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를 병들게하는 컨닝을 추방하라!: 컨닝추방운동 첫 번째 이야기>
컨닝에도 도가 있으니 이를 ‘인의예지신용’의 6도라 한다.
仁 - 성적이 나쁜 학우를 위해 베낀 것을 보여주는 어진 마음이 있어야 하니, 이를 인이라 한다
義 - 컨닝을 하다 들켜도 절대 관련자를 불지 않으니 이를 ‘의’라 한다.
禮 - 시험 시, 보여 준 학우보다 먼저 나가니 이를 ‘예’라 한다.
志 - 누가 공부를 잘하고 노트 정리를 잘하는지 평소에 알아두니 이를 ‘지’라 한다.
信 - 컨닝한 답이 이상해도 의심치 않으니 이를 ‘신’이라 한다.
勇 - 감독자가 바로 옆에 있어도 과감하게 컨닝을 하니 이를 ‘용’이라 한다.
이는 학생들 사이에 공공연히 퍼져있는 ‘컨닝’에 관한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이 안에는 우리 대학의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컨닝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베끼는 자, 보여주는 자, 감독하는 자. 이 컨닝 3주체의 긴밀한 협조와 묵인 하에 부정행위는 너무도 태연히 계속되어왔다.
어느 학교든지 책상과 벽은 이미 온갖 문자들로 가득 차 있다. 그 내용만을 묶어 출판해도 도서관하나를 짓고 남을 것이다. A대학 K군은 시험이 끝나면 항상 친구들과 같이 목욕을 하러 가곤한다. 시험기간 그들의 몸에 새겨진 문신, 컨닝내용들을 지우기 위해서다. 머리에서 발까지 흘러내리는 물처럼 그들 머리 속의 지식도, 가슴 속의 양심도 함께 흘러내린다.
작년 말엔 모 신대원 시험에서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어 재시험을 치는 헤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문제를 출제한 교수가 돈을 받고 출제한 문제를 입시준비 학원에 넘긴 것이다.
이제 컨닝의 문제는 일반대와 신학대 구분 없이 모든 대학 공통의 문제가 되었다.
<신앙운동, SFC의 컨닝추방운동>
8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전경이 모학교에 난입하여 총학생회실등을 모조리 부숴 놓았다. 이 난리와는 무관한 기독교 동아리 방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그 방이 SFC방이었다나…. SFC의 한글이름인 ‘학생신앙운동’의 ‘운동’이란 낱말만 보고 그냥 부숴 버린 것이다.
이는 SFC를 이야기할 때 항상 함께 따라오는 전설(?)이다. SFC가 그 단체이름에서부터 운동을 표방하듯 활동에서도 외부지향적이다. SFC의 기도제목에는 항상 시대적 고민이 베어 있다.
1994년에 SFC는 ‘SFC다움운동 취지문’에서 ‘교회 다움운동 실천사항’, ‘학생 다움운동 실천사항’을 채택하고 구체적인 ‘학생 다움운동 실천사항’으로 학업 충실, 학교사랑(힘든 일에 솔선 수범), 고운말 쓰기, 컨닝 추방을 권장하였다. SFC의 컨닝추방운동이 이때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 훨씬 전부터 SFC의 컨닝 추방운동은 있어왔다. 그러나 1994년 취지문을 통해 본격적인 컨닝 추방운동이 시작된다.
컨닝추방운동의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동원되었다.
ㄱ.중보기도 - SFC내에 있는 중보기도 팀을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 기도하도록 한다.
ㄴ.대자보 - 근본적으로 타락한 양심에 대하여 호소하며 각성시킨다.
ㄷ.신문기고 - 대학신문에 기고한다.
ㄹ.플랭카드 - 학교 정문에 플랭카드 설치 한다.
ㅁ.교수님께 편지 보내기 - 교내의 모든 교수님께 편지를 띄워 시험문제에 대하여 고민과 부정행위에 대하여 분명한 태도를 보이시도록 부탁드린다.
ㅂ.설문지 - 설문지는 장기적으로 사용 할 것으로 그때그때 마다 대자보를 통하여 게시하고 운동의 효과 측정도로도 이용한다.
ㅅ.책갈피, 전단지배포
ㅊ.침묵시위
이러한 방법들은 이후 각 학교 기연이나 총학생회 컨닝추방운동의 방법으로도 응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SFC의 꾸준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운동원들을 동시 폭발적으로 끌어내지 못하였고 캠퍼스에 팽배한 이기주의를 따라잡지 못했다
<양심의 실험, 무감독 시험제도>
95년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모토로 개교한 한동대는 정직을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으로 삼아 왔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95년 개교이래 모든 시험에서 무감독 시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실행 방법은 교수나 조교가 시험 시간에 시험지를 배포한 후 퇴장하면 자유로운 상태에서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이 끝나면 앞에 준비되어 있는 서류봉투에 각자 시험지를 넣고 퇴실한다. 제일 마지막에 시험을 마친 학생이 서류봉투를 교수실에 반납하면 시험이 끝난다.
이는 물론 학생 서로가 감독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동대의 무감독 시험제도는 현재까지 훌륭히 정착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시험은 학생의 양심에 맡겨두면서 기숙사의 점호를 감독하는 이중적 잣대는 학생신뢰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컨닝은 개인에 양심만으로 또는 제도만으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SFC의 경우 개인 양심에 호소한 운동이라면 후자인 한동대의 경우는 학교차원에서의 제도화를 통한 시스템적 대응일 것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했다. 이미 실행된 본보기를 거울 삼아 자신들의 환경에 맞는 방법을 개발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기독청년대학신문 <새벽이슬>
(송주연 erbarme@hosann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