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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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4:59
몽당 크레파스
쎄실
조회 수 67 댓글 2
몽당 크레파스
양다연
크레파스 한 다스가 팔꿈치에 밀려
책상 밑에 툭 떨어졌다
허리를 굽혀 줍는다.
상자 속에서 만났던 크레파스는
색은 달라도 비슷했는데
하나하나 담으니 또 다른 느낌이다
마치 똑같은 형태의 아파트에 각각의 다른 사람이 사는 듯.
시시콜콜한 생각하며 이제
다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가 비어있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굽히니
방구석에 노란색 몽당 크레파스가 제 집인 양 앉아있다
제 몸을 감싸고
제 이름을 자랑하던
제 옷은 어디 간데없고
이리저리 부딪혀
노란 개나리꽃은
더 이상 그릴 수 없는 상처투성이가 되어있다.
울컥했다.
어떠한 불평불만 없이
쓰임에 순종한 몽당 크레파스.
작고 작은 크레파스에게
길고 긴 인생의 여정을 배웠다.
가진 색의 모습대로 그날까지 묵묵히 당당히
인생의 여백을 채워가야 함을...
첫댓글 수하 24-08-13 17:20
*글이 길을 잃지 않고 잘 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작품의 완성이 눈앞이다 싶습니다
*시의 주제와 주제를 연결하는 소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긴장감은 다소 부족하나 끝까지 읽어가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입니다
수하 24-08-24 19:24
https://youtu.be/SeemTuc9AZY?si=ieb1y2iq-2s1p0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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