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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연재>
명상 앱, 인사이트타이머
글| 스텔라 박
인사이트타이머의 CEO Christopher Plowmar
내가 인사이트타이머 앱(InsightTimer App)을 이용해 명상을 한 지도 1년이 넘었다. 불교 클래스에서 만난 한 도반으로부터 2016년 10월 말 경에 인사이트타이머를 소개받았다. 하지만 인사이트타이머가 세상에 나온 지는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인 2008년의 일이다.
명상 수행자이자 앱 개발자인 브래드 펄머(Brad Fuller)는 “혼자서 명상을 할지라도 명상 그룹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명상 커뮤니티 앱을 개발했어요.”라고 말한다. 그의 의도는 앱을 통해 완벽하게 실현됐다.
그 후 2015년 4월, 오스트레일리아의 크리스토퍼 플로먼(Christopher Plowman)과 니콜라스 플로먼(Nicholas Plowman) 두 형제가 브래드 펄머로부터 인사이트타이머를 구입했다. 당시 사용자는 약 10만 명이었었다. 펄머 형제는 기존의 타이머 기능에 명상 선생과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을 더했다.
인사이트타이머는 타임 매거진(Time magazine)이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앱 50개 가운데 하나로도 선정되었다. 현재 인사이트타이머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전 세계 130개국가의 300만 명에 달하고 매일 인사이트타이머를 통해 수행하는 인구도 약 1만 명이나 된다. 이용자들은 무료 명상 가이드 오디오와 음악, 다르마 토크 등7,500여개의 오디오와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사이트타이머에 오디오를 올려놓은 명상 선생의 숫자도 약 1500명이나 된다. 인사이트타이머 외에도 여러 명상 앱이 있다. 심플 해빗(Simple Habit), 헤드스페이스(Headspace), 캄(Calm),10퍼센트 해피어(10% Happier) 등이 그것이다.
인타이트타이머 이용 후기
아마 한 번도 인사이트타이머를 사용하지 않았던 독자일지라도 인사이트타이머를 통해 명상을 하는 과정을 설명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다른 앱과 마찬가지로 전화기 기종에 따라 앱스토어 또는 구글 플레이 숍에 들어가 인사이트타이머 앱을 찾아 설치한다. 앱을 열고 가입한다.
인사이트타이머를 이용한 명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는 명상 인도자의 가이드 오디오를 들으며 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그냥 타이머만 사용해 침묵 또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는 것이다.
나는 아침에는 약 20-30분 정도, 타이머를 셋업해놓고 명상하기를 즐기고 밤에는 내가 좋아하는 명상 스승의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거나 그냥 타이머를 셋업해놓고 약 1시간 정도 명상을 한다.
사실 이런 앱 없이 그냥 명상을 해도 된다. 하지만 인사이트 타이머를 사용하면 여러 장점이 있기에 매번 명상할 때마다 앱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첫번째는 타이머 기능이다.
물론 스마트폰의 타이머를 셋업하고 해도 되지만 인사이트타이머를 통해 타이머를 작동하게 되면 명상 시작과 끝마치는 지점의 알림음을 소리가 아주 고운 티벳 라이스볼로 셋업해놓을 수가 있다. 명상 시작과 끝을 알리는 소리는 목탁 소리, 종소리 등 다양해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20분 또는 더 긴 시간 동안 침묵 가운데 수행할 수도 있지만 배경 음악을 선택할 수도 있고 중간에 종소리가 들리도록 셋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분 명상을 하도록 셋업했을 때, 1분마아 중간 벨이 울리도록 셋업한다면 “아, 이제 한 몇 분정도 남았구나.”라고 가늠할 수가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내 명상 수행의 기록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내가 과연 수행을 시작하고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실제 명상 수행을 했는지, 인사이트타이머는 기록해준다. 내가 명상을 하고 나면 앱은 “이것을 기록할까(Log)?” 라고 묻는다. 만약 내가 앱을 작동시키고 앉아 있었다만 대부분 졸았다면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 명상 외에도 걷기 명상, 요가, 기도 등 다른 영적 활동의 내용을 기록하는 항목도 있다.
세번째는 사이버 명상 공동체의 역할이다.
인사이트타이머 시작 화면에는 지금 현재 인사이트타이머를 틀어놓고 명상하는 사람이 몇 사람인지를 나타내주는 지도가 나온다. 가끔 그 인구는 1만 명이 넘을 때도 있다. 적을 때는 몇 천 명… 그래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이렇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 빛과 사랑을 보내는 자애명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타이머로 명상을 마치고 나면 가끔씩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해있다. 별 다른 것은 아니고 “함께 명상해주셔서 감사해요.(Thank you for meditating with me.”)라는 쪽지이다. 또 가끔씩은 “당신의 태그 라인이 마음에 들어요.(I you’re your tag line.)”라는 메시지도 온다. 태그 라인이란 맨 처음 가입을 할 때, 나에 대해, 또는 나의 깨달음에 대한 한 마디를 입력한 것이다.
내 태그라인은 “인식의 인식(Awareness of awareness)”, 즉 인식을 인식한다는 내용이다.
가끔 명상을 마치고 다른 사람들의 태그라인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큰 즐거움들이다. 다들 도 통한 사람들처럼 깨달음의 진수를 표현한 태그라인들을 보면 이 시대의 선시(禪詩)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남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기만 하다가 요즘은 나도 내게 메시지 보낸 이들에게 답장으로 “함께 명상해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메시지를 쏘아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느낀다. “아. 이 사람도 나와 같은 시간에 이렇게 마음자리를 돌아보고 있구나.” 함께 같은 시간에 명상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그 사람과 뭔가 연결된 듯한 느낌을 갖는다.
실상은 이 세상 만물이 모두 연결돼 있지만, 함께 같은 시간에 수행을 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해주는것 같은 느낌을 이미 클래스에서의 그룹 명상, 묵언 리트릿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경험했다. 연락을 해오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전 세계의 수행자들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미전국, 남미… 그야말로 글로벌 명상 커뮤니티가 조성된 것이다. 가끔씩은 한국에서 수행하는이들도 연락을 해온다.
네번째는 도반을 만날 수 있는 기능이다.
인사이트타이머에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처럼 친구추가 기능이 있다. 친구를 맺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경우 친구 요청을 보내고 또 누군가로부터 친구 요청이 오면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UCLA에서 2017년에 TMF(Training of Mindfulness Facilitator) 프로그램을 함께 한 클래스메이트들과의 공통체가 있고 그들과 친구 관계에 있다. 친구 요청을 해온 이들 가운데는 명상에는 별 관심이 없고 친구 모으기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은 이들도 있다. 어떻게 아느냐고? 친구 요청을 해온 사람의 프로필에는 그 사람이 세팅을 어떻게 해놓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명상 수행 일지가 나온다. 명상 기록이 10일 전에 10분 한 게 고작이면서 친구는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이들에게서 친구 요청이 오면 나는 대부분 거부한다. 웬지 잿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이다. 이것도 분별심(Judgment)일 수 있음을 알아차리며 그렇게 한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실제 친분 관계가 없으면서 온라인 상으로만 친구인 이들이 많아져서 좋을 것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좋은 아이디어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은 있지만...) 가끔씩은 친구들이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엿보기도 한다. 한 친구가 오전 1시간, 밤 1시간을 명상한 기록을 보면서나 스스로 좀 더 열심히 해야지, 마음을 먹기도 한다.
수행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에도 친구들의 노력을 확인하면 더욱 분발하게 된다. 또 가끔씩은 친구들이 했던 오디오 가이드를 나도 한 번 들어본다. 그렇게 발견한 것 가운데 상당히 괜찮은 오디오 가이드들도 있다.
다섯번째, 여러 다양한 전통의 스승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이 녹음해놓은 오디오 명상 가이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는 대부분 침묵 가운데 명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끔씩 다른 스승들은 어떻게 가이드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가끔씩은 다른 스승의 목소리에 완전히 나를 맡기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 이를 이용한다. 그러는 가운데 가끔씩은 대박 스승의 대박 오디오를 만나기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어쩜 그렇게도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 유도해내는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명상 가이드 오디오들이 가끔씩 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명상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런 노하우들을 내 클래스에 적용하기도 한다.
오디오 명상 가이드 가운데는 미주현대불교 독자들에게 소개했던 미국의 영성 스승, 람다스(Ram Daas)의 것도 있었다. 그는 띄엄띄엄, 몇 마디 언어를 통해 오직 사랑만이 실재임을, 우리는 지금 이대로 너무 완전함을 일깨워준다. 그의 현존(Presence)이 느껴지는 명상 가이드이다.
여섯번째, 다양한 명상 음악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마음챙김 명상을 할 때에는 대부분 현재 이 순간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는다. 하지만 가끔씩은 음악을 집중해서 듣는 것으로 수행을 할 때도 있다. 인사이트타이머에서는 뇌파를 안정시키는 다양한 음악과 사운드, 종소리, 자연의 소리, 바이노럴 비트(Binaural Beats) 등을 다양하게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어 좋다. 나는 인사이트타이머의 명상 음악을 명상 수행 후 잠자리에 들을 때 틀어놓는다. DNA를 치유하는 비트, 잠이 잘 오는 음악 등 그날 기분에 따라 틀어놓고 누워 있다보면 어느 틈에 잠에 빠져든다. 이 부분은 나의 명상 수행 기록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일곱번째, 수행 후 수행일지를 기록할 수 있는 기능이다.
수행을 다 하고 나서 마침 버튼을 누른 후에는 수행 일지를 앱에 적을 수 있고 이를 나중에 컴퓨터로 가져올 수 있다. 최근에서야 수행일지의 중요성을 통감했다. 명상 수행을 시작하고 언제쯤부터 손바닥에서 간지러운 느낌이 있었는지, 언제쯤 제3의 눈이 열리는 체험을 했는지, 그날 그날의 깨달음 등은 우리들 수행에 있어 너무나도 소중한 자료들이다. 요즘은 컴퓨터를 바로 옆에 두고 명상을 마친 후의 깨달음을 끄적끄적 적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예쁜 노트를 하나 마련해 손으로 깨달음들을 적으려 한다.
여덟번째, 비슷한 관심을 가진 이들의 그룹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 마인드풀니스 외에도 페르시아의 신비주의 시인 루미의 시에 대해 사색하는 그룹, 에크하르트 톨레의 가르침에 대해 토의하는 그룹, 인도의 베딕 전통을 공부하는 그룹 등에 가입돼 있다. 개인적인수행에 바빠 자주 확인하지는 못하지만 그룹 활동에서 더욱 힘을 얻는 이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홉번째, 인사이트타이머 앱은 매일 명상을 하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인사이트타이머에서는 매일 매일 수행을 했을 경우, 10일째 되는 날, 노란색 별을 하나 준다. 처음 수행을 시작하고 별이 하나 생겼을 때의 기쁨이란. ㅋㅋㅋ. 마치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100점 받은 시험지에 붙여주었던 색종이 별을 받은 것처럼 기뻤다. (아! 나의 유치찬란함) 20일째 되는 날, 또 하나의 별이 생기더니 이제 인사이트타이머로 매일 수행을 한 지 500여일이 지나고 났더니 초록색 별 2개, 빨간색 별 2개, 노란색 별 2개를 달게 됐다. 초록색 별을 4개 이상 갖고 있는 친구들은 매일 수행을 오래해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존경심을 갖게 된다. 에고의 활동을 가장 잘 활용한 것이 바로 이 별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내가 참 유치한 면이 있구나 알아차리면서도 계속 나는 인사이트타이머 앱을 이용해 명상을 하고 지속적으로 별을 늘려간다. (나에 대해 웃음이 나온다. 귀여운 면이 있네. ㅎㅎㅎ.) 여행 중, 인터넷을 잘 못 쓸 때면 명상을 하면서도 웬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이것도 기록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녁 때 호텔 방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명상부터 한다. 계속 별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웃는다. 왜 그렇게 연연해 해? 나중에 안 것이지만 지나간 명상 세션을 추가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묵언 수행 리트릿에 들어갈 경우, 전화기 자체를 반납하기 때문에 기록을 할 수 없다. 나는 나중에 이 기능을 알게 되어 리트릿 기간 동안 했던 하루 5시간 이상의 명상 수행도 모두 기록했다.
인사이트타이머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전화기, 그리고 태블릿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한 어카운트로 여러 기종을 사용할 수도 있다. 태블릿에서 수행한 기록은 전화기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인사이트타이머의 미래
인사이트타이머의 CEO인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최근 이용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정말 좋은 앱이지만 이를 무료로만 운영하는데는 한계가 있어서이다. 다음은 그 편지의 요약이다. “명상의 의학적 효과가 증명되자 이런 목적으로라도 명상을 시작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명상 소비자이다. 그리고 소비자가 있는 곳에는 자본가와 투자자가 뒤따른다. 우리 역시 명상 앱에 투자를 했다. 우리가 인사이트타이머를 인수했을 때엔 이런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무료 명상 앱을 만드는 것.
둘째, 명상 선생과 명상 음악 작곡가들이 의미 있는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
셋째, 상업적으로 건실하면서 지속가능한 의식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
이는 결코 쉽지 않았다. 매년 수 백만 달러가 투자되는 가운데 모든 컨텐츠를 무료로 이용하게 하면서 어떻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약속한다. 아무리 운영이 어렵더라도 다른 사이트들 처럼 광고를 시행하지는 않겠다. 또한 일부 앱처럼 무료 컨텐츠는 몇 안 되면서 여러 컨텐츠들을 유료로 만드는 방법도 쓰지 않겠다.
이용자들이 매일 수행하는 것에 돈이라는 벽을 세울 수는 없다. 우리는 명상 선생들이 무료 가이드 오디오들을 계속해서 업로드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앱 자체를 발전시킬 것이다.”
그들은 지속가능한 매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는데 유료 컨텐츠와 온라인 코스를 운영하는 것과 명상 선생님께 이용자가 하는 도네이션 창구를 준비 중이다.
이용자들이 명상 선생님들에게 하는 도네이션 창구를 마련해 85퍼센트는 선생님들께, 인사이트타이머가 15퍼센트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도 이것으로 회사 운영이 지속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중국의 사업가인 보 샤오(Bo Shao)가 인사이트타이머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샹하이 출신으로 하버드 MBA를 마친 그가 투자를 결정했을때에는 뭔가 희망의 싹이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인사이트타이머 등 명상 앱들이 지구 행성의 의식이 높아지는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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