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구이나 삼겹살 등을 즐겨 드시는 손님들이 일단 저희 집에 한 번 와보면 바로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맛 시설 인심 건강 가격 정취 등 모든 면에서 아마도 그럴 겁니다."
기장군 정관 신도시에서 해운대CC로 가는 도중 만나는 병산마을에 위치한 '병산골정원'은 신도시 조성 이전부터 미식가들 사이에서 알려진 숨은 맛집이다. 기장 석은덤과 함박산에 의해 둘러싸인 병산골은 인근 골프장 손님이 아니더라도 기장 해운대 쪽 사람들의 단골 외식 장소이기도 하다. 주말 무턱대고 찾아가단 미어터지는 손님 때문에 배곯기 일쑤다.
"현재 영업하는 11개의 식당 중 저희 집이 가장 오래됐어요. 26년째지요."
병산골정원의 간판 메뉴는 참나무 황토바비큐 유황오리와 돼지삼겹살. "황토바비큐 가마에 참나무를 넣고 오리와 돼지고기를 걸어 30~40분 정도 회전시키면 기름이 쫘악 빠지고 참나무향이 고기에 골고루 배지요. 이럴 경우 80% 정도 익지요."
안주인 박정숙(53) 씨는 "젊은 층은 돼지고기를, 연세 드신 분들은 건강을 생각해 오리고기를 많이 드시지만 가족 단위로 찾을 경우 반반씩 주문한다"고 말했다.
한 입 입에 넣어 보니 입소문을 탈 정도로 맛이 있다. 참나무향이 코끝을 스치면서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사실 일반 식당에서 먹는 오리나 돼지고기 구이는 기름 때문에 몇 점 먹다 보면 입에 물려 많이 먹질 못하지만 이곳의 바비큐는 먹어도 먹어도 계속 손이 간다.
워낙 맛있다 보니 고기 주변의 밑반찬에는 거의 손이 가질 않는다.
안주인 박 씨가 한마디 한다. "다른 반찬도 한 번 드셔보세요.
고추 깻잎 고구마 쑥 옥수수 표고버섯 등 모두 저희 집에서 재배한 유기농 농산물이에요.
김치는 2년 된 묵은지입니다. 고기와 궁합이 맞는 제피장아찌는 우리 아저씨가 산에서 따온 거예요."
소스 맛이 독특해 물어보니
각종 야채와 와사비가 들어갔지만 더 이상은 영업비밀이라며 말해줄 수 없다고 한다.
식사 후엔 돌솥밥이 준비된다. 숭늉 대신 약초물이 따라 나온다.
"우리 아저씨가 주변 산에서 직접 캔 영지 칡 오가피 뽕나무잎 등을 직접 달였어요."
그러고 보니 '병산골정원'의 모든 요리가 요즘 흔히 말하는 유기농 웰빙식의 전형이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으니 이보다 더한 음식이 어디 있을까.
"백숙을 먹은 후 따라나오는 웰빙 잡곡죽도 손님들이 맛있다고 난리에요.
녹두 현미 등 7~8가지 잡곡이 들어가 맛도 영양도 최고지요."
소화도 시킬 겸 권오군(59) 사장이 식당 주변을 안내한다.
들어올 땐 몰랐는데 예상외로 아주 넓다. 1만3200㎡(약 4000평)란다.
텃밭에는 알타리무와 김장용 배추가 자라고 있고 한쪽에는 염소와 거위도 자라고 있다.
미니축구를 할 정도로 넓은 잔디밭과 별도로 족구장도 갖췄다.
120명까지 수용 가능한 별채에는 숙박도 가능하다.
단, 방값을 안 받는 대신 베개와 이불은 제공되지 않는다.
해서, 이곳 단골들은 아예 츄리닝을 입고 온단다. 주렁주렁 열린 감은 손님들의 차지란다.
소공원과 별 차이가 없다.
산책로가 열려 있어 가을 정취를 느끼기엔 안성맞춤이다. 바비큐 1만5000원(300g). (051)727-6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