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요맘때는
갖가지 나뭇잎들이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꽃을 피울때
영남의 알프스 가지산 신불산이
물속에 잠겨도 꺼지지 않는 불붙은 산이 되어
만추의 절경을 이룹니다
원동 명전마을에 가면 추억속 아버지를 만날지
모른다는 친구는 젊은날 아버지와의 동행을 회상하며
원동 자연휴양림이있는 원동계곡 산길로
자동차 드라이브를 하자고 권합니다
그게 좋겠다고~
친구란 부름에 대한 응답이니까요
큰길로 가면 석남사까지의 거리는 훨씬 빨리 갈수 있지만
굳이 원동 늘밭마을 명전마을을 거쳐 가야하는
그 이유를 충분히 알것 같습니다
고불 고불한 산길의 아름다운여유는 스쳐가는 풍경의 깊이를
충분히 느끼게하고 친구는 연신 그날 아버지와의추억을 하나하나
열심히 건져올리고 있었지요
이야기속에펼쳐지는 장면은 흑백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합니다
친구의 상기된 이야기를 들어면서
만추의 숲속 드라이브는언제나 그랬듯이 나를 감동시키고
가슴 뛰게합니다
임로를 확장하느라 산모롱이마다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편리함과 속도감이 나의 빠듯한 여행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산길의 품격은 비포장이 제맛이 아닐까 하는
촌스러운 생각도 하면서 산마루에 당도합니다
아~~
너무도 근사한 색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무게를 한껏 지닌 거대한 바람개비가 하얀 팔을 벌리고
바람의언덕에서 아주천천히 하얀동그라미를 그립니다
언덕을 가득메운 억새들의 춤사위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신불산의 풍차(풍력발전기)가
나의 여행에 특별한 보너스로 볼수록 멋있습니다
약속한 행선지는 석남사의 단풍을 만나러가는 중
빨갛게 영근 사과가 나무가지에 주저리 열려있는 사과밭을 지날때
노란 은행나무와 불타는 가지산 배경이 좋다고 차를 세워
사진을 담아주는 친구의 정겨움까지 세상은 온통 가을축제입니다
산등성이의 불타는 단풍과는 달리 석남사 단풍은 때가 이른지
이제막 노란색과 빨간색이 제빛깔에 덧칠을하고 있습니다
단풍빛이 제몸을 완전히 달굴때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석남사 단풍구경가자고
욕심 하나 살짝접어 몰래 가슴속에 숨겨놓고
석남사 단풍 아쉽지만 충분히 감사했던 가을 소풍
삶은 외롭고 덧없을망정 나의 즐거움은 이런날에
있었노라고 되새겨봅니다
첫댓글 가을 모습과 모델이 한껏 어우러졌네요.
단풍 구경을 나선 지가 언제인지..
사진속 나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연민이 느껴져요
스쳐지나가는 사연들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았건만
사진속에서 웃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회복되시면
기념으로 사모님 모시고
여행다녀오세요
단풍이야
내년 가을에 구경하면 되지요
어디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풍경은 멋지고 아름답기만~~~
빠른쾌유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