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31. 15:03경 광양 참마트 앞에 도착하여
미리 와 계신 산마루님, 산으로님, 그리운산님과 인사를 나눈다.
닉에 ‘산’이 들어가면 부지런한지 다들 약속시간에 칼이다.
나도 이번 참에 산이 들어가는 닉으로 바꿀까?
산낙지, 중국산, 역도산.....
야~호님이 쬐금 늦게, 여러곳에 고어텍스 오바리크가 쳐진 붉은 쟈켓에 시커먼스 등산화를 신고
입이 쮜자지도록 싱글거리면서 나타났다.
야~호님의 얼굴 표정과 그리운산님의 얼굴 표정이 사뭇 다르다.
참마트에 들러 시장을 본다.
삼겹살도 사고, 꽁치 통조림도 사고, 문어발도 사고,,,,
그러는 사이 파랑새님께서 배웅차 오셔서 고구마를 스폰하신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배웅이 아니라 빙고동님의 사주 또는 교사임에 틀림없지만....
먹을거리를 차에 싣고 출발하려고 하니 파랑새님께서 한사코 막걸리라도 한잔 하자고 하신다.
‘막걸리...
좋긴 좋은데 어디서 마시고, 언제 출발한단 말인가?‘
파랑새님께서 녹두꽃이 떨어져서 우는 것이 아니라 막걸리를 함께 마시지 않아 우실 것 같아
북초등학교 앞 막걸리 집으로 자리를 정한다.
막 파랑새님의 차를 타려는 순간 누군가,
“형님!” 하고 부른다.
뒤돌아 보니 바람님이 붉은 술 한병을 들고와 건넨다.
오늘 산에 가서 나누어 마시라고 집에서 직접 담근 복분자주를 가져왔단다.
바람님도 함께 막걸리집에 가 회원들과 서로 인사를 나눈다.
두부 김치에 여수 막걸리를 몇 순배 돌리고 나니, 얼쭈 빙고동님이 도착할 시간이다.
일찍 퇴근한 빙고동님과 옥룡 제철수련관에 만나기로 통화하는 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파랑새님은 술값을 계산하고서는 우리를 더 이상 붙잡지 않는다.
바람님, 파랑새님과 작별을 하고서 산마루님과 야~호님의 차량 2대에 나누어 타고서 옥룡으로 출발을 한다.
나와 그리운산님이 탄 야~호님의 차가 도중에 꿩을 사러 꿩 농장으로 향하자,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산으로님을 태운 산마루님의 차도 뒤를 따른다.
야~호님이 고어텍스 옷과 새 신발 턱을 내는지 고어텍스 옷에서 자연스레 지폐 2장을 꺼내 꿩 값을 치른다.
고어텍스에서 나온 지폐여서인지 그저 눈이 부시다.
붕어빵, 오뎅을 파는 삼거리 포장마차에 들러 붕어빵을 하나씩 먹고서 저녁 요리때 육수로 쓸 오뎅국물 두 봉지를 얻는다.
어느덧 제철 수련관에 도착 몇몇은 짐을 나눠 꾸리고,
몇은 몸을 풀로 화장실로 향한다.
그 사이 빙고동님이 도착했다.
아이가 아프다고 하더니만 어찌 이렇게 빨리 왔냐고 묻자, 아이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다행이다 생각이 들면서도, 아픈 아이를 두고 저리도 비박 산행이 가고 싶을까, 나라면 갈수 있을까 하여,
다시 한번 비정한(?) 아빠인 빙고동님을 쳐다 보게 된다.
경험있는 야~호님은 빙고동님을 이해하려나?
산이 오랜만인데다, 배낭이 무거워서인지 몹시 힘이 든다.
서로를 이해하는 두 아빠는 앞서서 저 멀리 가고, 나의 가까운 뒤쪽에 산마루님,
좀 더 먼 뒤쪽에 그리운 산님, 산으로님 순으로 산을 오른다.
닉에 '산'이 들어가시는 분들이 다들 컨디션이 안 좋은 모양이다.
닉을 '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변경할까 하는 생각을 접는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애써 오르니 어느덧 노랭이재 삼거리다.
야~호님과 빙고동님은 한 참을 쉰 모양이다.
가방을 내려 놓고 숨을 고르고 있노라니 산마루님이 도착하시고 뒤이어 그리운 산님, 산으로님이 도착하신다.
다들 모이자,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쉬는 사이 빙고동님이 지난번 산행에 도그사이드(=개쪽)를 당한것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처가집에서 가져왔노라며 인삼주를 꺼내 놓는다.
병표면에 유성싸인펜으로 크게 인삼주라고 쓰여있는 것으로 보아 이번에는 진짜인듯 싶다.
마셔보니, 인삼주가 틀림없다.
인삼주는 사람이 석잔을 마셔야 효험이 있다고 하자, 다들 석잔을 권할때까지 술을 사양하지 않는다.
문어발 안주가 다 떨어지도록 인삼주를 마시고서야 다시 억불봉헬기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인삼주 석잔의 효험인지 다들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밤하늘은 푸르고,
그 가운데 떠 있는 동지달 열이레 달은 시리도록 밝다.
첫댓글 그럼, 나 이제 만회한거여 우리 장모님에게 한병 더 담그라고 부탁드려야지 ^..^
역쉬 뫼님의 죽지 않은 유머~~~~
요번산행은 먹는얘기로 시작해서 먹는얘기로 끝나는것 같네요 ~~~^^ 뫼님 즐거운 하루가 시작될것 같네요
뫼님의 산행기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곳곳에 저도같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듭니다~ 간만에 산행기 보니 넘 좋구요~ 2탄도 시간 되시는 대로 올려주세요~ 기대만땅!!!^^*
인삼주,막걸리,복분자 그리고 흔하디흔한? 가시오가피주에 밀려 내가가져온 매화주는 다시집으로 가져가는 수모를 당하다니..... 담에 꼭 만회하도록 도와주십시요.^^*
아니 그런 수모를당했다니,,,,,,, ..... 명단입수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