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엣의 남자] 17
S#1. 백화점 전경.
S#2. 사 장 실.
기풍 : (털썩 앉으며) 신문 기사.. 봤어?
채린 : 봤어.
기풍 : (걱정스럽게 보는데) 최승우 그 자식, 그런 방법까지 동원할 줄은 몰랐는데.. (눈치 살핀다)
채린 : (태연하게) 권투선수들이 그렇대.
기풍 : (무슨 소리야) ...?
채린 : 링에 올라가서, 치고 받고 혈투를 벌이다가도, 문득, 저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금방 쓰러질 것 처럼 흔드리면서도 버티는 저 사람은 지금 얼마나 지치고 아플까? 그런 안쓰러운 마음이 들자마자,
상대방 주먹이 날아온대. 그리고, 내가 먼저 쓰러지는거지.
기풍 : ...
채린 : 지금 적이 어떤 마음일지, 헤아릴만큼 한가하지 않잖아?
기풍 : (마음이 놓인다) 그래!
채린 : 위임장 많이 넘어갔다며?
기풍 : 상황이 안 좋아.
채린 : 다른 방법은 있어?
기풍 : 기관투자자들 게임은 벌써 끝났어. 이젠 나머진 개미투자자들 찾는 수 밖에..
채린 : 내가 도울 일 없어?
기풍 : 아니, 됐어! 이 번 싸움은 내가 한다고 했잖아! (일어나며) 또 찡찡대고 있지나 않은 지, 궁금해서 와 봤어. 간다! (나가면)
채린 : (뒷모습. 아쉽게 본다) 기풍씨.. 차 한 잔.. (안하고 갈래) ?
기풍 : 아니.. 됐어! (끊듯이 손 흔들고 간다)
채린 : (아쉽게 본다)
S#3. 술집. 밤
거푸 술을 마시고 있는 승우. 신팀장, 승우 손을 잡으며
신팀장 : 승우야.. 이제 그만 해. 내일이 주주총회야. 술도 덜 깨서 참석하고 싶어서 그래?
승우 : (피식) ..형이라면.. 맨정신으로 거길 나갈수 있을것 같아.. 거기가서, 맨정신으로 허수아비처럼 서있을 수 있을 것 같냐구!
신팀장 : 이미 결정난 일이잖아. 이제 마음 잡아라. 응?
승우 : (흐흥) 마음? 나같은 놈이.. 뭘 어쩌겠어.. 이제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데..
잡을 마음 조차도 남아 있질 않은데..
신팀장 : (안쓰럽다, 술 들이킨다)
승우 : (고개 숙이다가, 천천히 들며) 아니.. 아직 하나 남았어..
신팀장 : ..뭐가?
승우 : (비틀 일어서더니) 하나가 남았어. 하나가.. (나간다)
신팀장 : 승우야.. 승우야! (일어나 따라 나간다)
S#4. 기풍집 앞. 밤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리는 승우. 신팀장, 조수석에서 내리며..
승우 : (고함처럼) 채린아! 송채린!
신팀장 : 승우야~ (붙잡는다) 김기사!
승우 : (뿌리치며) 송채린! 채린아!
기사 : (차에서 내려 달려온다)
S#5. 기풍집안. 밤
옷을 갈아 입으려던 채린. 승우의 고함 소리 듣는다. 빠르게, 창문 쪽으로 다가와 보면.. 고함을 지르고 서 있는 승우 보인다.
굳는 채린.. 돌아선다.. 마음 다잡는 얼굴이더니, 밖으로 나간다.
S#6. 기풍집 앞. 밤
신팀장 : 최승우! 이제 그만 해! 그만하고 가자니깐!
승우 : 아냐.. 채린이 만나야 돼! 채린이 만나서 다 얘기해야 돼..
신팀장 : 최승우, 임마!
승우 : 놔~ (뿌리치는데)
채린, 나오는게 보인다.
승우 : 채린아.. (비틀거리며, 다가간다)
채린 : (차가운 얼굴이다)
승우 : 채린아..
채린 : 무슨 일이시죠? 최승우씨.
승우 : (싸늘함에 말문이 막힌다) 너.너한테 얘기하려고 왔는데.. 내 마음 다 보여주고 싶어서 왔는데..
니 얼굴 보니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아무 생각도 안난다... 채린아..
채린 : 최승우씨.. 아무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 전 오래전에 최승우씨 잊었으니까요. 안녕히 가십시오. (돌아서가는데)
승우 : 그래! 이 말 한 마디 하고 싶어서 왔어! 이 말도 못하면, 내 속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왔어!
채린 : ...
승우 : (고함처럼) 송채린. 널 사랑한다! 송채린! 널 사랑한다구. 임마!
채린 : (마음 아프지만.. 여전히) 고맙군요.. (또각또각 걸어서 간다, 눈물 핑글 돈다)
승우 : (털썩 주저앉는다)
신팀장 : (다가와, 부축하는데)
승우 : 형.. 내가 다 얘기한 거지?
신팀장 : ...
승우 : 채린이한테 내 마음 다 얘기한거지.. 그렇지?
신팀장 : 그래.. 다 얘기했어.. 다..
승우 : (고개 떨구며, 흐느낀다)
신팀장 : (하늘 보며, 한 숨 쉰다)
S#7. 기풍집.
들어오는 채린. 자기 방으로 가려다가, 멈칫하고.. 창밖을 본다. 승우차 떠나는게 보인다.
그래.. 이제 끝이야.. 미소 지어 보려고 하는데.. 눈물이 핑글 돈다. 겨우, 마음 다 잡으려는데.. 노크 소리 들린다.
돌아보면.. 신팀장이 서 있다.
신팀장 :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채린 : ...?
S#8. 백부자집 거실. 밤
기풍 : (전화중이다. 손 바꿔가며) 아직도 40.3% 밖에 안되잖아! 더 찾어! 소액주주란 모든 소액주주들은 다 훑으란 말야!
달평E : 사장님. 벌써 11시가 다 되갑니다. 이 시간에 연락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기풍 : 12시든 1시든 상관없어. 무조건 찾아내서, 위임장 받아 오란 말야!
달평E : 알겠습니다.
기풍 : 오영숙이란 주주는 어떻게 됐어?
달평E : 마사장이 집을 찾긴 했는데, 아무도 없답니다.
기풍 : 밤을 새서라도 기다려서 받아오라 그래! (끊는다)
부자 : (물끄러미 보다가) 주주총회에 위임장이 부족하네?
기풍 : (심란하지만) 아냐.. 괜찮아.
백부자 : 자신 있어?
기풍 : ..(부러 밝게) 아~ 고기도 먹어봐야 맛을 알고, 싸움도 주먹을 뻗어봐야 아는 거 아냐?
부자 : (그 낙천성이 좋아 미소 짓고)
기풍 : (다시 굳는데)
찬비 : (무릎으로 쭈욱 밀고오며) 짜잔~
기풍 : (귀찮다) 뭐야?
찬비 : (보여주며) 비자 나왔어.
기풍 : (심란한데 겹쳐, 이제 정말 가야되나 싶어 씁쓸하게 보는데)
부자 : 이제 정말 가기는 가는 모양이구만.
찬비 : 왜 비자 나온 거 싫어?
기풍 : 싫긴, 마. 속이 다 시원하다. 내가 원래 평화주의자아니냐~
내일만 지나면 이제 지긋지긋한 싸움 안해도 되는데 싫긴 왜 싫어?
찬비 : (히죽 웃고) 평화주의자를 위한 또 하나의 선물~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찬비, 뒤로 돌아 종이함에서 빨간 스웨터 꺼내서 뒤로 감추고 돌아서는데... 기풍, 핸드폰 울린다.
기풍 : (바쁘게 받으며) 여보세요?
채린E : (울어서 잠긴 목소리다) 기풍씨.. 나야.
기풍 : (놀란다.. 어색하게 몸 돌리며) 어.. 이 시간에 웬일이야?
채린E : 지금 나 좀 만나줄래?
찬비 : (노려보고)
기풍 : .. 안 돼.. 나 바빠.. 밤도 늦었고..
채린E : 그래.. 그럼 돌아 갈께.. 미안해..
기풍 : (낮게 읖조리듯) 돌아가? (망설이다가) 지금.. 어디야? 알았어.. (전화 끊는다)
찬비 : (썰렁해지는데)
부자 : (쳐다보고)
기풍 : 차,찬비야.. 나 좀 잠깐만 나갔다 올께.
찬비 : 어디 가는데?
기풍 : (일어나며) 아,암튼 갔다와서 얘기해 줄께. 응? 하,할마이 잠깐 나갔다 올께.. (나간다)
찬비 : 오빠!
부자 : (노려보고)
기풍 : (돌아보더니, 다시 휙 나간다)
찬비 : (금새 눈물이 터질것같은 얼굴이 된다) 할머니.. (안긴다)
S#9. 거리. 밤
가로등 아래 주저앉아 있는 채린. 눈물이 젖은 눈으로.. 겨우 몸을 가누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신팀장E : 승우는 채린씨 아버님이 그렇게 돌아가신 줄도 몰랐습니다.
S#10. 채린 비젼.
7부. # 15.술집 바.
승우 : 형은 뭘 어쩔려구 나하테 얘기도 안해줬어. (버럭) 도대체 나한테 어쩌라구,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았냐구!
(와락~ 테이블을 쓸어 버린다)
S#11. 채린 비젼
7부 # 30 복도.
승우 : 무슨 일이 있어도, 백화점, 내 손으로 인수할 꺼야. 그리고 나서, 아버질 배신하겠어.
S#12. 거리. 밤
눈물 뚝 떨어지는 채린 얼굴 위로..
신팀장E : 승우는 처음부터 채린씰 위해서 싸움을 시작했던 겁니다. 채린씨, 고집 아니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죠.
채린씨.. 안 아프게 할려구요.
S#13. 백 부 자 집. 앞
뛰어 나오는 기풍.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기풍 : 송채린! 송채린!
숨이 가쁘게 뛰다가 보면.. 멀리 가로등 아래에서 채린이 일어난다.
기풍 : ...송채린?
채린 : 기풍씨..
S#14. 가로등 앞.
기풍 : (달려와, 숨 몰아쉬며 보면)
채린 : (반가움에 눈물 핑글 돈다)
기풍 : .. 어떻게 된거야?
채린 : (기댄다)
기풍 : (말은 못하고 서 있는데)
채린 : 나 어떡하면 좋니? 기풍씨.. 그 사람.. 날 그렇게 생각한 줄도 모르고.. 나는 내 생각만 하면서 살았는데..
그 사람.. 그렇게 보내 버리고.. 이제 기풍씨.. 겨우 좋아하게 됐는데.. 기풍씨도.. 보내야 되는데..
그렇게 다 보내 버리고 나면.. 이제..혼자 남으면 어떡해? 난.. 이제 어떻게 살지? (눈물 흐른다)
기풍 :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서) 이러지 마.... 제발 이러지 좀 말라구! (격하게 안아준다. 낮게) 자꾸, 이럼 어떡하니?
자꾸 이럼 나더러 어쩌라구.. 이 등신아..
S#15. 백부자집. 거실.
백부자에게 안겨서 울고 있는 찬비.
찬비 : 할머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제 겨우 찾았는데.. 그 사람 마음엔 온통 다른 얼굴만 가득차 있어.. 이럴땐 어떡해야 돼?
어떡해요.. 할머니..
부자 : (가슴 아프지만, 누르며) 찬비야.. (떼어 내 놓으며)
찬비 : (울면서 보면)
부자 : 너한테 기풍이 그 놈.. 너무 벅차.
찬비 : 할머니..
부자 : 그 놈. 니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놈이라구.
찬비 : (눈물 또르르 흘러내리는데)
S#16. 기풍집. 거실
오돌오돌 떨고 있는 채린을 안고 들어오는 기풍. 담요를 찾아 두리번 거리면, 채린이 항상 깔아뒀던 자신의 잠자리가 보인다.
뭉클 하지만, 담요 들어 채린을 감싸준다.
기풍 : 잠깐만 있어..
채린 : (고개 끄덕이고, 기침한다)
기풍 : 뜨거운 거 마시면 좀 나아질꺼야.
채린 : (기풍을 물끄러미 보고)
기풍 : (렌지에 주전자 올리고, 불 붙인다)
채린 : (기침을 하고)
기풍 : (돌아보는 얼굴 표정이 안타깝다) 따뜻한 옷으로 갈아 입어.
욕실로 들어간다.
S#17. 욕 실.
수건을 들어, 머리를 닦는 기풍. 무심결에 거울을 본다. 목에 걸려 있는 찬비의 탄생석.
기풍E : 너랑 같이 있으려고 그러는 거야. 다른데 안보고 너만 보려고..
찬비E : 나 오빠 믿어... 오빠니까.
목걸이를 만져 보는 기풍. 찬비한테 미안한 감정에..욕실 바깥쪽을 돌아보는데.. 그 위로 들리는..
부자E : 내, 그 놈.. 바람 같은 놈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네. 바람 같은 놈이 찬비 니 조막만한 손아귀에 잡히갔니?
S#18. 백부자집.
부자 : 찬비야.. 니가 기풍이 그 놈 옆에 서 있으려면 말이야. 니가 더 커야 될게야.
찬비 : (눈물 범벅인 채) 무슨 말이예요. 할머니?
부자 : 큰 산이 되고, 계곡이 되어서 기다려야지, 그 바람 같은 놈이 살펴 앉지 않갔어?
찬비 : ...
부자 : 니가 그 놈한테 기대지 않고도, 꿋꿋이 설 수 있어야지. 그래야, 같이 섰을때 그 광채가 더 크게 빛날 수 있는게야.
찬비 : (끄덕끄덕) 할머니.. 나 혼자 갈래요..
부자 : (알아 들었구나.. 끄덕끄덕) 그래..
찬비 : 나 혼자 가서.. 공부도 열심히 하구..심장 수술도 해서 더 튼튼해져서 올께요. 오빠 옆에서두, 한 개도 안 어색하게..
큰 사람 돼서 올께... 내가 오빠 지켜줄 수 있게.. 정말 큰 사람 돼서 올께요. 할머니. (눈물 주륵 흐른다)
부자 : (끄덕이며 찬비 안아주는데.. 눈시울 시큰 해진다) 그래.. 그러려마. 그래.
찬비 : (울음 참느라.. 어깨 들썩여지고)
S#19. 기풍집. 밤
커피를 건네는 기풍. 받아서 한 모금 마시는 채린.
채린 : ..맛있다.. (미소)
기풍 : (어색한 미소)
채린 : 기풍씬.. 안 마셔?
기풍 : 가봐야 돼..
채린 : (뜨끔 손길 멈춘다) 그..그래야지. ..미안해.. 나 때문에..
기풍 : (부러 싸늘하게) 그 말, 이젠 정말 지겹다.
채린 : ..알아.. (자조적으로) 정말 지겹도록 많이 들은 말이지?
기풍 : 알면 됐어.. 간다. (돌아 나오는데)
채린 : 기풍씨!
기풍 : (멈춰선다)
채린 : 오늘만.. 여기 있으면.. 안 돼? 오랫동안.. 같이 살았지만.. 한 번도 얘기 나누면서 있어 본 적 없잖아..
오늘 하루.. (만이라도..)
기풍 : (O.L) 어렸을 적에 말야.. 친구들이랑 구슬치기를 하다가도 해가지면..
엄마들이 애들 손을 붙들고, 엉덩이 두들기며 끌고 들어갔어.. 우리 엄마도 그렇게 올거라고, 달이 뜨고, 별이 질때까지
그렇게 기다리곤 했어. 그러다 깜박 잠에서 깨면.. 할배 등이었지.. 할배 등은 항상 따뜻했지만, 허전했어.
그때 마다 다짐했어.. 난 누군가를 그렇게 기다리게는 하지 않겠다고.. (나간다)
채린 : (가슴이 아파 보는데)
기풍 : (문 열고 나가려다가, 멈춰서서) 송채린!
채린 : (혹시나) 응?
기풍 : (돌아보지도 않고) 제발 튼튼하게 살아라! 응! 아프다고 찡찡대지 말고, 제발 튼튼하게 살라구! (나간다. 쾅 문 닫히면)
채린 : (눈물 주르륵 흐른다)
S#20. 백부자집앞.
밤 옅게 흩날리는 비. 걸어오고 있는 기풍. 고개 들어 보면.. 노란 우산을 든 채로 집 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찬비 보인다.
기풍 : 차..찬비야..
찬비 : (일어나며, 부러 밝게) 오빠!
기풍 : (다가간다)
찬비 : (다가오며) 안 추웠어? 옷이나 든든하게 입구가지. 이게 뭐야? (얼굴 비벼주며) 춥지? 볼이 빨개.
기풍 : (미안한 마음에) 차..찬비야.. (뭐라고 말하려 하면)
찬비 : (기풍 입 손가락으로 가리며) 됐어, 오빠. 이렇게 무사히 왔으면 됐어. 그럼 된거야..
기풍 : (찬비 마음씀씀이가 고맙다. 미안하고.. 와락 안는다)
찬비 : (가슴 아프지만.. 기풍 두들기며) 들어가자, 오빠.. 할머니 몰래 나오느라구.. 현관문두 안 잠궜단 말야.. (떼어내려 하면)
기풍 : 잠깐만.. 잠깐만 있다 가자.. 찬비야.. 잠깐만..
찬비 : (이렇게 영원히 있고 싶지만) 그래.. 그럼 조금만 있자.. 조금만..
찬비 눈에서 눈물 한방울 또르르 떨어지는데.. 두 사람 모습 멀리서 보이며..
(F.O) 길게..
S#21. 신우그룹 본사
신우그룹 전경. '제 0회 임시주주총회 ' 플랭카드가 보인다.
차에서 내리는 기풍. 대기하고 있던 달평, 다가와 인사한다.
기풍 : (급하게) 어떻게 됐어?
달평 : 고작 0.4%밖에 더 못 받아냈습니다.
기풍 : (인상 쓰는데)
마사장 : (차에서 내린다)
기풍 : 마사장!
마사장 : (찡그리며 고개 흔든다) 밤새 기다렸는데, 오영숙이란 여잔 안 들어왔어.
기풍 : (갑갑하다)
마사장 : 애들 풀어놨으니까, 찾는데로 연락올꺼야.
달평 : 이제 어떡합니까. 사장님.
기풍 : 어차피 루비콘강은 건넜어! 재벌간 결합이 이기는지, 중소기업 짱돌정신이 이기는 지 붙어봐야지! 가자 (앞서 간다)
일행들 : (비장하게 따르고)
S#22. 승우 집무실.
승우, 굳은 얼굴로 인상을 쓰고 있는데..
신팀장 : (들어오며) 시간 됐다.
승우 : (일어난다)
신팀장 : 괜찮겠냐?
승우 : (씁쓸한 미소) 걱정마, 형. 가자 (앞 서 간다)
S#23. 사장실.
(주식이 든) 봉투를 들고, 만지작거리고 있는 채린.
미라E : 하긴, 니 아버지를 자살까지 몰고 간 원수니까, 똑같이 복수해도 나쁠 건 없겠지. 신우통운까지 빼앗기고 나면,
아무리 독하다는 최회장이라도 두 눈뜨고 버틸 수 있겠니? 니 아버지 따라가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어?
충선 : (들어오며) 사장님. 출발 안하실 겁니까?
채린 : ....
충선 : (마음 알것 같지만) 서두르셔야 합니다. 곧 총회 시작할 시간 됐습니다.
채린 :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충선 : (갑갑해져서) 사장님~
채린 : 삼춘..
충선 : 예?
채린 : 이게.. 옳은 걸까요?
충선 : 뭐.뭐가 말씀이십니까?
채린 : 우리도 똑같이.. 그 사람들한테 상처 입히고, 쓰러뜨려야 되는 건가요? 그게.. 사업이라는 건가요?
충선 : 사장님..
채린 : 이렇게 이기는 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죠?
충선 : (후우~) 돌아가신 전임 사장님께선, 누굴 이길려고 싸우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채린 : ....
충선 : 다만, 옳다고 생각하시는 것에 대해선, 끝까지 굽히지 않으셨죠. 그래서 그렇게 가셨는 지도 모르겠지만요.
채린 : ....!
S#24. 임시주총장.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들어오는 사람들.
기풍,달평,마사장 들어오고.. 대기하고 있던 중소기업 사장들 ..일어나 인사한다.
준비된 자리로 걸어가는 기풍 일행들.
신팀장과 승우, 들어온다. 눈빛이 부딪치는 승우와 기풍.
S#25. 신우그룹앞.
차에서 내리는 채린. 건물 올려다 보고, 굳은 표정으로 들어간다.
S#26. 임시주총장.
달평 : (사회자석 서서) 임시총회 소집자인 풍전통운은 기존 5명의 이사진에 대해, 추가로 여섯명의 이사를 더 선임하는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하였습니다. 그럼, 순서에 따라, '추가이사 선임'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풍전통운의 지분 내역을 밝혀 주도록 하시죠.
기풍 : (중소기업 사장단에게 목례하고 일어난다) 저희 풍전통운은 신우통운의 지분 25%. 주식 250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결권은 조선은행과 세운증권을 포함하여 15.7%를 위임 받았습니다. 따라서 총 40.7%의 의결권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추가이사 선임에 찬성하는 바 입니다. (앉는다)
달평 : 그럼 다음은 신우통운측 보유지분율과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S#27. 임시주총장. 앞
복도를 걸어오는 채린의 발걸음이 빠르다.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직원.
직원 : 주주명부에 등재되신 분들입니까?
채린 : 대리인 자격으로 왔습니다.
직원 : 성함이..
채린 : 오영숙 입니다.
직원 : (확인하더니 길을 열어준다)
S#28. 임시주총장.
승우 : (일어나며) 저희 신우통운은 지분 20%에 200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류보며) 의결권은 대성은행, 삼우증권, 한성투신을 포함하여
기풍, 달평,사장들 무진장 긴장해서 보는데..
승우 : 총 25.1 %를 위임받았습니다.
달평 : 그럼 45.1%.. (졌다) 사장님..
기풍 : (이 악무는데)
승우 : 합계 총 45.1% 451만주는 추가이사 선임에 반대임을 표명합니다.
사장단들, 한숨소리 터져 나오는데.. 문 열리며, 채린 들어온다. 시선 마주치면, 굳는 승우.
기풍, 채린 볼 낯이 없다. 외면하는데..
채린, 일반석에 앉는다. 승우 시선 꽂히지만, 부러 외면하고, 침울한 기풍을 보고 미소짓는다.
달평 : 추가 이사 선임에 대한 찬성측 의견은 총 40.7%. 반대 의견은 45.1%입니다. 나머지는 소액주주 여러분의 결정에 따라
안건의 가부가 결정되는데요. 결과에 반대하시는 분 계십니까 ?
채린 손을 든다.
승우 : (꿈틀 보는데)
달평 : 말씀 하시지요.
채린 : 전 신우통운 지분의 4.8%를 소유하고 있는 오영숙씨의 대리인 송채린이라고 합니다.
기풍 : (놀라며) 오..영숙?
달평 : 오영숙?
마사장 : 오영숙?
채린 : 추가이사선임에 찬성합니다.
승우 : (인상 굳고)
기풍 : (기쁘지만.. 내색을 참는다)
달평 : (기쁘지만, 의사봉 탕탕 치며) 안건에 따른 투표결과에 반대하시는 분 더 계십니까?
석철,건달 : 없습니다!
달평 : 그럼, 신우통운 임시주주총회 결과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추가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 45.5% 반대 45.1%로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오늘 부로, 김완식, 이종인외 3명을 새로운 이사로 선임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게 됐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사장님?
기풍, 사장단들 일어난다.
기풍 : 이것으로, 제 0회 신우통운 임시주주총회 폐회를 선언합니다. (의사봉 두들긴다)
환호성을 올리는 사람들. 승우, 씁쓸한 표정으로 일어나 나간다.
채린을 돌아보는 승우. 채린, 부러 외면한다. 기풍과 눈이 마주치는 승우.
기풍 : 최승우씨.. 이제 알겠나? 당하는 사람들의 아픔이 어떤건지?
승우 : .. 충분히.. 하지만, 자만하진 마라. 나는 이제 시작이니까..
기풍 : 얼마든지.. 최승우씨.
승우 : (돌아서 나가려다 채린과 눈이 마주친다. 뭐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입이 안 떨어지는데)
채린 : (마음 아프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천천히 고개 돌린다)
승우 : (체념하듯 씁쓸한 미소 띄우며 나간다)
뒷모습을 씁쓸하게 보는 채린.
기풍, 악수들을 나누다가, 채린을 돌아보고, 서로 마주치면, 어색하게 웃는 두 사람.
S#29. 신우그룹앞.
어색한 거리를 두고 나오는 두 사람. 서로 쳐다보고는..
기풍 : 수고 많았어..
채린 : 기풍씨도..
기풍 : (끄덕끄덕 한다)
달평과 마사장, 건달 일행들 내려온다.
달평 : 사장님. 우리 오늘 파리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파리~
기풍 : 파티?
마사장 : 좋아! 오늘은 내가 쏜다! 건달 생활 청산하고 양지로 올라온 기념이다! 가자, 장사장!
기풍 : (부러 밝게) 조오치~
달평 : 송사장님도 같이 가시겠습니까?
채린 : (고개 흔든다)
기풍 : (아쉽지만) 갈께..
채린 : (끄덕끄덕)
대기중인 차에 오르는 사람들. 출발하는 차. 아쉽게 보는 채린, 돌아서 걷는다.
S#30. 병원 벤취. 밤
앉는 승우와 수인.
승우 : 얘기 들으셨습니까?
수인 : ..예.
승우 : (쓴 미소) 수인씨 애쓴 보람도 없이 보기좋게 져버렸습니다.
수인 : 아니예요. 제가 오히려..
승우 : 아뇨. 수인씨 덕분입니다. 어쩜 이번 일로, 정말 비지니스맨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가 됐으니까요. (미소)
수인 : (고맙다)
승우 : 일어나야겠군요.. 할 일이 많거든요? (일어난다)
수인 : (따라 일어나며) 네.. 힘내세요.
승우 :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돌아서 간다)
수인 : (단정하게 인사하는데)
승우 : (걷다가, 멈춰서서) 수인씨..
수인 : 네?
승우 : 저, 이제 시작입니다. 지켜봐.. 주실 수 있겠습니까?
수인 : (뭉클하다) 네. 기다린 시간보다 길지 않다면요..
승우 : (돌아보며) 쉽진 않겠지만.. 그렇게 길지도 않을겁니다.
수인 : 기다릴께요. (눈물 그렁그렁해진다)
승우 : (끄덕하고 돌아서 굳은 얼굴로 걸어간다)
수인 : (눈물 훔치며.. 승우 바라보고 미소 짓는다)
S#31. 기풍집안. 밤
어둠속에서 들어오는 채린. 수족관만이 불을 밝히고 있다.
기풍이 자던 소파를 돌아보는 채린. 창 밖으로 텅빈 거리를 쓸쓸하게 내려다 본다.
채린E : 이젠.. 안 오겠지? 여긴 다시 안오겠지, 기풍씨? (눈물이 핑글 돌고, 돌아서는데)
S#32. 기풍집앞. 밤
올려다 보고 있는 기풍.
기풍E : 송채린.. 이렇게 여기 서는 거, 당신 지켜주는 거.. 여기서 끝이야. 이젠 당신 혼자 몫이야. 열심히 살아 줘.
쓸쓸하게 돌아서는 기풍. (F.O)
S#33. 신우그룹 전경.
신팀장E : 최실장. 큰일 났다.
S#34. 승우집무실.
들어오는 신팀장. 서류 내미는데..
승우 : (받아보며) 대출상환 통고장?
신팀장 : (끄덕) 지난 토요일에 신우통운 넘어간 걸 알고, 우리랑 거래중인 은행들이 보낸 독촉장들이야.
승우 : (인상 흐려진다) 나쁜 자식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이거지?
신팀장 : 이번 주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모든 거래를 중지시키겠다는 거야. 지금 당장 자구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그룹 전체가 위험해!
승우 : ..지금 우리가 팔 수 있는 것 중에 뭐가 남았지?
신팀장 : 글쎄.. 지난 번 삼송백화점 인수 때도 계열사들 반대가 만만찮았는데, 회살 팔겠다면, 가만히들 있겠어?
승우 : (생각하다가) 세린느..
신팀장 : 세린느? 삼송백화점에서 인수했던 그 의류회사?
승우 : 그래..
신팀장 : 어디에 팔려구? 설마.. 삼송백화점에 다시 팔려는 건..?
승우 : 원래가 삼송 소유였어. 우리가 잠시 소유하고 있었던 것 뿐이지..
신팀장 : 승우야.. 너 아직도..
승우 : 아니.. 이건 비지니스야. 삼송백화점에 연락해. 세린느 매입할 의사가 있는지..
신팀장 : 알았다.
S#35. 백화점 전경.
채린E : 원스톱 쇼핑의 승패여부는 판매사원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S#36. 백화점 회의실.
브리핑 자료 앞에 서 있는 채린. 이사진과 미라.
채린 : (열정적으로) 모든 판매사원의 샵마스터화가 첫번째 관건입니다. 따라서, 판매사원 보상기준을 파격적으로 올리겠습니다.
고정 봉급제외에 성과급으로 매출액의 5-10%를 지급하고, 진급 상한선을 없앨 예정입니다.
정이사 : 진급 상한선을 없앤다면..
채린 : 판매사원도 이사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말입니다.
이사2 : 사장님, 그건 너무 파격적인 인사조치 아닙니까?
채린 : 이제 낡은 생각들은 다 버리십시오. 여러분 하나하나가 그 낡은 틀을 버리지 않는 이상, 더 이상 백화점 발전은 없습니다.
이사들, 웅성거리면, 미라.. 씨익 웃는다.
S#37. 회의실 밖.
말도 안된다며, 수근대며 걷는 이사들. 미라 나오면 복규 달라붙으며..
복규 : 부사장님. 이사들이 왜 저렇게 쑤근대고 가는 겁니까?
미라 : 판매사원을 이사까지 시켜준다니.. 좋아할 임원이 어디 있겠어?
복규 : 판매사원을요? 그거 공고 붙으면, 직원들 디집어지게 좋아하겠네~
미라 : (노려보면)
복규 : (얼른) 아니..그게 말이 됩니까? 하찮은 판매사원이 무슨 이삽니까?
미라 : 신우통운 인수했다고 기고만장한 모양인데..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지.
복규 : (꿈벅꿈벅) 무신 말씀 입니까?
미라 : 나이 든 사람들은 변화따윈 생리적으로 싫어하게 돼있지.
복규 : 그럼 이사진들을 부추켜서..?
미라 : 대표이사 해임은 이사진 회의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
복규 : .. 이번에도 안되면, 어떡할겁니까? 부사장님.
미라 : 뭐어?
복규 : 진짜 장담할 수 있냐 이겁니다.
미라 :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복규 : 저도 모가지가 간당간당 하잖습니까? (비장하다) 저랑 약속을 하십시오. 부사장님. 하실 수 있습니까?
미라 : 좋아~
복규 : 좋습니다. 부사장님이 사장님이 되시면, 사장님의 평생 심복, 심복규 과장으로 남아있겠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실패하면.. 저랑 저희 고향집에 내려가는 겁니다.
미라 : 뭐어?
복규 : 그렇게 알고 가겠습니다. (절하고 가버린다)
미라 : 심과장! 심과장!
복규 : (걸어가면서, 주문 외우듯) 제발 실패해라. 양미라~ 실패해버려~
접시물에 콱 코박고 쓰러져야, 나한테 오는 거 아니겠어~ (웃음)
S#38. 사장실.
채린 : (앉으며) 앞으로 모든 결제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해서,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이도록 추진하세요!
충선 : 예. 사장님. (든든하게 보며 미소)
채린 : 왜요?
충선 : 사장님. 밝아지셔서 보기 좋습니다.
채린 : 그래요? (씁쓸하게 미소짓는데)
인터폰 울린다.
채린 : 예.
세나E : 사장님. 전환데요. 신우그룹 최승우 실장이랍니다.
채린 : 최승우 실장이요?
충선.. 긴장해서 보고..
채린 : ... 바꿔 주세요! (굳어지며..) 송채린입니다!
S#39. 승우 집무실.
승우 : 최승웁니다.
채린E : 용건이 뭐죠?
승우 : 지난 번에 저희한테 매각하신 세린느 의류회사에 대해서 상의할게 있어 전화 했습니다.
채린E : 설마 세린느를 다시 매각하겠다는 건 아니겠죠?
승우 : ...매각 조건은 직접 만나서 의논했으면 합니다..
채린E : 좋습니다. 만나죠.
승우 :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망설이는데)
채린E : (망설이다가) 기다리죠. (딸깍 끊긴다)
승우 : (전화기 내려놓는다)
신팀장 : 뭐래?
승우 : (끄덕 해준다)
신팀장 : 괜찮겠니? 내가 대신 나갈까?
승우 : 아니.. 내가 나가겠어. 어차피.. 꼭 한 번은 만나봐야 할 사람이잖아? (미소를 짓지만.. 슬프다)
S#40. 법당 안.
마주 앉아있는 찬비. 기풍. 삼부.
삼부 : 기래~ 언제 떠날 거인데?
기풍 : 모레 출발할꺼야.
삼부 : (끄덕) 그래.. 작심을 했으면 떠나야지.
기풍 : (끄덕) 할배.. 나 없어도 씩씩하게 잘 살아야 돼?
삼부 : 은제는 너 없어서 못 살았네? 니 놈 꼴 안 보면, 이제 발 뻗고 잘 수 있어서 더 좋갔구만..
주고 받는 말은 험하지만.. 바라보는 눈빛은 끈끈하다.
삼부 : 가기 전에 다시 들를거이네?
기풍 : 아니.. 그냥 갈께.
S#41. 산사 입구.
찬비 : 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건강하셔야 되구요.
삼부 : (고개 끄덕이고) 기래~ 너도 몸 조심 하구~
찬비 : 네.. (찬비 쫄랑 계단 몇 개 내려 가는데)
기풍 : (아쉬워서) 할배, 할배도 같이 갈까? 나 없음.. 할배 심심하잖아..
삼부 : (웃음) 기풍아..
기풍 : 응?
삼부 : 사람이 말이야..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게 말이야.. 마음 속에 감옥을 짓는 거랑 똑같은 일이거든?
기풍 : ....
삼부 : 그 감옥에서 벗어나려고 말이야.. 지구 끝으로 도망간대도.. 결코 그 감옥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기풍 : 알아.. 할배.. 하지만.. 그런 건.. 나 하나만으로 족해.. (밝게) 내 좌우명이 그거잖아!
에브리데이 해피데이. 에브리데이 할러데이! 에브리바디, 해피해피~
삼부 : (미소) 기래~ 글케 맘을 먹었으면 떠나라.. 잊을때까진, 니 마음에 감옥문이 열릴때까진.. 절대 오지 말아라.
옆에 있는 사람 아프게 하지 말구..
기풍 : 그럴께.. 그럴려구 가는거니까..
삼부 : (눈 앞에 펼쳐친 풍광 바라보며) 올 겨울엔 바람이 더 차갔구만.. (쓸쓸하게 웃는다)
기풍 : (삼부에게 미안해져 망연히 본다)
찬비, 그런 두 사람 슬프게 보다가 돌아선다.
S#42. 백화점 전경.
S#43. 회의실.
마주앉아 있는 채린, 승우. 달평, 신팀장.
승우 : 매각조건은 지난 번 저희가 매입했을때와 같은 조건을 요구합니다.
채린 : 제시하신 가격의 2/3 수준이라면 고려해 보겠습니다.
신팀장 : 그건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세린느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고..
채린 : (O.L) 대신.. 종업원들 고용승계는 백프로 인정해 드리겠습니다.
승우 : (옛날 협상이 생각난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서로를 바라보는 채린과 승우의 눈에서 안타까움들이 보인다.
S#44. 백화점 앞.
백화점에서 나오는 승우와 채린. 신팀장. 달평.
승우 : (끄덕.. 차에 타려다가 망설이는데)
채린 : (망설인다)
승우 : (고개 숙이고 차에 타려는데)
채린 : 최승우씨..
승우 : (혹시나.. 돌아본다)
채린 : 회장님은.. 괜찮으신가요?
승우 : 덕분에.. 고맙습니다.
채린 : (망설이다, 인사하고 돌아서려는데)
승우 : 송채린씨.
채린 : (돌아본다)
승우 : 사업가로.. 성공하신 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채린 : 고맙습니다.
승우 : (씁쓸하게 웃고.. 차에 탄다)
승우차 출발하고.. 망연하게 보는 채린.
달평 : 이제, 다 끝났군요. 하하...
채린 : (억지 웃음 지어주지만 슬프다)
S#45. 승우 차안.
멀어지는 채린을 쓸쓸하게 보는 승우. 마지막이다.. 눈언저리 뜨거워지며..
승우 : 차 세워!
신팀장 : 응?
승우 : 차 세우라구!
신팀장 : (차 세운다)
S#46. 백화점 앞.
내리는 승우. 저 만치 서서..
승우 : 채린아!
채린 : (백화점 들어가려다 멈춰선다)
승우 : 채린아!
채린 : (자신도 모르게) ..오빠..
승우 : 나 미워하는 거 아니지? 이제 나 미워하는 거 아니지?
채린 : ... (눈물 핑글 돈다)
승우 : 우리.. 서로 상처 핥아 주고, 닦아 줄 순 없지만.. 미워하는 거 아니지?
채린 : (고개 끄덕인다)
승우 : 채린아!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채린 : (천천히 고개 젖는다)
승우 : 그래.. 그러기엔 상처가 너무 크겠지? 너무 아프겠지?
채린 : (끄덕인다)
승우 : 됐어.. 그거면.. 됐어.. (끄덕여 준다)
S#47. 승우 차.
사이드 밀러로 멀어지는 채린.
승우E : 널 잃은 건 아니니까.. 넌 내 추억속에서 항상 내 여자로 살아 있을 거니까..
고개를 돌리는 승우 눈에서 눈물 흐른다.
S#48. 백화점 앞.
돌처럼 굳어서 있는 채린.
채린E : ..미안해.. 오빠.. 오빨 지울 순 없지만.. 벌써 다른 사람이 들어와 버렸어.. 정말.. 미안해.. (눈물 흐른다)
S#49. 마석철 사무실.
자리에 앉는 기풍을 따라 앉으며
석철 : 정말 유학 가는 거야?
기풍 : 응~ 여긴 심심하잖아. 미국가서 쥑이는 서양여자나 한 번 꼬셔볼까 해서~
건달1 : 우리도 따라가면 안됩니까, 형님?
기풍 : 왜, 마피아랑 붙어 볼라구?
건달1 : 그 새끼들 총만 안 뽑으면 자신있슴다. 형님 맨손 원터치로 대한민국 건달 깰 놈들 세계에 암도 없습니다. 형님.
기풍 : 됐어, 임마.
달평 : 그럼.. 벌여놓은 사업들은 어떡하실겁니까, 사장님
기풍 : 글쎄.. 어떡할까? 마사장. 계속 사채할꺼지?
석철 : ..응..
기풍 : 그럼 말야.. 풍전통운 내 지분하고, 백화점에서 나오는 배당금으로 사채 사업해.
석철 : 그 돈으로?
기풍 : 응.. 대신 이자는 은행이자 보다 낮게 받어.
석철 : (물끄러미 보다가) 알았다. 미국엔 언제 떠나?
기풍 : 내일.. (일어난다)
석철 : 내일? 그럼 술이라도 한 잔 하구 가야지?
건달1 : 그러게 말입니다. 형님. 그냥 가시면 섭섭해서 어쩝니까, 형님.
기풍 : 담에 먹자. 돌아오면..
석철 : 그래~ 그럼.
악수하고 헤어지는데..
건달1 : 형님. 저 아들 낳으면, 이름을 기풍이라고 지어도 됩니까, 형님?
기풍 : 안돼, 임마.
건달1 : 왜 안 됩니까?
기풍 : 그 자식.. 마음 아픈 일 많이 생기니까.. (히죽 웃고) 간다~
S#50. 차 안. 낮
달평 : (운전하며) 백화점엔 안 들르실겁니까?
기풍 : 이제 백화점 얘기만 들어도 신물이 난다. 앞으론 백화점 콧배기도 안 보고 살꺼다. 내가~
달평 : (다 안다) 송사장님.. 세린느 매입했습니다.
기풍 : .. 그래? 잘 됐군.
달평 : 일도 참 기운차게 잘 하시더라구요. 이제 진짜 사장 같습니다. 그리구요, 저, 삼송백화점 정식 고문 변호사 됐습니다.
기풍 : 그래? 오~ 달팽이. 축하해. (미소) 잘됐어~ 잘 된 일이야~ (뒤로 기댄다)
달평 : 전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게 있는데 말입니다.
기풍 : 뭐가?
달평 : 갖지도 못할 거에 왜 그렇게 열심이셨습니까? 사장님 가지신 건 다 줬잖습니까?
기풍 : (미소) 미련이 남으면 안되니까.. 그럼, 자꾸 돌아보게 되잖아..
달평 : ....
S#51. 납 골 당.
꽃을 내려놓는 채린.
채린 : 아빠.. 약속한 대로, 아빠가 세운 공장.. 세린느 찾아 왔어.. 기쁘시죠? 나도 기뻐요..
그 약속만 지키면, 세상에 부러울게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근데.. 왜 이렇게 허전하지 아빠? (눈물 핑글 돌며)
왜 모두 다 잃었다는 생각만 드는거지? (천천히 떨리는 채린의 어깨)
(F.O)
S#52. 백부자집 전경.
S#53. 백부자 거실.
옷을 입고 나오는 기풍에게..
부자 : 오늘 떠날 놈이 어딜 갔다 온다고 그래?
기풍 : 금방 갔다올께. 할마이. (찬비 보며) 괜찮지?
찬비 : (끄덕, 처연하게) 그래.. 잘 갔다 와. 오빠.
기풍 : 짜식~ 전쟁터 보내냐? 왜 오바하고 그래?
찬비 : (밝게) 오바가 뭔지 보여줄까? (와락 껴안으며) 이게 오바야~
기풍 : 야~ 얘가 대낮부터.. 안 떨어져?
찬비 : (더욱 껴안는다)
부자 : (찬비 마음 알기에 고개 돌리는데)
찬비 : 오빠.. 밥 잘 챙겨먹구. 건강해야 돼.
기풍 : (어이없어) 할마이.. 얘 왜 이래?
찬비 : (다시 한 번 꼬옥 안아주고. 떨어지며) 잘 갔다오게 장군!
기풍 : 이게.. 씨! 알았어.. 할마이 갔다 올께.. (나간다)
부자 : 괜찮겠네?
찬비 : 까닥 없어요. 할머니.. 나두 지금 갈께요.
부자 : 그래 내 새끼.. (안아준다)
찬비 : 할머니.. 나 진짜 진짜 튼튼해져서 올께요. 큰 산 처럼, 큰 강물처럼.. 응?
부자 : 그래.. 튼튼해져서 와.. 튼튼해져서..
두 사람 눈물 흐른다.
S#54. 사장실.
서류를 보고 있는 채린. 세나 들어온다.
세나 : 사장님.. 팩스가 와 있는데요?
채린 : 뭐죠? (보는데)
약도가 그려진 팩스다. 용지 윗쪽과 아랫쪽에 글씨 나누어져 적혀 있다.
기풍E : 송사장.. 보여줄게 있어. (장난스럽게) 여기 찾으면 용치~
채린 : (피식 웃는다)
S#55. 주택가.
택시에서 내리는 채린. 약도를 보고 , 두리번 거리는데 영숙 보인다.
채린 : 엄마!
영숙 : 채린아~
채린 : 엄마가 여긴 웬일이야?
영숙 : 니가 여기 찾아오라고 약도 보냈잖니?
채린 : 내가?
영숙 : 그래~ 우리 새로 살 집 구해놨다고 이거 퀵서비스로 보냈잖니.
채린 : (보면 약도다) ....?
영숙 : 니가 보낸 건 아니었니?
채린 : ... 일단 찾아보자, 엄마.
영숙 : (두리번 거리다가..) 어~ 저기 맞나보네?
S#56. 집앞.
집 앞에 커다란 리본이 매어져 있고, 화환이 걸려 있다. 문패를 보면, '송채린'이라고 적혀 있다.
문을 밀어보는 영숙. 문 밀린다.
영숙 : 어머, 열렸다, 얘.
들어가 보는 두 사람.
S#57. 집안.
들어오는 두 사람. 눈이 휘둥그레 진다.
영숙 : 채,채린아..
채린 : ....
영숙 : 우리.. 예전에 살던 집이랑 똑같애.. 어쩜~ (돌아본다) 연못도 똑같구.. 어머, 그네도 있네?
채린 : (놀랍고, 어안이 벙벙한데)
핸드폰 울린다.
채린 : (받고) 여보세요.
기풍E : 어~ 송사장..
채린 : 기풍씨~ 어디야?
기풍E : 어~ 여기.. 하와이~
채린 : 농담하지 말구.. 어디 있어?
기풍E : 그네 마음에 들어? 한 번쯤 말야~ 하늘 닿도록 밀어주고도 싶었는데 말야~
그럼, 송사장 날아가 버릴 것 같아서 말야..헤헤. 그럼.. 잘 계시게나.. 백화점 사장님.. (뚝 끊긴다)
채린 : 기풍씨~ 기풍씨~ (달려 나간다)
영숙 : 채린아~ (부르다가.. 좋아서 여기저기 만져보는데)
S#58. 차 안.
집 앞으로 달려 나오는 채린이 차창으로 보인다.
채린 앞을 지나치는 자동차. 기풍의 시선으로 채린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인다.
멀어지는 채린 모습 보며..
기풍 : (밝게, 발악처럼) 송 채린~ 이제 진짜 안녕이다~ 굿바이! 제기랄 백화점아.. 제기랄 사랑아~ 어두웠던 밤들아~
사랑을 잃고 나는 가네~ 지랄 같은 대한민국 만세다. 대한민국 만세~ 캬하~ 좋다. 좋아~ (하는데 눈물 핑글 돈다)
S#59. 사장실.
힘없이 들어오는 채린. 책상위에 소포가 놓여 있다.
뜯어 보는 채린. 기풍의 수첩(장부)과 편지 한 장이 놓여 있다. 편지 읽는 채린.
찬비E : 송채린씨가 이 소포를 받을 때쯤에 우린 미국으로 떠날꺼예요. 이것 조차, 안 주고 가고 싶었지만, 그럼 오빠가 얼마나
송채린씨를 아꼈는지.. 모를 거 같아서.. 그럼, 오빠 가슴에 송채린이란 얼굴이 안 지워질 것 같아서 드리는거예요. 찬비.
얼이 빠진듯 읽는 채린. 서둘러 장부를 펼쳐 본다. 벼락이라도 맞은 듯.. 멍해지는 채린.
S#60. 백부자 거실.
전화를 하고 있는 부자.
삼부E : 그렇잖아도 널직한 집안이 더 휑하겠구만 기래.
부자 : 그래.. 벌써 적적해져서 못 견디겠어.
삼부E : 부자야.. 너도 절로 들어오려마. 기깟 재산 다 남 줘 버리구, 들어와서 나랑 햇볕도 쬐구, 달빛도 거닐면서,
길케 살다 가자우.
부자 : 기럴까? 나도 들어갈까?
삼부E : 근데 너 처럼 이쁜 여자가 들어오면, 여기 스님들 도 닦는데 방해나 안 될까 걱정이다야.
부자 : 흰소리는~
삼부E : (껄껄 웃고) 날래 올라 오라우. 내 터 닦아 놓구 기다릴께니.
부자 : 기래.. 기래야 겠어.
삼부E : 그럼 기다린다이~
부자 : 그래.. (전화 끊는데)
기풍 : (들어오며) 할마이.. 찬비는?
부자 : (밉게, 대꾸없이 편지와 선물 상자준다) 이거나 받으라우.
기풍 : 이게 뭐야? (풀러보면)
빨간색 스웨터와 편지 한 장 나온다. 서둘러 편지 뜯어 보는데..
찬비E : 오빠, 나 유학 간다? 오빠 뒷치닥거리 하는 것두 이제 지쳤거든? 대신에 이 스웨터 다 헤어지기 전에 돌아올께.
그땐 증말 왕 튼튼해져서 올꺼다? 그때까지 바람 피우면 죽음이다. 알았지?
기풍 : (시큰하다) 이 빙신 같은게.. 할마이.. 나 갈께! (스웨터 들고, 뛰어 나간다)
부자 : (미소 지으며) 그래.. 마음 가는대로 갈 수 있을때 댕기려무나.. 때늦은 후횔랑은 하지들 말구..
S#61. 거리.
택시를 잡아 타는 기풍의 모습 위로..
기풍E : 파리발 서울행 비행기안에서, 엄마를 닮은 여자를 만났다..
S#62. 택시 안.
기풍 : 아이씨. 공항! 빠,빨리 좀 가줘요! 예! (인상 찡그리며 창문을 손으로 퉁치는 모습위로)
기풍E : 생일 축하한다. 송채린. 당신이 태어나줘서 이렇게 고마운데..
S#63. 사장실.
기풍E : 축하해 줄 수 있어서, 난 이렇게 기쁜데.. 당신은 슬픈 모양이다.. 가슴이 다 젖도록 내 앞에서 울고 있어.
눈물이 핑글 도는 채린. 장부를 들고, 벌떡 일어난다. 문 열리며 충선 들어오며..
충선 : 사장님. 이사회의 시간 다 됐는데요.
채린 : (부지런하게 나가며) 김실장님이 먼저 진행하세요?
충선 : 예? 어,어디 가시는데요?
채린 : (말없이 달려나간다)
충선 : 사,사장님?
S#64. 택시 안.
초조하게 밖을 보는 채린. 조바심나는 얼굴로 장부 펼쳐 드는데...
기풍E : 사채업자 따위는 정말 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감사해.. 당신을 만나게 됐으니까..
채린 : (그렁그렁해져서) 바보같이.. (책장 넘기면)
S#65. 채린 비젼
13부 # 70. 기풍이 채린을 안고 키스하는 장면위로
기풍E : 미안해.. 그렇게라도 기억하고 싶었어.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엄마 얼굴.. 이제 기억도 안나거든?
당신만은.. 내 입술로 감촉으로 그렇게 새겨두고 싶었어.. 오랬동안..
S#66. 국제 청사 앞.
택시에서 뛰어 내리는 기풍. 스웨터를 손에 쥐고, 미친 듯이 뛰어 들어간다.
S#67. 출국장 앞.
보딩패스를 체크하고 있는 찬비. 출국장을 빠져 나가기 전에 한 번 돌아보고, 슬프게 웃고 들어가려는데..
기풍E : 찬비야! 찬비야!
찬비, 놀라서 돌아보는데.. 기풍, 숨을 몰아쉬며 달려온다.
기풍 : 찬비야..
찬비 : 오빠.. (반가운 마음에 가려하다가. 뚝 멈춰선다)
뒷편에 채린이 올라오는게 보인다. 멈춰서는 기풍.. 찬비의 시선을 따라 돌아보면 채린이 서 있다.
채린 : 기..풍씨..
기풍 : 소,송채린.. (당황스럽다.. 찬비를 돌아보면)
찬비 : (미소 짓고, 고개 끄덕끄덕 해준다) (돌아서 출국장으로 들어간다)
기풍 : ..찬비야~
채린 : 기풍씨..
기풍 : (돌아보면)
채린 : 안 가면.. 안 돼?
기풍 : ....
채린 : 아니.. 가지 마. (강하게) 가지 마!
기풍 : ...
채린 : 당신이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지 이제야 알았어. 나도..더 이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 놓치기 싫어!
울면서, 당신 올때까지 기다리기 싫다구!
기풍 : (울컥 하지만, 다짐하듯, 예의 이죽) 송사장~ 내가 얘기했잖아.. (뜨끔하는데)
채린 : (달려와 안긴다)
기풍 : (당황스러운데)
채린 : 바보야.. 너도 아프잖아. 나만 아프면, 나만 아프면 견딜 수 있지만.. 당신은 나보다, 백배 천배 아픈 사람이잖아!
기풍 : (머뭇하다가 거세게 안아준다)
깊게 포옹하는 두 사람.
S#68. 출국장.
찬비, 돌아본다. 부러 밝게 웃지만, 눈물 흐르고..
찬비 : 오빠, 내 마지막 선물이야..
출국장으로 모습 사라지고.. 두 사람 포옹 오랫동안 보여진다.
S#69. 백화점 전경.
S#70. 회의실.
이사회가 진행중인 회의실에 들어오는 채린. 충선, 정주, 복규가 서 있다.
채린 : (앉으며) 늦었습니다. 회의는 어디까지 진행했죠?
미라 : 긴급제안이 나와서 의논 중이었습니다.
채린 : 뭐죠?
미라 : 대표이사 해임 문제!
채린 : (뜨끔하다가) 좋습니다. 계속 진행하시죠.
미라 : (일어나며) 저는 대표이사 송채린의 경영방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바, 대표이사 해임을 긴급제안했습니다.
채린 : 다음 대표이사 희망자가 양미라씹니까?
미라 : 뭐.. 만인이 원하면..
채린 : 그럼, 양미라씨의 경영방향에 대해서 들어 보기로 할까요?
미라 : (기다렸다는 듯) 전, 초일류의 백화점을 만들 생각입니다. 최고의 명품, 최고의 고객. 최상의 서비스만이
우리 삼송백화점이 21세기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채린 : 최상의 서비스는 어디서 나오는 거죠?
미라 : 그야.. 직원들의 철저한 교육내지는..
채린 : (이사들 보며) 제가 실시하고 있는 판매사원 교육과 원스톱 쇼핑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시는 겁니까?
이사들 : (눈치보며 묵묵부답)
채린 : (목소리 톤 높여) 매출액이 급신장하고, 백화점 방문객수가 2배이상을 초과하고 있는데,
제 경영에 문제제기를 하시는 거냔 말입니다.
이사들 : 아,아닙니다.
미라 : (속이 타고)
채린 : 좋습니다. 그럼 긴급제안인 대표이사 해임에 대해서 가부를 결정하죠. 저 송채린의 퇴진에 대해서 동의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미라 : (서스럼 없이 손 치켜든다)
이사들, 아무도 없다. 미라, 눈총을 주지만 외면하는 이사들.
채린 : 더, 없습니까?
이사들 : 없습니다.
채린 : 좋습니다. 오늘 이사회의는 이걸로 마치기로 하죠. 양미라씨!
미라 : ...
채린 : 다음 정기주주총회때 까지, 숙녀복매장 관리 잘 하십시오. 실적이 떨어지는 날엔, 가차없이 자를 겁니다. (나간다)
미라 : (열이 뻗쳐 책상을 쾅 내려치며 노려보는데) 나쁜 인간들!
이사들 : (찔끔거리며 나간다)
S#71. 복도
문을 열고 나오는 채린. 기웃대던, 복규.. 뒤로 물러나며 황급히 절을 한다.
충선, 정주 따라 나오는데.. 복규, 눈치보다가, 커다란 꽃다발 숨기고 안으로 들어간다.
채린 : 김실장님.
충선 : 예, 사장님.
채린 : (당당하다) 십분 후에 매장 둘러 볼테니까, 준비해주세요!
충선 : 예. 알겠습니다.
채린 : (간다)
이사진들 지나가고..
충선 : (뿌듯하게 본다)
정주 : (든든해서 보는데) 나도 사장님처럼 당당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충선 : 정주씨..
정주 : (여전히 보며) 예?
충선 : 우리도 하나 만들까요?
정주 : 뭘요?
충선 : 사장님처럼, 당당한 여전사 한 명 만들면 되잖습니까?
정주 : 뭐예요?
충선 : 저의 체력! 정주씨의 미모! 이거 둘이 합쳐지면.. 사장님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나지는 않을거 아닙니까?
정주 : (옆구리 퍽 찌르며) 먼저 뱃살부터 좀 빼세요! (앞으로 가며, 피식 웃는다)
충선 : (옆구리 붙잡고 인상쓰며) 으.. 정주씨 체력도 만만찮은데..?
(갸웃) 뱃살 빼면.. 뱃살 빼면? 결혼해준다? (환해지며) 정주씨~ (달려간다)
S#72. 회의실.
미라 : (참담하게 앉아 있는데)
복규 : (손을 뒤로 가리고 들어와 옆에 서며) 부사장님.
미라 : (여전히 묵묵)
복규 : 저랑 약속 잊지 않으셨지요?
미라 : (앙칼지게 노려보려는데)
복규 : (커다란 꽃다발 내놓는다)
미라 : 이게..뭐야?
복규 : 미라씨!
미라 : 미라씨?
복규 : 미라씨가 최고의 백화점 사장이 되건, 몸빼 바지를 입고 사과를 따건,
저, 인간 심복규 눈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결한 분이십니다. (무릎 탁 꿇고) 미라씨. 사랑합니다.
미라 : (참담한 끝이라 가슴이 저린다) 심과장..
복규 : 예.
미라 : 심과장은 내가 안 미워?
복규 : 밉다뇨~ 미라씨가 세상에서 얼매나 귀엽고, 깜찍한데~ (호주머니에서 반지 꺼낸다) 5붑니다. 다이아.
사과 풍년 들면 더 큰 거 해드리겠습니다.
미라 : (감동해서) 심과장 (안긴다)
복규 : 미라씨~ (와락 껴안는데, 안경 눌린다) 에구~ 안경 눌릿다. (미라가 보면, 안경 벗어 던지고 다시 껴안는다)
S#73. 비행기 안.
물끄러미 밖을 바라보고 있는 찬비. 눈물 닦는데..
기풍E : 혹시 알렉산더 칵테일의 유래를 아십니까?
찬비 : (돌아본다) 오빠..
기풍E : (빨간색 스웨터를 입었다. 옆으로 앉으며) 코코아 향이 부드러워 마음에 드실겁니다.
찬비 : (그렁그렁 해져서) 이 나쁜 놈아! 사람 이렇게 놀라게 하면 어떡해! (울음반 웃음반으로 어깨 친다)
기풍 : 야~ 술 엎질러지잖아~ 이 기집애야..
찬비 : (와락 안기며 운다)
기풍 : (잔 들고 어쩌지 못하다가..찬비 안아준다. 창가 바라본다)
S#74. 기풍집 옥상.
밤 옥상에 올라오는 채린. 주위에 널린 추억을 어루만지듯 보는데.. 불꽃 몇 개가 놓여져 있다.
하늘을 올려다 보는 채린.
기풍E : 송채린, 당신은 누구의 연인보다는 사장이 더 잘 어울리는 여자야!
하늘 위로 폭죽이 터져 올라간다.
[인써트] 7부 # 19 기풍과 함께 터뜨렸던 불꽃 놀이 위로..
채린E : 고마워.. 당신 같은 사람..다신 만나지 못할꺼야. 당신을 정말로 사랑했어.
웃으며 올려다 보는 채린 얼굴로, 눈물 한방울 주르륵 흐른다.
S#75. 비행기안.
창문 너머 까만 하늘로 별똥별이 하나 휙 떨어진다. 기풍에게 기대어 잠들어 있는 찬비. 까만 밤하늘 보며..
기풍E : 고마워.. 당신은 나한테 무지개같은 여자였어. 아침녁 떠올라 하루를 살게하는 희망같고,
저녁무렵 떠올라, 내 밤길 밝게 밟아오는 꿈같은 여자. 부디 좋은 꿈 꾸길 바래..
화면 어두워지며..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