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난 새 출발
K형! 힘내세요!! 편지글이 큰 반항을 일으켰다.
뜬금없이 보낸 카톡에 K형이 놀랐다.
눈물을 삼키며 쓴 답장은 치유되고 구구절절 위로였음을 드러냈다.
독자들도 ‘예수님 걸어가신 길 같다.
힘 실어 주신 글 대단하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진짜 목사다.
하늘의 별같이 빛날 믿음의 본보기 존경한다.
귀한 일 감동이다. 나도 울컥..’
응원의 답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특별히 태국 치앙마이에 머문 오 권사님의 전화까지 받았다.
‘목사님! 서당골 생명샘 읽고 은혜 많이 받네요.
어머니 대접하고 싶은데 제 대신 섬겨 주세요.
광주 가면 찾아뵐게요.’
사양해도 대신해 달라는 간곡함에 계좌 밝히고 답을 썼다.
‘권사님 전화 반갑고 큰 힘이 됩니다.
아픔에 도움을 드리지 못해 부끄럽고요.
하지만 심부름으로 어머니 모시고 대접할게요.
건강 회복 잘하셔서 귀국하면 얼굴 뵙겠습니다.
더 기억하고 기도할게요. 행복하세요.’
어머니에게 사실을 알렸다.
법 없이도 살 선한 분이라고 몇 번을 되풀이하셨다.
치료차 나가 자기 쓸 곳 많은데 마음 써 주심에 고맙게 여겼다.
워낙 신세 지기 싫어해 부담으로 안았다.
난 심부름꾼으로 접대하다 두 번 입술을 깨물었다.
새해 첫날, 해맞이 명소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저들은 간절한 소원을 던졌다.
검은 파도 헤치고 솟는 해가 기다린 자에게 따뜻한 햇살로 안겼다.
시선 집중된 시간에 지난날 슬픔과 아픔은 너울 속에 접혔다.
반칠환 시인의 ‘새 해 척 기적’을 보는 것 같았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저마다 다른 걸음과 방식으로 살아 냈다.
한날한시에 도착한 건 기적이다.
황새와 말이 재주를 가졌다고 우쭐할 것 없다.
달팽이나 굼벵이처럼 느려 터져도 우울해할 일 아니다.
환경과 사는 곳, 각기 층도 다르나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결과는 같다.
새 날은 저절로 열리지 않았다.
등수의 높낮이 없이 벅찬 출발점에 선 자체가 멋졌다.
앉은 채로 맞은 바위의 참여가 압권이다.
자격 미달로 거저먹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기 식으로 가만히 앉은 채 최선을 다해 달렸다.
고통의 고개 숙인 바위 같은 존재!
첫 출발에 거룩하게 임한 건 사실이다.
몸져누워 바위처럼 움직일 수 없던 자,
꿈쩍 못해 쇠약한 병상을 지킨 환우다.
그 나름대로의 몸짓에 새날을 열었다.
새해 출발선에 머문 자체가 기이한 일 아니가?
바위의 묵직함 배우고 범사에 감사하며 조화로운 삶을 바랄 자리다.
첫날 해맞이 보다 신년 축하 감사 예배로 모였다.
해 돋는 데서부터 해지는 데까지 찬양이 울려 퍼지길 원했다.
‘빛나고 높은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주 예수 얼굴 뵈올 때 해같이 빛나네’
‘아침 해가 돋을 때 만물 신선하여라
나도 세상 지날 때 햇빛 되게 하소서’
하늘에 쌓아 둔 소망으로 생존하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며 불렀다.
고라 자손의 고백 같았다.
황새와 말 같은 분들 없어도 감격이 묻어나 힘이 넘쳤다.
작은 관심이 그 자리를 지키게 만들었다.
‘목사님! 저희 가정 기도해 주시고 격려와 위로해 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다들 건강한데 신년 예배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네요.
떨어져 살아도 늘 사랑하는 마음에 신년 감사 교회 통장에 보냈어요.
직접 헌금함에 넣지 못해 죄송해요 ㅠㅠ’
응원 문자가 눈물겨워 답을 썼다.
‘미선아 고맙다.
안부 물어 준 것도 귀한 일인데 감사 헌금 송금했다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
식당 손님 대하는 일,
만만치 않을 것인데 너끈하게 감당해 대단하단 생각이다.
기도하며 크리스천 기업으로 성장하길 간구할게.
믿음의 뿌리내리며 거기에 가치를 두렴.
그 보다 멋지고 행복한 일 없을 것이다.
부모님 잘 섬김도 복된 일이다.
네 손길로 아빠의 생명 풍성케 하여 보기 좋다.
남편에게 승질 내지 말고 고분고분 잘하렴..’
예배 후 순창 향가 산장 매운탕 식당으로 갔다.
승합차와 두 대의 승용차로 움직였다.
최고령자는 내 차로 편하게 모셨다.
빈 들길을 지나 구부러진 산길로 들어갔다.
고향 집 찾은 듯 산촌 마을이 정겨웠다.
따뜻한 날씨에 향가 터널과 향가 목교를 걷는 자들을 봤다.
한 줌 산바람에 찌든 때를 훌훌 털어낸 무리였다.
점심시간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대기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렸다.
심산유곡을 훑고 지나온 섬진강 물줄기는 맑았다.
산자락을 낀 숲길 풍광은 수채화였다.
다섯 상을 차지하여 격의 없이 앉았다.
뚝배기에 끓여 나온 메기 매운탕 맛 놀라웠다.
맵지 않아 누구나 쉽게 맛을 즐겼다.
무청 시래기가 별미였다.
별도 포장 주문한 분도 계셨다.
가까이 먹기 부담스러운 경균이를 옆에 앉혔다.
배가 짜구 나도록 퍼주다 어머니에게 지천을 들었다.
나중에 퍼질러 싸서 뒤치다꺼리하게 만든 돌봄이 눈총을 받았다.
저녁은 거를 각오였다.
성경과 한재욱의 ‘인문학을 하나님께’을 들고 도서관으로 갔다.
마태복음을 통째 읽고 복음의 접촉점 닿게 할 인문학을 펼쳤다.
매일 한 권 읽은 독서광이 쓴 글이라 울림이 컸다.
철학도의 사유가 깊었다.
학자는 알고 예술가는 느끼고 철학자는 질문한다는 말이 옳았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게 했다.
머리맡에 두고 밑줄을 칠 내용이라 그 공감 능력에 독자층이 많았다.
어제는 신차 구입한 하 집사님에게 운행 전 기도 부탁을 받았다.
맨땅에 헤딩한지 10년 만이다.
말씀과 기도와 찬양으로 일궈낸 삶이라 흥분됐다.
2024. 1. 6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아멘 감사 합니다
귀한 흔적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주일 맞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