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양력 10월 25일]<계묘> 맑다.
조수를 타고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우수영 앞바다로 진을 옮겼다. 벽파정 뒤에는 울돌목이 있는데 수가 적은 수군으로써 명량을 등지고 진을 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면서 이르되,"병법에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고 했으며,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사람이라도 두렵게 한다'고 했음은 지금 우리를 두고 한 말이다. 너희 여러 장수들이 살려는 생각은 하지 마라.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기면 군법으로 다스릴 것이다. 조금이라도 너그럽게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하고 재삼 엄중히 약속 했다. 이 날 밤 신인(신인)이 꿈에 나타나, "이렇게 하면 크게 이기고, 이렇게 하면 지게 된다"고 일러 주었다.
9월 16일 [양력 10월 26일]<갑진> 맑다.
아침에 별망군이 나와서 보고하는 데, 적선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울돌목을 거쳐 곧바로 진치고 있는 곳으로 곧장 온다고 했다. 곧 여러 배에 명령하여 닻을 올리고 바다로 나가니, 적선 백서른세 척이 우리의 여러 배를 에워쌌다. 대장선이 홀로 적진 속으르 들어가 포탄과 화살을 비바람같이 쏘아대건만 여러 배들은 관망만 하고 진군하지 않아 사태가 장차 헤아릴 수 없게 되었다. 여러 장수들이 적은 군사로써 많은 적을 맞아 싸우는 형세임을 알고 돌아서 피할 궁리만 했다. 우수사 김억추(김억추)가 탄 배는 물러나 아득히 먼 곳에 있었다. 나는 노를 바삐 저어 앞으로 돌진하여 지자총통·현자총통 등 각 종 총통을 어지러이 쏘아대니, 마치 나가는 게 바람같기도 하고 우레 같기도 하였다. 군관들이 배 위에 빽빽히 서서 빗발치듯이 쏘아대니, 적의 무리가 감히 대들지 못하고 나왔다 물러갔다 하곤 했다. 그러나 적에게 몇겹으로 둘러 싸여 앞으로 어찌 될지 한 가진들 알 수가 없었다. 배마다의 사람들이 서로 돌아보며 얼굴빛을 잃었다. 나는 침착하게 타이르면서, "적이 비록 천 척이라도 우리 배에게는 감히 곧바로 덤벼들지 못할 것이다. 일체 마음을 동요치 말고 힘을 다하여 적선에게 쏴라."고 하고서, 여러 장수들을 돌아보니, 물러나 먼 바다에 있었다. 나는 배를 돌려 군령을 내리자니 적들이 더 대어들 것 같아 나아 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할 형편이었다. 호각을 불어서 중군에게 명령하는 깃발을 내리고 또 초요기를 돛대에 올리니, 중군장미 조항첨사 김응함(김응함)의 배가 차차로 내 배에 가까이 오고, 거제현령 안위(안위)의 배가 먼저 왔다. 나는 배 위에 서서 몸소 안위(안위)를 불러 이르되, "안위(안위)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너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해서 어디 가서 살것 같으냐? 고 하니, 안위(안위)가 황급히 적선 속으로 돌입했다. 또 김응함(김응함)을 불러 이르되, "너는 중군장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하지 않으니, 그 죄를 어찌 면할 것이냐? 당장 처형할 것이로되, 적세 또한 급하므로 우선 공을 세우게 한다." 고 하니, 두 배가 곧장 쳐들어가 싸우려 할 때, 적장이 그 휘하의 배 두 척을 지휘하여 한꺼번에 개미 붙듯이 안위(안위)의 배로 매달려 서로 먼저 올라 가려고 다투었다. 안위(안위)와 그 배에 탔던 사람들이 죽을 힘을 다하여 몽둥이로 치기도 하고, 긴창으로 찌르기도 하고, 수마석 덩어리로 무수히 어지러이 싸우니 배 위의 사람들은 기진맥진하게 된데다가, 안위(안위)의 격군 일여덟 명이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는데 거의 구하지 못할 것 같았다. 나는 배를 돌려 곧장 쳐들어가 빗발치듯 어지러이 쏘아대니, 적선 세 척이 얼추 엎어지고 자빠지는데 녹도만호 송여종 (송여종)·평산포대장 정응두(정응두)의 배가 줄이어 와서 합력하 여적을 쏘아 한 놈도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항복해온 왜놈 준사(준사)란 놈은 안골포의 적진에서 투항해온 자이다. 내 배위에서 내려다 보며, "저 무늬 있는 붉은 비단옷을 입은 놈이 적장 `마다시'다"고 하였다. 나는 김돌손(김돌손)으로 하여금 갈구리를 던져 이물로 끌어 올렸다. 그러니 준사는 펄쩍 뛰며, "이게 마다시다"고 하였다. 그래서, 곧 명령하여 토막으로 자르게 하니, 적의 기운이 크게 꺾여 버렸다. 이 때 우리의 여러 배들은 적이 다시는 침범해오지 못할 것을 알고 일제히 북을 치며 나아가면서 지자총통·현자총통 등을 쏘고, 또 화살을 빗발처럼 쏘니, 그 소리가 바다와 산을 뒤흔들었다. 우리를 에워 싼 적선 서른 척을 쳐 부수자, 적선들은 물러나 달아나 버리고 다시는 우리 수군에 감히 가까이 오지 못했다. 그곳에 머무르려 했으나 물살이 무척 험하고 형세도 또한 외롭고 위태로워 건너편 포구로 새벽에 진을 옮겼다가, 당사도(무안군 암태면)로 진을 옮기어 밤을 지냈다. 이 것은 참으로 천행이다.
9월 17일 [양력 10월 27일]<을사> 맑다.
어외도(어외도:무안군 지도면)에 이르니, 피난선이 무려 삼백 여 척이 먼저 와 있었다. 임치첨사는 배에 격군이 없어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나주진사 림선·림환·림업 등이 와서 봤다. 우리 수군이 대첩한 것을 알고 서로 앞다투어 치하하고, 또 많은 양식을 가져와 군사들에게 주었다.
9월 18일 [양력 10월 28일]<병오> 맑다.
그대로 어외도에서 머물렀다. 임치첨사가 왔다. 내 배에서 는 순천감목관 김탁과 본영의 종 계생(계생)이 탄환에 맞아 죽고, 박영남(박영남)과 봉학(봉학) 및 강진현감 이극신(이극신)도 탄환에 맞았으나, 중상에 이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순신장군님 일기 정말 꼼꼼히, 그리고 꾸준히 쓰시는듯...
첫댓글 이순신장군님 최소 a형..ㅎㅎ
일기에서마저 중엄함이 느껴진다ㅠㅠ..b
우와 쩌러....
와... 진짜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멋져.....
짙은글씨...막 영화장면이 떠올라...이순신 장군님 존경합니다요!!!!!ㅠㅠㅠㅠㅠ
오거의진짜영화랑비슷
준사라는 인물 궁금했는데 투항한 사람이구나
명량보고왔는데ㅜㅜㅜㅜ이순신 사랑해
안위야....!하던거 생각난다ㅋㅋ
워.. 진짜실제로 배 한척으로 싸우는데 얼마나 대단했을까 상상도안가
진짜 일기 쓰는 사람들은 대단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당!!! 나도 다시 일기 써야지! 다시 자신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듯!! 충무공 사랑해여>_<
오늘영화보고왔는데 진짜 애국심불타올라.. ㅠㅠ 이순신 장군 진짜 대단하시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맞아...나도 글로 봤을땐 대단하네 이정도였는데 영상으로 보니까 말이안나왔어ㅠㅠㅠㅠ진짜 대단하고 굉장해...
333 적선 몰려오는데 진심 새까맣더라.......... 영상으로 보니까 더 대단하고 감탄함
난중일기 보면 날씨부터 묘사하심ㅋ 맑다 ㅋㅋㅋㅋ
역사시간에 이런거 가르치면 좋겠다...... 무슨 역사가 단순한 암기과목 식으로 가르쳐.....
헐 나머지배가 안나온이유가 두려워서였어? 난또 전술인줄ㅠㅠ
정말...ㅠㅠㅜㅜㅜ오늘봤는데 감동적이였어ㅜㅠ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222
3333
나한국사공부하다가 오늘 보고왓는데 혼자 계속 눈물흘리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장군님 사랑해요 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ㅜ
장군님 수결이 "一心"이었는데 일기장에 싸인 연습하신 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우심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 친근감 느껴지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ㅠㅠㅠ오늘 보면서 겁나울었어ㅠㅠㅠ진짜멋져
222나도 막 전율이!!!뙇!!!
삭제된 댓글 입니다.
333 선조너무해....
55555
명량 진짜추천하는이유가 이게글로보는것보다 영상으로보는게 훨씬 와닿고 이순신장군님에대한 존경심이듬..ㅠㅠㅠ훨씬우리민족이자랑스러워졌어
ㅠㅠ쩌러나명량두번보고왔어...다들명량봤음조케써ㅠㅠ
진짜로이순신장군님이대단한역사의한페이지를남기셨다는걸모두들가슴으로알았으면좋겠다ㅠㅠ
존경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