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 이야기
살구중에서도 으뜸은 늦살구일게다. 살구나무를 사다심은지 3년이 가고 4년이 가도 꽃은 피어도 열매을 볼 수 없었다.조금 더 지켜보자며 6년이 가고 7년이 되어도 꽃만 후드러지게 필뿐이어서 날 안타깝게 하곤 하던 살구나무..
몇번인가 베어버리려 톱을 들다간 에라!꽃이라도 보자며 놔뒀던게 근 9년여만에 처음으로 살구가 달렸는데 와! 가지가 두곳이나 찟어져 나갔었다.
한방에서는 살구씨를 행 인(杏仁)이라 하여 만병통치약처럼 알려져 있다. 동쪽으로 뻗은 가지에서 살구 다섯 알을 따내 씨를 발라 동쪽에서 흐르는 물을 길어 담가 두었다가, 이른 새벽에 이를 잘 씹어 먹으면 오장의 잡물을 씻어내고 육부 의 풍을 모두 몰아내며 눈을 밝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도 200여 가지의 살구씨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어서 약방의 감초가 아니라 '약방의 살구'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살구열매가 많이 달리는 해에는 병충해가 없어 풍년이 든다고도 하며 살구나무가 많은 마을에는 염병이 못 들어온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흔히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병원 앞에 살구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한 다. '우선 살구 보자'라는 뜻이라니 옛 사람들의 행림이나 오늘날의 살구 는 무병장수의 진정한 바람을 다같이 살구나무와 병원과의 관계에서 찾았 는지도 모른다.
꽃과 과일로서만의 살구나무가 아니다. 깊은 산 속 고즈넉한 산사에서 학덕 높은 스님이 두들기는 목탁의 맑고 은은한 소리는 어디서 얻어질까? 몇가지 나무가 알려져 있지만 최고로 치는 목탁은 살구나무 고목에서 얻는 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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