...
그냥 바다가 그리우면 그쪽으로 갑니다. 해안도로는 지난달에도 다녀왔구...
드라이브 코스로 참 좋거든요. 법성에서 백수해안도로를 타고 쭈~욱 가면
함평 손불 민예학당에 다다르지요. 민예학당은 예전 꽃반지끼고를 부른 가수 은희씨가
염색을 하면서 지내는 곳입니다. 근데...서울서는 쫌 멀지요...^^;;
사진을 보니 이곳을 직접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즐거우셨겠어요 벨님~
집에서 머지 않은곳에 있어 자주 가는 편입니다.
이날은 너무 늦게 출발해서 마음만 무지 바빳어요.^^*
와말로만 듣던 백수 해안도로 려 나가고 싶어집니다..
이렇게 벨님을 통해 보게 되니 당장 휘잉
사진까지 100단 벨님
ㅋ~ 별님 댓글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요~
항상 느끼는 거거든요...*^^*
전 언제나 망해사 노을이 더 멋지던걸요.
지금도 항상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그립습니다.
언제 다시 가 보게 될른지 모르겠어요~
허걱 ~~~ 첫 사진 보면서...스크롤 내릴 생각이 없었슴...쩝 쩝 쩝...// 음 ~~ 두우리 해변의 시멘트 포장길에 들어서면...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돼버릴 거 같은데 어쩌죠 ? 가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남 ?
ㅎㅎㅎㅎ~
망부석되면 클나죠~
어떤 이뿐 처자나 아줌씨가 이게 왠떡인가?하고 보쌈해 감니더~ ^^*
저도 몇해전 법성포에서 정식 한상 거나하게 받아본적이 있는데
생선 종류가 꽤나 여러가지 나왔던걸로 기억이됩니다.
한상에 얼마 이런식이었는데 모르고 들어갔다가 두사람이 거의 남겨서
무쟈게 아까웠던 아픈기억이^^
백수해안도로는 여전히 멋지군요.
제 똑딱이 카메라에조차 담긴게 없이 그냥 쭉~~ 달리다보니
벨님 사진으로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아름다운 사진 감사합니다^^
마파도 쵤영지기도 한 이곳..난 친구들이랑 두어번 가봤는데 그때마다 좋앗어요..사진을 보니 또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