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모시러 왔습니다)
일본군은 장군의 부인 이 씨에게 남편의 투항을 권유하는 편지를 쓰게 했고 거절하자 온갖 고문을 저질렀다.
부인은 혀를 깨물고 저항하다 끝내 숨지고 말았다.
16살의 큰아들 양순도 아버지와 함께 참전했던 1908년 함경도 전투에서 전사했다.
아내를 잃은 지 한 달 만에 아들까지 잃은 장군은 이렇게 기록했다.
"5월 18일 12시에 내 아들 양순이 죽었다" ㅡ 홍범도 일지 중
뒤늦게 홍범도 장군의 유해송환을 기록한 2021년 8월의 동영상을 보았다,
목숨을 내걸고 싸운 독립투사의 삶을 조명하는 영상으로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이 장군의 묘역을 수십 년 동안 지켜온 덕분에
그의 유해는 낯선 땅에서라도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었다.
유해를 보내드리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장군께 마지막으로 제사를 지내는 묘역 한편에는
"이제야 모시러 왔습니다" 글씨가 크게 걸려 있었다.
카자흐스탄 동포들은 슬플 때 우리는 아리랑을 불러요.
기쁠 때 또한 우리는 아리랑을 부릅니다 ,라고 했다.
화면이 바뀌고수송기 한 대가 구름을 가르며 조국의 영공으로 들어섰다.
그때 들려온 짧은 멘트.
“홍범도 장군님의 귀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안전하게 호위하겠습니다. 필승.”
군의 의례적 문장일 뿐인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대한민국 공군이라는 말이 곧 조국이라는 말과 겹쳐 들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연(緣)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으로 풀어 설명한다.
그러나 태어난 땅과의 연은 그보다 더 근원적이다.
나고 자란 자리,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자리, 그곳은 끊어지지 않는 연의 뿌리다.
홍범도 장군은 살아서는 그 연을 잇지 못했다.
카자흐스탄의 낯선 흙 속에서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죽어서야 비로소 그 연의 마지막 매듭을 짓게 되었다.
산 자들에게는 유해 송환이 역사적 의미를 갖지만,
죽은 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어쩌면 의미는 산 자들이 만든다.
죽은 자는 이미 모든 의미를 떠났지만,
산 자들은 그를 다시 품음으로써 자신들의 연을 완성한다.
그 귀환은 장군을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유해 송환 이후 장군의 흉상을 두고 벌리는 우리들의 모습은 그 연(緣)을 흐리게 만든다.
그러나 그 잡음에도 불구하고 장군은 돌아왔다.
이제야 모셨으니,
조국에서 편히 잠드시길.
그 연(緣)의 마지막 매듭이 묶이기를.
첫댓글 가슴이 찡합니다. 글을 올려주신 새하마노 님께 애국의 마음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지난 정부서 유독 논란이 많았던 분인데..왜 그랬을까 가만히 보니
남한 출신도 아니고..후손이 없어 그간 나서서 챙기는 이가 없었던 것도 이유가 있지 않았나 봅니다..그나마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종찬 광복회장이 나서서 일단락 된걸로
논란이 많았지요. 그런 이유로 본문에서는 논란에 대한 이야기는 삼가하였고 ,
유해송환을 바라보는 개인적인 감정만 표기했습니다
그분의 흉상을 철거하려한 사람은 친일파 후손이 아닐까 의심스럽습니다
네, 논란이 많았았지요.
장군의 투항을 권유하라는 일제의 압력에 굴하지 않아 모진 고문 끝에 순국하셨다는 장군의 아내..
마음이 몹시 아프고 그 기개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입니다.
아들의 사망을 일지에 기록하던 장군의 심경은 또 어떠하셨을지..
새하마노님 귀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순국선열들의 피로 지켜낸 내 나라가 너무도 소중하고 그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장군의 부인도 그렇고
두 아들도 전사했다고 해요.
아들의 죽음을 기록했던 장군의 심경을 어떻게 헤아리겠습니까.
징군의 흉상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우리들이 부끄러웠습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새하마노님께서 재편해 주신 글 보니
다시금 감동이 그리고 울분이 솟구칩니다 어쩌자고 그 착태들을
보였는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산자의 연이라 그랬을까요
의미를 거둔 죽은 자는 그저 자신의 몫인 의미 속에 침묵한 채
이리저리 휘둘리는 걸까요
다시 한번 님의 글 덕분에 이렇게 한 소리 내 봅니다
새하마노님께 감사드립니다.
흉상기념은 역사해석의 문제라기보다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이지만
장군의 독립투사의 삶 - 항일투쟁의 역사적 사실이 곡해되었서는 안될 것입니다.
뒤늦게 동영상을 보고 여러생각이 떠올라 간단히 적었습니다 ~~
마음이 뭉클합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 분들의 굳은 절개
새삼 조국의 연緣생각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신 분을 두고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새하마노
옳은 말씀입니다.
홍범도장군께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혜전2 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