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의 백혈병
백혈병이란? 정상인의 골수는 혈액의 주된 혈구 성분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생성하는 기관입니다. 백혈병이란 골수에 존재하는 조혈 세포에 악성 변형이 초래되고 이러한 악성 세포들이 증식하여 정상적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생성하는데 지장을 초래함으로써 치료받지 않으면 감염, 빈혈, 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빈도: 소아의 백혈병은 소아기 악성 종양 중 가장 흔한 것으로, 15세 이하에서 새로이 진단되는 악성 종양의 1/3을 차지합니다. 특히 4세 전후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입니다.
**종류: 크게 급성 백혈병과 만성 백혈병으로 구분되는데 소아 연령에서는 만성 백혈병이 매우 드물고 대부분이 급성 백혈병입니다.
급성 백혈병은 다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구분이 되며 이중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20-30%를 차지하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비해 발생 빈도가 낮습니다.
진단 기술의 발달에 따라 급성 백혈병 내에서도 진단이 더욱 세분화되었으며 각각의 예후와 연관하여 치료 방침이 결정됩니다.
1.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증상: 환아의 약 2/3는 진단이 되어질 당시 4주 이내에 이상 소견을 보입니다.
최초 증상은 대개 비특이적인 증상인 오심, 무기력, 보채는 양상을 나타냅니다. 환아들은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이나 발진이 발생하여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지속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골수 장애가 진행되면서 병적으로 증식하는 백혈병 세포로 인하여 골수에서 정상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이 생성되지 못함으로써 창백해지고 쉽게 멍이 들거나 피부에 출혈 반점이 출현하게 되고 감염이 쉽게 됩니다.
또한 백혈병 세포가 림프절, 간, 비장, 기타 기관을 침범하여 증식함으로써 경부나 사타구니 림프절 등에 무통성 종괴가 만져지거나 우측 또는 좌측 복부에 종괴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초기 검진상 대부분의 환아들은 창백하고 50%에서는 피부 자반이나 점막 출혈을 보입니다.
약 25%에서는 발열을 동반하는데 이는 상기도 감염이나 중이염으로 인한 것으로 잘못 오인될 수 있습니다. 환아의 25%에서는 심한 골통이나 관절통을 보이는데, 이는 연골 주위골이나 관절에 백혈병 세포가 침윤하거나 골수강 내 백혈병 세포가 증식하여 골수가 팽창함으로써 뼈가 압박이 되기 때문입니다.
드물게는 백혈병 세포가 중추 신경계를 침범, 증식함으로써 두통, 구토, 시력 장애와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뇌신경의 침윤으로 안면신경이 마비되거나 복시(하나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고환, 난소 등도 백혈병 세포로 침윤될 수 있어, 남자 아이들의 경우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고환 종대가 생긴다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예후 및 치료: 백혈병 치료의 목적은 병의 완치와 환자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귀시키고 육체적인 안녕을 기하는데 있습니다.
1960대 이전까지는 불치병으로 생각되어 왔으나, 1970년대 이후 복합 화학요법을 사용함으로써 성적이 크게 향상되어, 현재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완치율은 약 80%에 육박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렇게 치료율이 높아진 것은 면역학적 표현형과 세포 유전학적 분석의 발달로 항암제의 임상 응용에 더 좋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데다 현대적인 보조 요법의 발달, 여러 가지 약제를 병용하는 병합 요법의 발달, 중추신경계의 예방 및 치료, 조혈모세포이식술의 응용 등이 크게 기여한 것입니다.
특별한 위험 인자가 없는 경우 항암제 치료만 시행하게 되며 진단시 중추신경계의 침범이 있는 경우는 뇌-척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여야 합니다.
남아의 경우 약 3년간, 여아의 경우 약 2년간 치료를 하게 되는데, 남아의 경우 더 오래 치료하는 이유는 남아에서 재발 확률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한편, 진단시 특별히 나쁜 예후 인자를 가진 경우, 즉, 통상적인 항암제 치료로는 완치의 확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함으로써 완치율을 높힐 수 있습니다.
2.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증상: 기본적으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냅니다.
골수 부전에 해당하는 소견이 나타나는데, 백혈구 감소로 감염에 의한 발열이 있고, 빈혈에 의하여 창백하게 보이며 혈소판 감소로 출혈의 증상을 보입니다.
뼈의 통증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에 비해 흔하지 않으나 간이나 비장 종대는 흔하며, 임파선 종대도 생기고 중추신경계의 침범 증상도 5-10%에서 나타납니다. 설명이 되지 않는 치은 비대나 이하선 종창은 흔하지는 않으나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간혹 백혈병 세포가 종괴를 형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녹색종이라고 합니다.
녹색종이 안구 뒤쪽에 생기면 안구가 돌출되어 보일 수 있고 두개골이나 경막 외부에 생겨 머리에 종괴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악성 백혈구 수가 과다하게 증가된 경우 백혈구에 의한 혈류 정체를 일으켜 뇌와 폐의 경색 및 출혈을 야기시켜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아형(M3)에서는 심한 출혈 경향을 특징으로 하며 이 경우 갑작스러운 중증의 출혈로 조기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후 및 치료: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비하여 치료 반응율이 낮고 완치율도 낮아서 강력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항암제치료만으로는 완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해 완치율을 높히기 위해서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경우 약 70%의 환자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편,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경우 강력한 항암요법만 시행한 경우에 비해 치료 성적에 차이가 없다는 보고와 치료 성적이 더 우수하다는 보고가 혼재하여 그 의의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3. 만성 골수성 백혈병
소아 백혈병의 3-5%를 차지하며 만성기를 지나 가속기를 거쳐서 급성기로 진행하는 임상적 경과를 취합니다. 만성기는 보통 3-4년 정도 지속되지만 10년 이상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증상: 만성기에는 증상 발현이 서서이 일어나며 다른 이유로 혈액 검사를 시행했을 때 우연히 진단되는 수도 있습니다.
감염이 되면서 자주 얼굴에 습진 같은 발진이 있고 발열, 야간 발한, 식욕 부진,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나 비장 종대로 인한 복부의 통증과 팽만감 같은 증상 및 출혈 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백혈구 정체로 인한 시력 장애나 음경 지속 발기증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급성기로 진행하게 되면 빈혈, 혈소판 감소에 따른 출혈, 가려움증, 한랭 두드러기, 위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 밖에 급성 백혈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모두 가능합니다.
**예후 및 치료: 만성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단 급성기로 진행하게 되면 예후가 극히 불량합니다. 초기에 인터페론 등의 약물을 통해 골수 모세포의 비정상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치료 시작과 동시에 조혈모세포의 공여자를 찾아 가능한 조기에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약 60-80%의 환자에서 완치가 가능합니다.
최근에 글리벡이라는 약이 개발되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으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혈모세포이식 없이 이 약물만으로 완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항암제의 강도를 높일수록 항암효과가 우수하여 잔여 백혈병세포를 제거하는 효과가 크겠지만, 이 경우 골수도 심각하게 손상 받아 다시 재생이 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백혈구분반술을 통해 채취하여 냉동 보존해 놓고 고용량의 화학요법을 시행한 후 손상받은 골수를 구제하기 위해 다시 조혈모세포를 주입시켜 주는 방법을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이라고 하며,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능하나, 조혈모세포가 환자 자신의 것이므로 이 중 백혈병 세포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으로 인하여 재발율이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에 비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흔히 골수이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조혈모세포로서 무엇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말초혈조혈모세포이식, 골수이식, 제대혈이식 등으로 구분됩니다. 고용량의 화학요법을 시행한 후 주입해주는 조혈모세포의 근원이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가 아니라 조직형이 일치하는 공여자의 것이라는 점이 자가 조혈모세포이식과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입니다.
건강한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써 자가 이식의 단점인 종양세포의 오염을 배제할 수 있으며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잔여 백혈병 세포를 면역학적 기전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개체의 조혈모세포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식편대숙주병이 문제가 되며 정도가 심한 경우 사망률이 높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감염이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1명의 형제와 조직형이 일치할 확률은 25%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직형이 일치하는 형제가 없는 경우 골수은행에 등록된 공여자를 검색하여 조직형 일치자 중 골수 공여 의사가 있는 경우 골수를 제공받게 됩니다.
이렇게 시행하는 골수이식을 비혈연 골수이식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형제간 골수이식에 비해 부작용이 많습니다.
반드시 골수이식을 시행하여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골수 공여자가 없어 골수이식을 시행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골수은행에 골수기증의사를 가진 공여자가 더욱 많이 등록된다면 공여자가 없어 골수이식을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