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이 깊어가며 느끼는 소회♤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섰다가
예전과는 다른 자신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https://youtu.be/asfwADW1xL4?si=tffdQobDGS8ToOl7
검게 빛나던 머리카락 사이로 흰빛이 스며들고,
팽팽하던 피부에는 세월이 지나간 자국들이
조용히 내려앉아 있습니다.
https://youtu.be/asfwADW1xL4?si=tffdQobDGS8ToOl7
젊은 날에는 미처 몰랐던 시간이,
이제는 얼굴과 걸음걸이와 눈빛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일이 아니라
삶을 오래 통과해 왔다는 흔적을
몸에 새기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했고, 누군가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했으며, 가족과 생계를 위해
숨 가쁘게 살아냈습니다.
그때는 시간이 무한한 줄 알았습니다.
내일도 있고, 다음 달도 있고, 언젠가는
마음 편한 날이 오리라 믿으며
오늘의 자신을 자꾸 뒤로 미루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도
한 걸음씩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있고,
떠나보낸 사람들의 얼굴이 늘어나 있으며,
반갑게 불러주던 이름들마저 하나둘
기억 속으로 멀어져 갑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많은 것이
행복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마음 편히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늙음이 깊어질수록 사람은
점점 단순한 것들에 마음이 갑니다.
햇살 잘 드는 창가,
후덥지근하지만 조용한 아침
몸 아프지 않은 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는 평범한 저녁.
젊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소소한 평안이
노년에는 무엇보다 큰 축복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늙어가며 깨닫게 되는 것은
인생에는 끝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애써도 붙잡을 수 없는 사람도 있었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아쉬웠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젊은 날에는 그것이 억울했고 분했지만,
세월이 흐르니 모든 일이 꼭 이기고 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은 결국 자기 몫의 시간을
살아낼 뿐이라는 사실을 늦게서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노년에는
조금은 너그러워집니다.
타인의 부족함도,
자신의 실수도, 세상의 느린 흐름도
예전만큼 날카롭게 바라보지 않게 됩니다.
억지로 움켜쥐려 하기보다
흘러가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는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늙어간다는 것이 늘
담담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기억은 자꾸 흐려지며,
문득문득 찾아오는 외로움은
생각보다 깊습니다.
특히 밤이 조용해질 때면
지나온 세월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린 자식을 업고 뛰어다니던 날들,
가난했지만 웃음이 있었던 시절,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어느 봄날의 풍경 …
그 기억들은 때로는 그립고,
때로는 아프지만 결국 지금의
자신을 만든 삶의 조각들입니다.
그래서 늙음은 잃어가는
과정만은 아닌 듯합니다.
욕심이 조금씩 줄어드는 대신
삶을 바라보는 눈은 깊어지고,
빠르게 달리는 힘은 약해지는 대신
천천히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은 커집니다.
젊음은 빛나는 계절이었다면,
노년은 익어가는 계절에 가깝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오랜 시간 바람과 비를 견디며
조용히 단단해진 나무처럼,
사람도 늙어가며 비로소
삶의 깊이를 갖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남은 날들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길이가 아니라
오늘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일 것입니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음에 감사하고,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누군가의
안부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일.
어쩌면 그것이
늙음 끝에서 배우게 되는
가장 조용하고도 깊은 삶의
지혜인지도 모릅니다.
- 옮긴 글 -
첫댓글
가끔은
거울속에서 낯선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오래전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마주하게
되면서 놀라게 되지요 .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바라보며 살아야겠지요 ~^^
꽃등님
반가워요
베베님이 글을 워낙 잘 쓰시니
정말 잘 썼디 생각했습니다.
구구절절이
단어 하나하나
어쩜 이리도 내맘같은지
가슴이 뭉클합니다.
정말 누구나의 가슴을 울려놓을 듯합니다
흘러간 과거들이
즐거웠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가슴속에 공허함만 남겨놓고 갑니다.
잘 보았습니다.
가슴 뭉클
좋습니다
항상 젊음줄만 알았는데 이젠 병원가는 일이
일상이 되였서요
구구절절 맞는 말에 왠지 서글퍼 지내요
여름이님
반갑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글들입니다.
황혼이 짙어가니 하루하루 무탈하게 지내는
하루의 평범한 일상이 그저 고맙고 행복합니다.
하루 무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