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서 호주 프로젝트 수행하며 이곳저곳 둘러보기 입니다.
한국의 대기업에서 호주의 토지를 매입하여 필요한 작물을 생산하고 현지에서 원료를 일차 가공하여 국내로 도입하는 가능성을 검토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입니다.
프로젝트 지역은 호주 북동쪽에 위치한 퀸즈랜드로 건기, 우기가 뚜렷하여 주로 농업이 발달한 농촌지역이지요. 인천을 출발하여 골드코스트로 유명한 브리즈번으로 향합니다. 입국심사를 어찌나 까다롭게 구는지 방문목적과 일정 등을 확인하고는 일행의 소지품을 오픈해서 검사합니다. 불법체류 및 취업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서 그렇게 한다고는 하지만 왠지 좀 씁쓸하네요. 국제선 청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0여분 이동하니 국내선 청사에는 현지인들로 북적북적 합니다. 이곳에서 다시 북쪽에 위치한 타운스빌이라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지요. 타운스빌은 해안을 접하고 있는 작은도시로 아담하고 깔끔하네요. 뒷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조용한 마을에 숙소를 정하고 길을 나서니 가끔 지나치는 차량뿐이고 거니는 사람들은 보기가 어려워 조금은 삭막한 느낌입니다. 다음날 아침, 행진음악이 요란하여 밖으로 나서니 제법 많은 호주인들이 행사를 하고 있네요. 참전 용사들을 위한 기념일이라고 하는데 제법 그럴듯하게 진행을 합니다. 나이 많은 노장들은 올드카에 태워 앞장서고 아직 건강한 참전용사들은 군악대 뒤에서 행진하며 축하를 받습니다. 길가에 늘어선 주민들이 조국을 위해 참전한 용사들을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호주 사업체와 퀸즈랜드 대학에서 프로젝트로 수행하고 있는 카사바 재배농장을 방문하여 여러가지 농기계에 대한 기술적 검토를 하였습니다. 우리 농업과는 달리 대규모 농업에 활용 가능한 대형 농기계를 작동해 보니 느낌이 전혀 다르네요. 카사바 잎 수확기를 시동하고 작동하는 사이에 왈라비 한마리가 기계안에서 튀어나와 쏜살같이 내달립니다. 이 농장에는 수십마리의 야생 왈라비와 캥거루가 있다고 하네요. 낮에는 숲에서 지내다가 저녁부터 새벽까지 돌아 다닌다고 합니다. 농장을 오가는 며칠사이에 로드킬 당한 몇마리를 보았지요.
프로젝트 업무를 마치고 시드니로 향합니다. 저녁무렵 시드니하버에 도착하니 바닷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갑네요. 오페라하우스 근처에서 뜨거운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배에 올라타 하버브리지를 통과하여 40여분 지나 번화가의 한식당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오랜만에 한식과 소주로 배를 채우고 시드니 밤거리를 이곳저곳 한 시간여 돌아 다니다 호텔로 돌아왔지요. 인적없는 거리를 혼자 거니는 것은 끔찍한 일이겠지만 여러명이니 가능했습니다. 색다른 경험이었지요. 호주에 머무는 동안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는 별자리들과 은하수를 가까이서 만난 것인데 현지인들도 어쩌다 볼 수있는 황홀한 광경이라고 하네요. 러시아의 밤하늘도 장관이었지만 호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운이 정말 좋았습니다.
첫댓글 전 세게를 두루 돌며 농업 기술을 지도하는 Big Father의 모습이
두드러져 보이고 멋집니다.
호주는.. 며칠 시드니와 몇곳을 들린 적이 있으나
자원이 풍부하고 매력적인 나라로 각인되어 있는데
제가 갔을 땐 날씨 탓에 맑은 밤 하늘을 보지 못한 것 같군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라....국내 점봉산 곰배령에서 하루 밤 지새며 별이 쏟아지는
밤을 경험해 본 적이 있지만 ...전 여행을 해도 운이 없는 걸까?
백두산을 오르고도 천지를 못 본것이나 호주의 별밤을 보지 못한 것이나....아쉬움이 있습니다.
운 좋은 Big Father ! 추카 추카요.. Good day!를 굿다이로 발음하여 처음엔 '잘 죽어'뭐 이런 생뚱한 해석을 하기도,,ㅎ
호주에서 아침마다 투다이, 굿다이 하길래 두놈이 죽었는데 잘 죽었느냐고 말하며 호주애들과 서로 웃곤 했던 생각이 납니다.
입국이 까다롭다해서 생각난 건데 지난 2003년 미국대사관과 언론재단의 공동프로그램으로 하와이를 간 적이 있습니다.
목적은 하와이 미군기지 등을 둘러보며 태평양지역 안보태세를 시찰한다는 것이었는데 물론 세미나 일정도 있었습니다.
입국하면서 인솔자가 다른말 하면 복잡해지니까 입국심사관이 입국목적을 물어보면 그냥 관광하러 왔다고 말하라고 일렀습니다. 모두 다 입국장을 빠져 나왔는데 한 사람이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디가도 그런 사람 꼭 있습니다만 이 분, 영어도 못하면서 세미나하러 왔다고 했답니다. 심사관이 꼬치꼬치 물으니 짧은 영어에 답변도 제대로 못하니까 사무실로 모시고 갔더랍니다.
수상하다 이거죠. 하는 수없이 미국대사관 공보관이 구출해 주었습니다. 남의 말 귓등으로 흘리고 언론인이랍시고 잘난 척하다가 걸러든 거죠. 출장 가도 무조건 관광하러왔다고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우리나라 농촌에 가면 가끔 엄청나게 큰 트랙터를 볼 수 있던데 우리나라도 그런 트랙터가 필요한 겁니까?
입국시 관광이 답입니다. 아는체 하다가 망조들지요. 일부 농가에서 100마력급 대형 트랙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걸맞는 농업형태는 아닙니다. 한 필지가 1200평, 1500평 되는 벼 농사에는 40~50마력급이 알맞습니다
내일 아침에 여수엑스포 관람차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