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미용실 무대위로 짜자잔 하고 허우대 큰 60대 초반의 영감탱이 등장.
허우대만 보자면 키도 180이상으로 크고 얼굴도 훤하게 생겨서 정말 멀쩡한 영감탱이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보자면 정말 한심하기 이를데 없는 작자다.
전화기를 빌리잔다.
작자는 3일전에도 같은 사항으로 내게 신세를 졌는데 오늘 또 그러는 것이다.
나는 그 작자 보는게 아주 역겨운데, 전화요금이 아까워 그러는게 아니다.
전화를 빌리러 왔으면 전화만 쓰고 가면 되는데, 용무를 마치고도 바로 집엘 가지 않고,
쇼파에 앉아 신문을 보는 것이다.
아무리 동네 조그만 미용실이라지만 나도 엄연히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향기가 나야할 미용실에
홀애비 냄새 풀풀 풍기는 독거노인이 죽치고 앉아 있으면 영업에 지장이 생길까 엄청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이 직업이 하도 사람한테 채이는 직업이다보니 단 한시라도 사람없이 고독을 즐기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이라, 돈되는 사람이 와도 그닥 반갑지 않은데 저렇게 아무런 이득은 커녕,
고요를 방해하는 인간이 저렇게 떡하니 앉아 있으면 신경이 곤두서지 않을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왕 말이 나온김에 영감탱이가 싫을 수 밖에 없는 얘기를 조목조목 열거해봐야겠다.
처음에 작자가 홀애비냄새를 풍긴다고 했는데,
영감이 풍기고 다니는 냄새가 홀애비 냄새에 국한된다면 내 말을 안 한다.
올때마다 다양하게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데 , 홀애비 냄새만 해도 뉘앙스의 차이를 주어 약간씩 다르게
내며 오는데, 한 번은 사람이 많을 때 왔을 때는 어디선가 찌릉내가 풍겨오길래 그 냄새의 근원을 탐색해보니
영감의 바지춤이 최조 진앙지였다.
결정적으로 영감은 외상을 까는 습성이 있다.
돈이 없으면 염색을 하지 말 것이지, 그래도 밖으로 돌려면 품위유지가 꼭 필요한 것인지
그렇게 외상을 깔고 염색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늘 곧 잇으면 큰 돈이 들어올거라 곧 금방 외상을 갚을 거라며 얘기하는데 그것이 벌써 몇년째인지 모른다.
지금 라디오 듣고 있는데,
별로 반갑지 않은 독거노인 손님이 와서 몰입을 방해하네요.
머리를 할 것도 아니면서 오는거에요.
전화기를 좀 빌려달라는 거에요.
전화요금을 안 내서 끊겼다면서...
3일전에 신세졌던 사항을 오늘 또 반복하는거에요.
와서 전화기만 쓰고 얼른 가면 좋겠는데,
죽치고 앉아 신문을 봐요.
돈 없으면 머리를 아예 하지 말 것이지,
외부에 다닐때 품위유지는 해야되는지, 때되면 염색을 해요.
외상으로요.
2회째 외상을 깔아놨지요.
이 사람도 지식인의 패러독스 범주에 포함되는 사람이에요.
사법고시등 고시 공부만 20년을 넘게 한 사람이죠.
현재 직업은 아파트관리사무소 소장이라는데, 최근에 짤린것 같아요.
도대체가 눈치가 없으니 당연하죠. 사회성이라고는 눈에 씻고봐도 없어요.
신문도 집에 가져가서 보라고 몇 번씩 얘기 하면 왜 내가 자기보러 자꾸 가져가서 보라고 하는지
보통사람같으면 영업에 지장있어 그러는구나 하고 눈치를 금방 챌텐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정말 답답해요.
저러니 사기꾼한테 걸려서 1억씩 사기 당하고, 북한여자랑 맞선볼때마다 딱지를 맞고 그러는거지...
저사람때문에 라디오 자세히 못 들어서 기분 완전 잡치네요.
그런데 저 영감탱이 하도 캐릭터가 특이해서 언젠가는 글에 특이한 캐릭터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켜서 아주 잘근잘근 씹어놓을것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