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예수 수난 생생한 재현, 가슴을 파고들다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 주님 수난극 공연 펼쳐 신자 300여 명 관람, 예수 수난과 희생 되새겨
cpbc입력 2023.04.03.11:36수정 2023.04.05.12:48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 내 평화의 전당에서 2일 주님 수난극이 공연되고 있다. 김영수 명예기자
전주교구 치명자산 성지(담당 김영수 신부)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인 2일 성지 내 평화의 전당에서 ‘주님 수난극’ 공연을 펼쳤다.
평화의 전당 입구와 잔디광장에서 펼쳐진 공연은 예수님께서 빌라도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서 십자가 죽음을 맞는 수난 과정을 재현했다. 수난극은 ‘십자가의 길 14처 기도’를 연계해 사순 시기의 의미도 더했다. 이날 주님의 수난에는 신자 300여 명이 함께했다.
주님 수난극은 전주교구 가톨릭예술단 공연팀과 전동본당 히엘 찬양팀이 함께 마련했다.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된 공연은 군사들이 예수님의 맨몸을 채찍으로 때리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예수님의 온몸에 실제처럼 피멍 자국이 올라오는 것을 본 신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무거운 통나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을 따르는 신자들은 2000년 전 군중이 돼 십자가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전주 천변을 산책하던 시민들도 가던 걸음을 멈추고 예수님 수난의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수난극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장면에서 절정에 달했다. 치명자산 성지 루갈다 광장 성모동산에는 손등에 대못이 박히고, 피가 흐른 채 형틀에 매달린 예수님의 십자가가 높이 들렸다. 신자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인류 구원을 위해 파스카의 희생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귀한 희생을 묵상했다.
주님 수난극은 1634년부터 독일의 오버암머가우어 마을에서 시작됐다. 전주교구는 1998년 교구에 주님 수난극을 유치했다. 이날 공연에 함께 자리한 이병호 주교는 “아무리 노력해도 씻기지 않는 우리 죄를 예수님께서 목숨을 바쳐 씻어주셨다”며 “십자가에서 흘리신 생명의 물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우리의 모든 세포를 충만히 채워주길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주님 수난극을 지켜본 위민숙(마리아)씨는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통이 온몸에 박히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순 시기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체험한 은총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수 신부는 “앞으로 매년 성지의 사순 시기 콘텐츠로 주님 수난극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주님께서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함께 묵상하자”고 전했다.
신현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