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그대의 이름을 이렇게 많이 듣게 될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대도 역시 몹시 당혹 스러울것이다.
더구나 10여년 국대 생활 사적이던 공적이던 시합 잘못한거
이외에는 비난받아 본적 없던 그대였으니 아마 말년에 마가
꼈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
나는 내가 그대의 특별한 팬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번일로 그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해볼수밖에 없었다.
우선 그대의 선수로서의 능력에 대해 얘기한다면..
축구 볼줄알고 경기장 가본 사람은 안다.
그대가 능력있고 노련한 선수라는거.
툭하면 턱없이 띄었다 떨어트리는 우리나라 허접한 스포츠지
바보들의 평가야 가치없는 일이니 제끼고, 해외의 객관적
전문가들의 눈에도 훌륭한 선수로 뽑히는 걸 보면 내눈이
해태는 아닌거겠지. 물론 브론즈볼은 개최국 어드벤테이지일 수도 있겠지만 나머지 평가들이야 우리동네 처럼 술사고 밥 산다고 받을 수 있는 건 아닐테니까.
솔직히 난 축구선수가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성과 거둬서
팬들 기쁘게 하면 더 이상 바랄거 없다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축구선수 홍명보 ! - 불만없다.
다음, 그대의 인간성 운운..
이건 좀 애매하긴 한데.
내 경험이긴 하지만 이 상황과 비슷할려나.
고등학교때 수학이 좀 위태로워지는 바람에 능력있는 선생에게
한 수 배운적이 있다. 진짜 실력있는 사람이었고, 덕분에
내 인생 수월하게 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저런 얘기해 보면서 나랑 특별히 공감대 형성
하면서 친해지진 않았다. 지금도 그 양반 얘기 나오면
그런다. 참 실력있고 좋은 선생이었다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그렇지만 그 양반이 나 하나 인간 만들어 볼라고 눈물겹게 군
가슴 메이는 스승님도 아니고, 난 그냥 그 양반의 좋은 제자중의
하나였고, 성격따위 안따지고 가르치는대로 받아들였고.
덕분에 우리 모친한테 은인 소리 들으며 흡족한 대우 받으셨다.
그대의 히딩크 감독과 비슷한 관계였을라나?
차이점 있었고,불만도 있었지만, 배울건 배운다.
프로로서 훌륭한 자세다.
그러니 히딩크 감독을 사랑하고 존경하지 않는다고 뭐라하진
않겠다. 인터뷰에 보니 훌륭한 감독이다. 많이 배웠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른 훌륭한 감독들 불러서
더 배우고 싶다. 그래야 한국축구 발전있다.
이렇게 말을 하더군.
그점은 나도 동의한다.
대한민국 축구팬으로 어찌 히딩크 감독이 이쁘지 않으랴.
하지만 그 외에도 비슷하게 능력있는 명장들이 줄줄이 있는 마당에 굳이 그를 한국축구의 대부로 삼아 추종하고싶진 않다.
까놓고말해 그가 계속 우리축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와 비슷한 네임벨류 있는 유럽리그의 누가 흔쾌히 우리에게
온다고 할까.
난 솔직히 그가 다시 오겠다고 하고, 축협이 그를위해
기다리겠다는 뉘앙스를 풍길때 흠칫했다.
그러면 그동안은 누가 그를 대신하나?
덕분에 축협은 다시 말랑말랑한 국내 감독에게 그자리를 맡길것
아닌가. 돌아올 히딩크를 기다린다는 핑계로.
이거야 말로 퇴보가 아닌가.
차라리 고맙다 잘가라 하고 그를 보낸다면 여론에 밀려서라도
일본처럼 다시 감독 영입하고, 겨우자리잡은 합리적인 시스템을 유지 할 수 있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히딩크 유임보다는 새로운 감독 영입하자는
그대의 냉철한 의견에 공감한다.
그리고 선후배 문제.
내가 다니는 직장 상하없이 존칭에 경어다. 직급 안부른다.
다 누구누구 님이다.
하지만 회식 뒤풀이에서 동문 후배나 입사 후배넘이 계속
맞장뜨면 분위기 썰렁하고 나중에 필히 업무상으로라도
싸가지 없는 넘 한번 걸고 넘어진다. 그거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애들이 알아서 긴다.
선배들도 업무상 들이받는거 뭐라 안한다.
능력 안되면 박혀도 할말 없는거지 뭐.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그러는 넘. 같은부서에 없는게 피차돕는거다.
조직력을 위해 선후배 관계 필요하다.
우리 국대 애들이 몸값따라 보따리 싸고, 바이바이 하면 땡인
유럽리그 애들도 아니고.
참고로 나도 동문회 가면 5끗 이상 차이나는 선배들이랑
밥안먹는다.. 이쁘다고 오라해도 소화 잘안된다. 어렵잖아.
말고 잘 안통하고.
한국인 정서로 그대말에 동의 한다.
다음, 그대가 갑자기 축협의 돼지가 된 모양인데
개인적으로는 축협 돼지든 수협 돼지든 맛있으면 그만이지만
그대 입장에선 억울할순 있겠지.
내가봐도 좀 심한 표현이다.
축협에서는 그대를 어찌 생각하고 있는진 모르지만
여태까지의 언행으로봐선 그대가 그리 호락호락 돼지새끼로
전락할것 같진 않다.
유능한 감독들이 많이 와야한다.
그들을 통해 선진축구를 배우고 접목시켜야한다.
우리선수들 해외로 많이 나가야한다.
많이 배우고 좀더 넓은 무대에서 뛰어야한다.
프로리그가 살아야 한국축구 발전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야한다.
이것이 그대의 모든 인터뷰나 자서전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한국축구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한다.
아직은 아무 힘도 없는 일개 축구선수인 그대가 이토록
열심히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홍명보여.
꼭 축구행정가가 되라.
지금의 그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해외나가 이론으로 무장하고 방법도 배워서 축협 개혁해라.
원래 개혁이니 혁명이니 모두 엘리트의 머리에서 나오는거다.
아무생각 없고, 인프라 구축 안되있는 사람은 일벌리기도 어렵다.
그대말대로 해외감독들 영입하고, 그들이 새로운 황태자들 발굴하고, 젊은 선수들 해외리그에서 뛰면서 발전하고,
언젠가는 돌아와 K-리그 사령탑을 젊고 유능한 감독들이
채우는 날. 한국축구 발전할거다.
한 10년 기다리면 되지 않겠나.
월드컵 40년도 기다렸는데 그깟 10년 희망품고 기다려 줄수 있다.
100분 토론 보면서 나는 그대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본거다.
싸가지 없다고 보일지도 모를 그대의 냉철함이 가능성으로 보였다. 그대라면 흔들리지 않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안주하지 마라.
기득권에 무릎꿇지 마라.
장강 도도한 물결도 뒷물결에 밀리는 법.
황선홍이 국대 감독이 되는 날.
그대가 축협의 실세가 되는 날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다.
이후로 나는 그대의 팬이다.
지켜보겠다.
ps : 시간되면 유연한 말솜씨와 외교관용 아첨을 배워둬라.
행정가에겐 꼭 필요한 덕목이다.
셤 기간 중이라 100분 토론을 못 봐서 인터넷을 통해 볼려고 들어갔다가
게시판에 이 글이 올라와 있길래 명보오빠께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 곳에 올려야 명보오빠에게 전해질 것 같아서요~^^
저도 오빠가 옹졸한 몇몇 人들의 얘기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가셨
으면 해요~ 기꺼이 버팀목이 되어줄 저희들이 있잖아여~^^
그런 옹졸한 사람들 보다 더 수많은 사람들이 명보오빠를 알게 모르게
응원하고 있다는 거 아시죠?
소수의 못된 사람들 때문에 우리 명보 오빠가 조금이라도 상처 받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잘못된 점이 있어서 그 부분을 지적해주는 거라면
오히려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반성을 하고 그로 인해 한단계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테지만 그것이 지나쳐 지나친 비난의 소리가 들릴 땐
그 뒤에 그 비난의 소리에 명보 오빠가 상처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절부절 하며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어하는
오빠를 동경하고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거 잊으시면 안되요~~
"당신이 우리에게 영원한 리베로로 자리 잡아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단어와 포기하지 않는 강한 끈기라는게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듯이
우리 역시 당신에게 당신이 갖은 질타를 받게 되더라도 버틸 수
있게 '믿음' 이란 단어로 힘을 돋구어 주고 희망을 부여해 줄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존재로 영원히 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