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남산(終南山) 별장에서
글 왕유王維
중세파호도中歲頗好道ㅡ중년에 자못 도를 좋아하다
만가남산수晩家 南山陲ㅡ만년에 종남산기슭에 집을 지어
흥래매독왕 興來每獨往ㅡ흥이 나면 매양 홀로 거니는데
승사공자지 勝事空自知ㅡ유쾌한 일은 나만이 안다네
(스스로 깨침보다 나은 일은 없으리)
행도수궁처 行到水窮處ㅡ가다가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
좌간운기시 坐看雲起時ㅡ앉아서 구름피어오르는 것 바라본다.
우연치림수 偶然値林叟ㅡ우연히 숲속 늙은이 만나면
담소무환기 談笑無還期ㅡ얘기하고 웃느라 돌아가기를 잊는다.
<해설>
소동파시가 톡쏘는 강렬한 맛이라면 왕유의 시는 누룽지처럼 구수하다.
그는 시, 음악, 그림에 뛰어나다. 특히 그림은 남종화의 시조라 한다.
또 산수화를 발달시킨 최초의 인물이라고도 한다.
당대에 이백, 두보와 함께 당대시인 3인에 꼽는다.
은둔생활을 하면서 한가로운 전원생활을 노래하고
자연속에 계절변화를 재미있게 표현해 접하기 쉽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우연히 숲속 늙은이를 만나
이야기하다 돌아갈 시간을 잊는 그런 달달한 즐거움이
올가을에 찾아오길 기대하면서 다시한번 읽으니 넉넉하다.
종남산 별장을 짓고 은거하며 은거의 즐거움과 세상과 다툼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나타내 준다.
불교신자로써 관념적인 공 空의 세계에의 동경을 노래한 것이 많다.
관직에 있다가 물러나 망천허난성에 별장을 짓고 죽리관, 녹시를 노래한 것이 유명하다.<2023.9.27덕전>
첫댓글 왕유읭 시는 누룽지처럼 구수하다. 시, 그림, 음악에 뛰어나다. 고전 사부님이신 백암님의 쾌유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