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왔을땐..
어느새 과외선생님이 계셨고..
왜이렇게 늦게왔냐며 괜히 눈초리를 주는 새엄마였다..
나는 얼른 목욕탕에 가서 샤워를 하기로 했다..
따뜻한 물에..
내 몸을 한없이 닦으면.. 더이상 낡은 나룻배가 아니겠지...
사랑에 목이메어 한없이 기다리다가 낡아진 나룻배가 아니겠지..
그렇겠지....
나는 화장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대뜸 많이 받았다.
이 많은 물로 닦으면..
아까 있던일도 깨끗히 씻어지겠지?
"저 씻을께요.. 오빠 먼저 과외해주세요."-나
"그래.. 알겠어.. 빨리 씻고와... 오늘 나갈께 많거든.....;;"
"알았어요.."
그리곤 욕조에 들어가서는,
한참동안이나 아까의 일을 대뇌었다.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종현이 오빠..
하~ 나혼자 착각한거구나....
절대로 나 때문에 헤어진게 아니구나..
만약 나 때문에 헤어졌다면.. 그것도 안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안바라는 것도 아니였다.
지금쯤 오빤.... 새로운 누군갈 좋아하는 여자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종이학을 접어가고 있겠지..
나보고 웃으며 종이학 접는 법을 알려준 오빠..
나보고 웃으며 아까 알려줬는데도 모르냐며 다정스럽게 다가온 오빠..
나보고 웃으며 숙제 도와준거 고맙다고 색종이로 접은 종이학을 건넨
오빠..
오빠..
그래... 오빠다.. 오빠......
"저 다 씻었어요~ 오빠 과외 다 하셨어요?"-나
"응. 얼른와.. 너 기다리고 있었어."-과외선생님
나는 한창 오빠방으로 들어갔을땐...
컴퓨터 책상 위에 컴퓨터와 함께 가지런히 놓여진..
종이학이 담겨진 예쁜 유리병과... 그 유리병속에..
예전보다 조금은 양이 더 는듯 한 종이학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겠지... 다른 누군갈 좋아한다는데..
그 새로운 누군갈 위해 저 종이학을 기쁜마음으로 접었겠지..
나도 접어야 되는데...
미래를 위해서 접겠다던 종이학은 어느새 책상 서랍에
쳐밖아 둔 것 같았다...
있다가 접어서... 미래엔 오빨 줄 수 있도록..
기도해야지....
"오늘은 국어 하자..... 음... 그때 우리가...
국어 5단원 까지 했나? 그럼 오늘 나룻배와 행인 할 차례네?"
"네?"
학교에서 배운지 얼마 안된 나룻배와 행인이라는 한용운 아저씨의
시..........
나는... 또 그 생각이 자꾸만 나서..
나와 오빠에게 나룻배와 행인이란 것을 생각이 자꾸만 나서..
"그거 학교에서 배웠는데요!"
"그래? 그래도 또 봐야되지 않아? 어차피 시험범위도 들어갈텐데...."
".........나룻배는 너무 바보같고,..... 행인은 너무 무심해요..
나룻배를 타고서 긴 강을 건너면 끝이고... 무참히 나룻배를
밟고는, 행인은 뒤도돌아보지 않고 가버리구요..
그런 모습을 나룻배는 지켜보고.. 한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또......?"
"그리고 나룻배는 믿어요... 언젠간 행인이 돌아올 것을요....."
"..............또.....?"
"하지만 행인은 절대 그러지 않을껄 알고 있어요... 나룻배는...."
내가 자꾸만 허튼소리를 하자... 한창 수학문제를 풀던 오빠가
갑자기 날 쳐다본다...
그리고 과외선생님은 알겠다는듯..
"......그럼 이거 안해도 돼?"
"..........네.... 그냥 하지 말아요..네?"
"....그래.. 알겠어..그럼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하자...."
"..........그건 아직 안나갔으니깐 괜찮아요.. 해요 얼른...."
"... 사랑방 손님의 시점은.... 옥희를 시점으로 쓴 것이고..
예전의 일을 다룬 소설이야.. 이를테면... 모든것이 귀할때...
..........................................................
..........................................................."
나룻배와 행인의 시를 내 머릿속에 들어온 이상..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란 소설은 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
나는 나룻배,
오빠는 행인,
나는 바보,
오빠는.....
오빠는.....
아무리 사랑을 주지 않아도.. 항상 나에겐 소중한 사람이란 존재로
일각이 되어버린 내 머릿속....
너무 혼란스럽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카페 게시글
ꂖ 연재 소설방
§♡종이학♥§(21마리)
^ㅡ^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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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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