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龍) 시리즈 14 >
천년 사직 신라(新羅)가
저물어 가고
고려(高麗) 왕건에게
나라가 넘어가자
태자(太子)의 신분으로
영원히 떠나야 했던
신라 경순왕(敬順王) 아들
마의(麻衣) 태자!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천년 사직이 문을 닫는데
누군가 울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마의(麻衣) 태자가
통곡하며 걷던 길
회룡포(回龍浦)...
그 이후
개골산에 들어가
바위 아래에 집을 짓고
삼베로 된 옷을 입고
풀잎을 먹어 가며
초근목피(草根木皮) 하였고
그렇게 생을 마감한
마의(麻衣) 태자...
오늘도,
마의(麻衣) 태자의
혼백(魂魄)과 기개(氣槪)를 품고
함께 울고 있는
회룡포(回龍浦) 이야기이다.
태백산 아래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한 물이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로
120km 내달려
내성천(乃城川)이 휘감고 돌아
모래사장을 만든 곳이
회룡포(回龍浦) 이고,
그 안에
마을이 들어서 있다.
유유히
흐르던 강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원(圓)을
둥글게 그리고
상류로 거슬러 흘러가는
기이한 풍경으로
용(龍)이
날아 오르면서
크게 한 바퀴
돌아간 자리...
육지 속의 섬
회룡포(回龍浦)!!
예천 8경(八景) 중
하나이다.
이 풍경을
제대로 보려면
인접한 장안사(長安寺)로
올라 가서
회룡대(回龍臺)에 서면,
둥글게 바깥 쪽으로
툭 튀어나와
어머니 젖가슴 같은
물도리 모양으로
굽어진
내성천(乃城川)과
그 안 섬과 같은
마을이
한눈에
들어 오지만
지금의
회룡포 마을에는
모두
도시로 떠나고
몇 가구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작고 조용한
마을로 되어 버려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는 대목이다.
풍수적으로는,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하듯이
산과 강이
태극(太極) 처럼
서로
부럽게 안아
산(山)도 용(龍) 이고
물(水)도 용(龍) 이라!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
천하 명당 이지만
물길이 350° 돌아
지맥이 약한 이유로
큰 인물이
배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도,
삼한시대와
삼국시대를 거치는 동안
격전지로써
용주성(龍州城)이 있으며,
주변 고분과
봉수대가 남아 있어
그 옛날
전사(戰死)한 병사들의 피가
강물을 따라 흘러
맞은편 언덕에
엉키어 붙었다 하여
핏물끝 이라 부르고,
그 통곡 소리가
먼 마을까지 들였다고 하며
노래 가사 또한
구구절절(句句節節) 하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멀리 찾아서
휘돌아 가는 거 세월이 얼마이더냐
물설고 낯설은 어느 하늘 아래
빈 배로 나서 있구나
세월아 그 욕심 더 해가는
이 세상이 싫어 싫더라
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련다
내 마음 받아 주는 곳
아...
어머님 품 속 같은 그 곳
회룡포로 돌아가련다
역시,
아무리
큰 잘못을 하여도
품 속으로
더 세게
안어 주시고
더 세게
보살펴 주시고
더 세게
이끌어 주시는 곳은
어머니 품 속 뿐이다.
불현듯,
백골(白骨)이 다 되신
모친이 뽀꼬짭따.
모친 생전(生前)...
전화 한 통이 효도인 것을
그것을 몰라다니...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2024.
1월 마지막 날
보리차 끊는
난로 옆 조용한 오후...
甲辰年
一月 第三十一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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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回龍浦)!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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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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