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릉고 야구부, 12년 만에 결승 진출한 쾌거
강원일보
2019-7-16 (화) 19면
야구 불모지 강원도에서 `야구 역사' 새로 써
오늘 유신고와 물러설 수 없는 우승 다퉈
강원인, `하나 된 열정'으로 성원 보내야
강릉고 야구부가 `강원도 야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강릉고 야구부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랐다. 2007년 준우승 이후 12년 만의 쾌거다. 장하다. 야구 불모지 강원도에서 강릉고 야구부의 결승 진출을 예상했던 야구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올해로 창단 44년을 맞은 강릉고는 지난 14일 서울 목동경기장에서 열린 제7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전에서 개성고(옛 부산상고)를 5대2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 16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부산고를 11대1로 이긴 유신고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도 연고 고등학교가 청룡기 결승에 오른 것은 1999년 춘천고, 2007년 강릉고 등 모두 두 차례 있었다. 당시 춘천고는 대구상고에 4대3으로 패했고, 강릉고 역시 경남고에 5대0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강릉고 야구부의 청룡기 결승 진출은 남다른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강릉고 야구부 감독과 선수들은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을 떨쳐 버리고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연습에 열중했다. 감독과 선수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수행했다. 모두가 팀을 위해 힘을 합쳤고 팀은 오직 하나의 우승 목표를 위해 거침이 없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강원인들을 기쁘게 했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강릉고 야구부는 최선을 다해 제 길을 달려온 젊은 영웅들이다. 특히 이들 뒤에서 야구부를 지원하는 학교 당국은 물론 동문들의 노력도 그에 못지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스스로 택한 야구를 즐기며 좇는 젊은이, 그들의 열정과 기량에서 강원도의 희망을 본다. 강릉고 야구부는 대회 16강전과 8강전을 모두 7회 콜드게임승으로 장식했다. 강릉고는 3회 말 개성고에 먼저 1점을 내줬지만 이어진 4회 초 공격에서 1점을 따라붙으며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강릉고는 5회 들어 살아난 공격력과 개성고 투수의 폭투, 수비 실책 등을 묶어 대거 4점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신학진에 이어 마운드를 물려받은 좌완 에이스 김진욱의 예리한 코너워크와 낙차 큰 변화구는 거칠 것이 없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땀과 노력, 도전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은 오직 스포츠만이 할 수 있다. 연일 감동의 드라마가 서울 목동경기장을 달구고 있다. 16일 청룡기 야구 결승전에서 강릉고 야구부의 선전을 기대한다. 이번 강릉고 야구부의 청룡기 결승 진출의 성취는 강원도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강원인들의 자긍심 또한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게 분명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었다. 땀과 눈물로 쌓은 선수들의 투혼이 마지막까지 빛을 발하도록 강원인들의 성원을 한데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