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반이나 지났다. 아쉬움은 잠시 덮고 ‘올해가 아직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을 바꿔보자. 우리 삶의 영원한 화두인 ‘행복’과 ‘말’을 다시 생각하고 지혜와 정의로움을 끌어내는 책들을 통해 남은 한 해를 새롭게 설계해보는 것도 좋겠다. 기말고사를 치른 자녀와 함께 더할 나위 없이 편한 자세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자.
담당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말의 품격
지은이 이기주
펴낸곳 황소북스
값 1만4천500원
함께 얘기하지만 서로에게 스미지 않는 대화, 의도와 상관없이 오해를 부르는 말.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는 일이다. 이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제대로 하는 말’의 중함을 깨닫는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은 ‘입(口)’이 세 개 모여 이루어졌다. 말이 쌓여 한 사람의 품격이 되며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일 게다. 이 책은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은 <언어의 온도>를 쓴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경청, 공감, 반응, 뒷말, 인향, 소음 등 24개의 키워드를 통해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지은이의 인문학적 소양과 감성이 더해져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전한다. 책을 읽으며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가고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지는’ 말, 입보다는 귀를 열어 상대의 마음을 얻는 ‘말’에 관해 생각해보자.
우아한 관찰 주의자
지은이 에이미 E 허먼 옮긴이 문희경
펴낸곳 청림출판 값 1만8천500원
<삼시 세끼> <꽃보다 할배> 등을 만든 나영석 PD는 ‘관찰’을 강조한다. 사회현상과 사람에 관한 깊은 관찰로 얻은 콘텐츠와 출연자의 절묘한 배치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 책은 정확한 관찰과 세심한 소통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고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지은이는 흥미로운 그림을 통해 세심한 관찰이 삶을 향상하는 가치이자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보이는 것을 넘어 본질을 꿰뚫어 보는 관찰의 기술을 만날 수 있다. 책 속의 그림을 보며 나의 관찰 능력도 테스트할 수 있다.
행복을 풀다
지은이 모 가댓 옮긴이 강주헌
펴낸곳 한국경제신문사 값 1만6천 원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학자이자 ‘구글X’의 신규사업개발총책임자(CBO)인 지은이는 아들을 의료사고로 잃지만 그가 발견한 행복 방정식 덕분에 행복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지은이는 “인간은 행복하게 살도록 설계돼 있다. 때때로 삶이 행복을 방해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초기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행복 모드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은 맑은 눈으로 삶을 관찰하는 방법, 생각을 뒤덮는 환상을 떨쳐내는 방법, 뇌의 맹점을 극복하는 방법 등 행복을 얻는 방법을 단계별로 들려준다. 행복이라는 방정식을 풀어낼 수 있는 다섯 가지 궁극적인 변수 ‘지금, 변화, 사랑, 죽음, 설계’도 함께 만나보자. 지금, 행복하지 않은 모든 이에게 강력 추천한다.
그래서 그는 바다로 갔다
지은이 김탁환 사진 이재교
펴낸곳 북스피어 값 1만3천800원
이 책에는 지은이가 소설 <거짓말이다>을 집필한 4개월 동안의 제작 과정이 일기 형식으로 담겨 있다. 지은이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시신 수습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 김관홍을 만난다. 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는 세상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매료된 지은이는 잠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거짓말이다>를 완성했다.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4개월 동안 한 인터뷰, 자료 조사, 현지답사 등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직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입을 벌린다. 절대로 잊으면 안 될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