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은 지난해 11월 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의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후 프랑스 현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작가는 당시 다음 작품에 관해 "한국 현대사는 그만 쓰고 싶다"며 "다음 작품은 조금 더 개인적이고 현재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쓰고 싶다"고 했다.
한 작가는 자기 작품이 해외에서 사랑받는 비결에 대해 "글을 쓸 때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감각이 중요하다"며 "문장을 쓸 때 내 감각이 전류처럼 흘러나오면 읽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거 같은데 이것은 문학이라는 것이 가진 이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 작가는 이번 노벨문학상을 타기 전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상,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상, 지난해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문단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역사에서 일어났던 일을 다룬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해서 질문하는 일"이라며 "설령 역사적 배경이 달라도 인간으로서 공유하는 것이 있기에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책은 4.3 사건만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학살에까지 가지를 뻗어나가는 소설"이라며 "고통스러운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의 내면에 갖고 있다고 믿고 싶은 밝음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소설"이라고 부연했다.
메디치상 심사위원인 파스칼 로제(Pascale Roze)도 "한국 현대사의 사건에 대한 작품이지만 인간의 공통된 내면성에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작품의 깊이와 감성, 환상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아주 내밀한 문체에 크게 매료돼 심사위원단이 만장일치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한강은 "글을 쓸 때는 독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게 행운 같다"며 "소설을 완성하는 것 외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