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새로 정착할 집에 토요일부터 입주하여 태균이 준이 미리 적응시키고 주말 이틀간 생고생을 하며 이사를 마쳤습니다. 생고생이 된 이유는 엄청나게 쏟아진 장맛비 속에서 대사를 치뤄야 했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장대비 속에서 컨테이너를 무려 5대를 옮겨놓고 기진맥진할 새도 없이 이삿짐 정리와 운반에 돌입, 1년살이 살림이 얼마나 되겠어?는 완전 착각이었습니다.
컨테이너 두 개는 영흥도에서 짐까지 넣어서 가져다 놓은 것이기에 짐이 있으면 컨테이너 옮기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서 금요일은 짐빼내고 옮기는데 인부까지 동원해서 작업마쳤습니다. 나름 주말 장맛비에 맞춰 미리 움직였지만 빗줄기가 아니더라도 태균아빠와 둘이 했던 마무리작업은 노동강도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왠만해서는 피로를 잘 느끼지않는 체질인데도 월요일 아침은 엄청 두들겨 맞은 듯한 근육통증이 온 몸에서 느껴지고 몸에 붓기가 꽤 있습니다. 몸붓기 증세가 거의 없는 체질이라 몸까지 부었다는 것은 쓸 수 있는 체력과 에너지를 과다하게 썼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체력보다 다시 거주할 공간에서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또 한 체력을 요구합니다. 해도 해도 끝없는 일들...
일요일 새벽 6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8시가 넘어서야 겨우 끝내고 돌아오니, 중간에 아이들 아점챙기려 잠시 들렸던 게 다였으니, 바리바리 쓰레기까지 몽땅 싣고 돌아온 시각은 밤 9시. 기다림에 지쳐있다가 엄마 아빠 돌아오는 차량을 보자 태균이 문 밖으로 뛰쳐나옵니다.
새로 이사한 주택은 거실과 방에서도 바다가 훤히 보이는 신산리 해안도로에 위치한 집입니다. 우리가 지난 여름날에 일주일에 두세번은 늘 즐겼던 그 바다 근처, 구옥을 신옥으로 깔끔하게 개조한 집입니다. 겉보기에는 구옥보다 좀 나아보이는 정도지만 내부는 최고급 자재로 치장한, 천정과 생활공간을 충분히 확장해 놓은 터라 덩치큰 녀석들을 소화하기에 충분합니다.
너무 살고싶었던 지역이고 멋진 집이라 이 집이 나오자마자 앞뒤 가리지않고 잡아놓았으니 언제 이런 멋진 곳에서 살아보겠습니까? 미래에 우리 집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태균아빠도 이 집이 맘에 드는 모양입니다.
한 가지 결점은 막 공사를 마친 듯한 새것 상태라서 너무 조심스럽다는 것입니다. 태균이 준이야 별문제될 게 없지만 조만간 완이가 오면? 1년살이 집 방마다 커텐과 방충망이 모두 아작한 것 생각하면 조심시켜야 한다는 점이 좀 걸립니다. 집 이사나오면서 방충망 모두 새로 해주고 오느라 비용도 좀 들었습니다.
공짜땅을 얻어 집지어볼 기회가 오기 전, 1년살이 만기를 대비해서 계약해 놓은 집이라, 6월말까지 그 땅에 살 집이 대충 지어진다면 포기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공짜땅 건축허가는 아직도 요원한지 이제 재촉하고픈 마음도 없습니다. 컨테이너 5개를 근처에 가져다놓을 수나 있었으니 이것만으로도 감사할 뿐! 천천히란 말이 무엇인지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사직후, 해야할 일은 태산! 몸은 천근만근! 그래도 쉬엄쉬엄 할 수 있게 두 녀석 주간보호센터에 잘 갔으니 새로운 제주살이는 최고의 풍경을 매일 접할 수 있는 바닷가 바로 앞이라 이 벅찬 행복감을 어떻게 전달할까요?
첫댓글 아, 그 북새통에 저는 또 민폐성 톡을 보냈으니, 정말 도움이 안되네요.
완이가 오는군요. 방학동안 두 형님들과 즐겁게 지내겠습니다.
한숨 돌리면 푹 쉬셔야겠습니다만 여건이 허락할런지요.
맘에 드는 집을 구하셔서 넘 다행입니다.
제주도 건축허가 받기 하늘의 별 따기란데 대지가 아님 쉽지 않을 수도요.
모든게 순조롭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