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반딧불이들이 멋진 비행을 하고 있었다.
어제저녁 내 주변을 맴도는 한 마리를 잡아 사진으로 남기고 풀잎 사이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어렵게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싸늘해져 자취를 감출 때가 지났는데 아직은 떠나기가 아쉬운지 농장 주변을 배회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반딧불이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 일주일 정도 번쩍이는 형광불빛을 내뿜으며 짝을 찾아 날아다니다 원하는 짝을 맞아 짝짓기 한 후 일주일 후쯤 풀숲에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면 1 급수 물을 찾아 들어가서 다슬기, 달팽이들을 잡아먹으며 1년 정도 지내다가 성충이 되어 일주일 동안 아름다운 불빛을 내며 사랑을 즐긴다.
일주일을 위해 긴 세월 인내하며 사랑 준비를 한다니 참으로 경이롭다. 사과, 복숭아를 얻기 위해 비료나 농약, 기타 유기농자재라도 쓰게 되면 이들은 바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어릴 때 시골에서 모깃불을 피워놓고 밤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 이제는 거의 대부분 없어져 버렸다.
용인 에버랜드에서는 사육사들이 길러 반딧불이 축제를 하는데 입장료가 3만 원이나 되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도 없다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
환경오염이 만들어낸 비극이지만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든다.
사육하지 않아도 사람이 오염시키지 않고 방해만 하지 않으면 해마다 멋진 비행물체들이 나타나 어릴 적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행복을 안겨주는데!
사과보다 더 귀한 반딧불이, 며칠 더 함께 하고 내년에는 더 많이 나타나길 바라며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