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디워에 대해 비평의 글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화감독 이송희일씨에 이어 이번에는 제작사 청년필름의 대표 김조광수씨가 디워에 대해 다시 한 번 쓴소리를 뱉었다. 김조광수씨는 디워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면 디워가 아닌 심형래 감독 개인에 개한 쓴소리를 한 것이다.
심형래 감독을 비판한 영화인 김조광수씨
김조씨가 심감독에게 아쉬움을 토로한 내용은 세 가지다.
첫 째, 심감독는 충무로에서 홀대를 받았다고 이야기 하지만 300억을 투자받은 영화인은 심감독이 유일하다. 과연 이것이 홀대를 받은 것인가. 이른바 비주류라는 식의 동정론을 이용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두 번째,심감독은 애국심을 겨냥한 마케팅을 하지말고 영화자체로 승부해라.
세 번째, 외국 유명 대작 영화(인디펜던스 데이, 반지의 제왕 등) 역시 줄거리가 단순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자신의 영화만 가지고 줄거리가 빈약하다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식의 항변은 옳지 못하다. 다른 영화의 장점을 볼 줄 몰라서는 발전할 수 없다. 심감독은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김조씨는 끝으로 이것은 심감독에게 애정을 가지고 하는 충고라는 말을 덧붙혔다.
심형래에게는 왜? 영화상이 없나
신드롬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디워의 광풍이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290만명을 돌파했으니 '태극기 휘날리며'나,'실미도', '괴물'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 영화계 흥행 순위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영화에 비판이 하나도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디워는 제작비 700억이 들어간 말 그대로 대작 영화다. 한국 영화에 순수제작비만 300억이 들어간 영화는 전무했으니 충분히 김조광수씨의 주장도 일리가있다.
그런데 왜 하필 그의 직업이 '영화인'인가. 이런 비판을 순수 영화팬들이 제기 하는 것과 이른바 '충무로 밥'을 먹고 있는 자가 제기하는 것은 순수성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먼저 김조씨의 말처럼 심형래 감독은 정말로 충무로에서 '왕따'가 아니었을까? '왕따에게 누가 300억을 지원해주는가'가 이른바 김조씨의 논리다.
심형래가 투자받은 300억의 대부분은 대기업의 자본이다. 기업의 이익창출을 위해 투자하고 움직이는 그들을 충무로라 부른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지만 한 가지만 묻고싶다. 심형래가 대종상 영화제에 초대받은 적이 과연 있는지, 그의 영화가 대종상이나 청룡상 영화제등 이른바 한국의 권위있는 영화제에 초대받아 후보 작품이라도 걸린 적이 있는지 묻고싶다.
심형래가 영화판(?)에 뛰어든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심형래의 용가리의 형편없는 CG에 실망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런 CG라도 한국의 영화인이 자체기술로 시도했다는 자체가 박수를 받아야 했던 것은 아닐까. 그들은 심형래를 영화인으로 이해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궁굼하다. 영화인에게 영화인들 사이에서 동료로 인정을 못받는 것 이상 더 씁쓸한 것이 어디 있을까.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설마 돈이 전부라고 생각 하는 것은 아닐진데 어째서 300억으로 모든 것을 합리화 시키려고 하는 것인가.
보고나서 비판하라
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해 '스크린쿼터 반대시위'를 하는 그들이 심감독의 애국심 마케팅을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당신들 삭발하고 애국심에나 호소하고 있을때 심형래는 라면 먹어가면서 세계시장을 공략한 영화를 찍고 있었다."라는 식의 네티즌들의 반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엔딩 부분에 아리랑을 넣고 감독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가장 극단적인 예라고 하지만 미국에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되는 영화에 아리랑을 넣었기에 더욱 고마운 일이지 어째서 그것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일인가.
영화 홍보를 하기위해 주연 배우들이 개그맨이 되어서 각종 쇼 오락 프로를 점령하는 홍보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인가. 개그맨 심형래가 영화 홍보를 감정을 자극하는 식으로 하는 것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말이다.
더군다나 디워의 승부는 한국 시장이 아니다.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이 들어와도 손익분기점이 안넘는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어차피 승부는 세계시장에서 걸어야하는 영화다. 이런 영화에 심감독이 아리랑을 넣은 것이 흥행을 위한 노련한 계산이라고 한다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1주도 안지났는데 300만에 가까운 관객이 영화를 봤다. 애국심 마케팅이건 아니건 이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들이 모두 애국심의 발로로 'IMF때 금모기'를 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봤다는 말인가. 상업 영화의 성공은 절대적으로 흥행이다. 형편없는 영화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한다는 것은 '세계 10대 미스테리'에 선정되도 될만큼 뭔가 앞 뒤가 맞지 않는다.
심감독이 정말로 노련한 애국심 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그렇다. 적어도 영화인, 영화제작사의 대표라면 치사하게 애국심 마케팅을 했다느니 하는 소리를 집어치우고 심형래의 마케팅 기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디워를 바라보는 팬들과 영화인들 사이의 극단적인 인식의 차이는 결코 쉽게 좁혀지지 않겠지만 인생을 건 도전을 하는 한 영화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줄 수는 없는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끝으로 애정을 가지고 충고를 한다는 사람이 아직 영화도 안봤다는 것에 그저 쓴웃음만 나올 뿐이다. 10여년 전 모 대학교에서 심형래 영화제가 열렸었다. 그 영화제 모토가 '보고나서 비난하라'였다. 김조광수씨는 당장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비판을 하기 바란다.
<디워는 현재 전국 누적관객 295만3000명(5일 공식집계)이라는 애국자들을 만들며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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