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4세 이상의 개 중 약 85%가 치주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구강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발생율이 높습니다. 치주 조직이란 치아를 둘러싼 조직으로 잇몸(치은), 백악질(치아뿌리부분에서 상아질을 감싼 부위), 치조골(치아가 박혀있는 뼈), 치주인대(치조골과 치아를 연결하는 인대)로 구성됩니다. 이런 부분에 염증이 생긴 것을 치주염이라고 합니다.
그럼 치주염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치주 질환의 가장 주요 원인은 치태(plapue, 프라그)입니다. 이는 음식 찌꺼기, 침 속의 당단백, 다당류 성분과 세균 등에 의해서 치아에 축적됩니다. 치태는 제거가 되지 않으면 침속의 미네랄 성분과 합쳐져 딱딱한 치석으로 변합니다. 치석 자체가 잇몸을 자극하기도 하고(기계적 자극), 그 안에 세균과 그로 인한 독소(화학적 자극)들이 잇몸 및 치주조직을 상하게 합니다. 치주염이 방치되면 비가역적인, 즉 되돌릴 수 없는 병변을 형성하게 되고 치아 손실 및 치조골의 융해가 발생하여 구강 구조를 변화 시키며, 세균이 전신 혈액으로 감염되어 신장, 심장, 간 등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치주질환은 품종, 건강상태, 식이, 나이 등에 따라 발병이 달라집니다. 보통 대형견종보다 소형견종이 더 발생이 많은 이유는 소형견은 치아 사이가 가깝고 좁아서 치태가 잘 끼고 치조골이 얇고 약하기 때문입니다. 또 건강이 좋지 못한 동물들은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에 저항력이 떨어지고, 피부병으로 소양감(간지러움)으로 털을 자주 씹게 되면 치주질환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부드러운 음식도 치주질환을 일으키기 쉽고, 늙은 동물이 어린 동물보다 잘 발생합니다.
치주 질환은 예방은 치태의 축적을 막는데 있습니다. 치태를 조절하는 방법에는 기계적 치태 조절법과 화학적 치태 조절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계적 치태 조절법은 칫솔질, 씹는 제품, 치료적 스케일링이 있습니다. 칫솔질은 사람이 음식먹고 이를 닦는 이유와 같습니다. 바른 칫솔질은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즉 옆으로가 아니라 위아래로 닦는 것입니다. 남는 사람 칫솔과 치약으로 닦으면 안될까요? 당연히 안 좋습니다. 왜냐면 사람 칫솔은 애견용보다 칫솔모가 더 거칠어서 잇몸에 자극적입니다. 또 사람 치약은 세정제가 함유되고 있어서 자꾸 먹게 되면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개는 양치물을 뱉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개 전용 칫솔과 치약으로 매일 닦아주는게 좋습니다. 다음은 씹는 제품들인데 흔히 개껌을 예로 들 수 있고, 그 밖에 씹고 놀 수 있는 장난감 및 사이언스 처방식 t/d처럼 알이 굵고 큰 사료 등이 있습니다. 이는 씹는 과정에서 치아에 축적된 치태가 떨어져 나가게 하는겁니다. 하지만 씹는 제품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소발굽, 돼지귀, 생뼈 등은 너무 강도가 세기 때문에 오히려 치아의 에나멜(가장 바깥 하얀 층)을 손상시킵니다. 또 최근 보고에 따르면 테니스공도 에나멜질의 손상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음식도 치태 조절에 중요합니다. 캔이나 부드러운 음식보다 건조 사료가 치태가 덜 발생되며 씹어 먹는 동안에 치태를 제거하게 됩니다. 하지만 건조사료라도 씹지 않고 그냥 삼키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씹을 때 생기는 기계적 치태 조절 작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치태를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스케일링입니다. 이는 마취, 전문적인 장비와 테크닉을 요하기 때문에 수의사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수의사는 스케일링과 동시에 구강 전반에 대한 검진을 실시하게 됩니다.
화학적 치태 조절법으로는 클로르헥시딘 구강 소독과 효소제 성분의 치약이 있습니다. 클로르헥시딘(헥사메딘의 성분) 구강 소독제는 가장 강력하고 안정된 치태 억제와 항균 효과를 가집니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시 치아변색, 미각 이상, 구강 점막 자극의 부작용을 나타내므로 수의사가 처방한 치료용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글루코오즈 옥시다제, 락토페록시다제, 덱스트라나제 등 효소가 첨가된 치약은 세균에 의해서 발생된 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칫솔질과 같이 병행하여 치태를 예방합니다.
보통 치주 질환은 동물이 크게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주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만성적인 고통을 발생시킵니다. 또한 심장, 간, 신장 질환 등 전신 질환의 직접, 간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예방에 있어 잘 씹어 먹고 건강해야하는 개체의 요인도 중요 하지만 올바른 칫솔질, 적절한 사료, 간식 및 장난감의 선택, 질환의 조기발견 및 치료 등은 보호자가 해주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관심과 부지런함이 치주 질환 예방에 더욱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도 사람처럼 치아가 튼튼하면 노년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