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지산을 넘어 한신 아파트내 놀이터 옆에서..)
토요일 늦게까지 여기저기 일요일 부산 경남지역 예보를 알아봐도..한결같이 흐리고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혹시나.. 비 내리다 늦게라도 그친다는 변동소식이 있을까 기대해 봤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희망사항일 뿐.
이사 때문에 오랜동안 산행을 못해서 방 한구석에 처박혀 쪼그라들어가는 배낭의 모습이 애처로울 뿐이다.
지난 주에도 비가 온다고 해서 안갔지만..날씨만 좋았는데.... 우라질 놈의 일기예보. --;
하지만 이번 주에는 우중산행이 되더라도 다녀와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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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부터 주룩주룩 내리는 빗방울이 여간해서는 산행도중 그칠 것 같지 않고 하루죙일 내릴 폼이다.
혹시라도 언양에 가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쪽도 같은 기상인 것 같다.
거제 4동에서 시작한 산행은 화지산을 넘어 성지곡수원지까지 이어진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멋진 장면이 있어도 제대로 흔적조차 담아오지 못했다.
하긴.. 내가 지금 사진찍으로 산행하나...산행하러 가는 것이 주 목적이지...
화지산을 넘어 성지곡수원지 앞에있는 화신 아파트의 놀이터 옆에서 비를 피하며 옷을 고쳐입는 동안 오면서
딱 한 장 찍어봤을 따름이다.
(쇠미산 정상에 다다르며...정상은 금정봉이다.)
원래 목적은 백양산에 올랐다가 금정산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옆길로 새버렸다.
백양산은 다음 기회에 올라보기로 하고 쇠미산부터 가보게 발걸음이 그쪽으로 향한다.
정상에는 금정봉이 있지만...여전히 시계제로다.
쇠미산을 내려오면서 군데군데 동민들이 설치해 놓은 헬스장 못지않은 체육시설이 눈길을 끈다.
오랜만에 배낭을 메고 나왔지만...
하염없이 내리는 빗방울이 금정산쪽으로 향하는 길손의 발걸음을 재촉할 뿐이다.
하기사..우중산행 해본 지도 참 오래간만인 것 같다.
쇠미산을 내려와 샛길을 찾아보느라 이곳 저곳 좀 둘러봤더니 너무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다.
금정산 철학로쪽의 표지판이 있는 곳을 지나 숲길을 지나니 이제는 區가 갈라지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포장도로를 지나서 다시 산길로 올라서서 본격적으로 고당봉을 향해 산행을 하게 된다.
중간에..혹시나 하고 기대를 해봤지만...
역시나... 빗방울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더 열심히(?) 내린다.
남문쪽으로 가기 전 잠시 시계를 보니 점심때가 된 것 같았다.
우의는 입었지만...이왕에 젖은 바지.
에라~ 모르겠다하고 널찍한 바위에 앉아서 도시락을 펼쳐본다.
잎이 우거진 나무아래 자리 잡았지만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국물반찬을 만들어 갈 기세다.
남문과 동문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일단 휴정암쪽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평상시 같으면 조금은 북적거렸을 약수터는 작은 목탁소리와 함께 우렁찬 약숫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휴정암에서 다시 동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봤다.
군데군데 눈길을 끄는 안내 표지판이 조금은 헷갈리게 표시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중간에 하산을 하려는지..계속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그 와중에 들린 한마디.. 어? 이길은 아까 내가 지나왔던 길인데.....
2망루를 지나 동문에 다달라서 잠시 비를 피하며 다시 배낭을 고쳐 매본다.
같이 산행하던 분이 아주 작은 잔에 술을 한잔 권하길래 쬐금 마셔보긴 했지만...안주는 굳이 고사하고
일찌감치 자리를 뜨게 되었다. 원래 술은 잘 못하지만...참 달짝지근한 맛이었다.
동문을 지나 3망루로 가는 동안 산성옆에 있는 숲길과 바위들 틈을 헤집고 다녀봤다.
대륙봉에서는 널찍한 바위에 큰 대자로 누워서 오랜 시간을 보내보기도.....
4망루에 이르렀을 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을 때 성벽으로 올라오는 운무가 가히 환상적인 모습이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북문이다.
거의 고당봉 근처에 다다른 셈.
(북문에 이르렀을 때 빗방울은 거의 그친 것 같았다. 사진 우측이 고당봉 가는 길)
(수량이 풍부할 텐데....약수 잘 나오지 않는 세심정)
산행객들이 거의 하산하고 조용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지저귀고 있다.
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새가 박새라던데...
빛고을의 모 산악회와 부산의 모 산악회가 자매결연을 맺고 세운 碑가 눈길을 끈다.
기회가 되면 무등산에도 올라가 봐야겠다.
고당봉에 오를 땐 정상에 가까와져서 그런지...군데군데 자연학습을 위해 세워놓은 표지판을 보며 쉬엄쉬엄 가게된다.
짙은 갈색의 새롭게 단장해놓은 나무계단이 돋보이기도 한다.
중간에 금샘으로 가는 길이 있긴 한데...너무 시간이 늦어서 가보기에는 힘들 것 같다.
(금정산의 정상 고당봉....)
고당봉에 오르니 참으로 조용하다.
산행하면서 그 줄기차게 내리던 빗방울도 고당봉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다.
다만...시원한 바람과 짙은 안개만 자욱할 뿐.
시계를 보니 여름이라곤 하지만..하산할 시각을 훌쩍 넘긴 것 같다,
고당봉에서 내려오면서 조릿대가 많이 있는 좁은 소로를 따라 호포쪽으로 가보려 했으나
너무..너무 늦은 감이다.
고당봉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많은 시간을 보낸 후에 그냥 범어사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범어사까지는 1키로를 조금 넘은 하산길이지만 바위와 계곡물이 흐르는 곳이라 조금 지체되기도 한다.
범어사입구에 도착하고 나서야 오늘의 산행이 모두 마쳐진 듯 허리가 좀 뻐근하다..
다음주 일요일에는 밀양에 있는 산으로 가보기로 했는데 그때도 일기예보상으로는 영.....
아직 일주일이나 남아있으니 그동안 어찌 변할지 모르겠다는 일말의 기대를 가져보게도 된다.
우찌됐거나...이번 일요일의 고당봉산행은 안전산행이 이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다음 산행을 위하여 산행지도를 인쇄해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