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와 그제 읽은 책의 내용 중 우리가 관심을 가질 내용만 정리했습니다.
공부하다가 힘들 때 휴식삼아 한 번 읽어보시고 잘 기억해두었다가 여학생과 대화할 때 이야기 소재로 써먹어보세요.
지은이: 울리히 슈미트
옮긴이: 조 경 수
펴낸 곳: 도서출판 경당
1. 개와 고양이는 앙숙이다?
그렇다고 볼 수 있는 말이다.
고양이와 개는 실제로 전혀 다른 몸짓 언어를 쓰기 때문이다.
개가 앞발을 들고 꼬리를 흔들면 기분이 좋고 친구가 되어 놀고 싶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전혀 다른 뜻으로 받아들인다.
고양이의 언어에는 똑같은 몸짓이, "나한테 너무 가까이 오지 마, 안그러면 얼굴에 한방 먹일거야"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양이가 기분이 좋아 목을 그르렁거리면 개는 그것을 위협하는 으르렁 소리로 알아듣는다.
그러니까 이들은 타고난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가 아니라 단지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함께 자란 개와 고양이는 상대의 몸짓을 제대로 해석하는 법을 배워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2. 물이 없으면 개구리는 살 수 없다?
⑴ 북아메리카의 '소노'란 사막에는 진짜 사막 개구리가 산다. 「쟁기발개구리」는 점액을 칠한 깊은 구덩이에 파묻혀서 11개월의 건기를 견뎌낸다.
그리고 어느 날 지표면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울림으로 나와 가장 중요한 두가지를 순식간에 해치운다. 식사와 섹스다. 1년에 단 하룻밤 개구리의 협주곡이 사막에 울려퍼지고 곧 산란이 시작된다.
⑵ 「브레비켑스 아드스페르수스」라는 아프리카 맹꽁이류가 사는 남아프리카의 사막은 전혀 비가 오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습기를 공급해주는 것은 안개 뿐이다. 개구리들은 안개가 응결된 물을 피부로 '마신다.' 새끼들조차 수영은 꿈도 꿀 수 없다. 암컷은 모래 속에 알을 낳고 알들의 건조를 막기 위해 수정되지 않은 알들을 그 위에 한 겹 덮는다. 알에서는 올챙이가 아니라 작은 개구리들이 곧바로 부화한다.
3. 고래는 물위로 떠오를 때 물을 내뿜는다?
만화나 특수효과를 사용한 영화에서 보면 고래가 수면에서 무섭게 세찬 물줄기를 높이 뿜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그 것은 전부 뜨거운 공기이다. 다른 모든 포유동물처럼 고래도 콧구멍이 있다. 하지만 고래의 콧구멍은 좀 특이한 위치에 있다. 진화하면서 앞쪽에서 위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오랜 잠수 끝에 산소를 다 쓴 따뜻한 호흡 공기는 커다란 쉭쉭 소리를 내며 높은 압력으로 분출된다. 이때 주변의 찬 공기에서 수증기가 응결되고 구름이 형성되는데, 고래의 경우 '분기(噴氣)'라고 불린다. 게다가 그 모양과 형태로 각각의 고래종을 구별할 수도 있다.
흰긴수염고래(대왕고래)의 분기는 높고 가는 기둥모양으로 9m나 치솟는다.
쇠고래(귀신고래)는 양쪽 콧구멍을 이용해 이중 분기를 만들고, 분기구멍이 하나뿐인 향유고래는 비스듬하게 앞으로 향한 하나의 구름을 만든다.
4. 곰은 겨울잠을 잔다?
곰은 겨울에 몇 주, 심지어 몇 달 동안이나 은신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잠자면서 보내기는 한다. 그럴 때는 아무 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는다. 월동하는 곰의 체온은 평소보다. 몇 도 떨어져 있고, 심장은 여름철보다 훨씬 천천히 박동한다.
그렇다고 해도 곰은 진정한 의미의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아니다. 진짜 겨울잠을 자려면 내부의 난방 장치를 완전히 끄고(얼어죽을 염려가 없는 경우라면) 몸전체의 신진대사를 훨씬 더 저하시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마멋 정도로 몸집이 작은 동물에게나 합리적인 듯하다. 만약 곰이 그 거대한 몸을 봄에 다시 덥히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비축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잠의 에너지 절약효과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니까 곰은 겨울잠을 자는 것이 아니고 겨울 휴식(겨울나기)을 취하는 것이다. 곰은 심지어 겨울 휴식 동안 새끼를 낳기도 한다. 거의 완전한 무감각 상태에서 추운 계절을 견뎌내는 진짜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5.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겨우내내 잔다?
난방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에너지는 소중하다. 겨울잠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잠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상황에 따라 조절되는 체온 저하 때문에 음식을 먹지 않고도 오랜 시 간을 버틸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독일 박쥐들의 경우 겨울잠의 장점은 분명하다. 박쥐는 식충류인데 겨울에는 먹을 만한게 거의 없다. 하지만 먹잇감들이 다시 윙윙거리며 돌아다닐 때가지 가을에 비축한 체지방으로 버틸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다른 동물들은 정기적으로 깨어난다. 필요가 없으면 햄스터가 비상식량을 모아 놓을까? 햄스터는 꽉꽉 채워넣은 식량창고를 방문하기 위해 며칠에 한 번씩 겨울잠을 중단한다. 또 다른 설치류인 큰동면쥐는 식량을 비축하지 않고 박쥐처럼 자신의 '뚱뚱한 배'를 먹는다. 큰동면쥐는 가을에는 체중이 120g인데 봄까지 체중의 ⅓이 줄어든다.
큰동면쥐는 햄스터보다 훨씬 드물게 깬다. 매번 몸을 가열시킬 때마다 에너지가 쓰이기 때문이다.
가장 살이 많이 찌는 것은 마멋인데 가을이면 너무 뚱둥해져서 거의 뛰지도 못할 지경이 된다. 그렇게까지 살이 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알프스 고원의 겨울은 혹독하기 때문이다. 마멋은 겨울이 다가오는 10월부터 시작해서 5월까지 죽은 듯이 잔다. 하지만 마멋도 중간중간 대략 2주에 한번 꼴로 깨어서 볼일을 보고, 몸을 좀 닦고, 짚으로 된 침대를 털어서 푹신하게 만든다.
6. DNA만 있으면 공룡을 다시 만들 수 있다?
<쥐라기 공원>에서 과학자들은 나무진에 갇혀 호박(湖泊)속에 보존되기 직전에 모기가 공룡에게서 빨아먹힌 피에서 이 거대한 파충류의 DNA를 획득했다. 과학인가? 공상과학인가? 요즈음 우리는 생명공학자와 유전공학자들을 거의 전능한 존재로 생각한다. 하지만 유전물질인 DNA는 매우 복잡하고 아주 섬세한 거대 분자이다. 5만년쯤된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에서 현생인류의 유전물질과 비교해 볼 수 있는 흔적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는 것만도 이미 충분히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시대로 가려면 약 7,000만 년을 건너뛰어야 한다. 아무리 보존 조건이 훌륭하다 해도 그렇게 긴 시간은 어떤 DNA도 견뎌내지 못한다. 다양한 종을 비교하는데는 유전 물질 자투리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유전 물질이 없으면 티라노사우루스는 절대 부활할 수 없다.
7. 귀가 큰 동물은 더 잘 듣는다?
귀가 큰 동물이 다 소리를 잘 듣는 것은 아니다. 귀가 가장 큰 동물인 아프리카 코끼리는 거대한 귓불을 소리를 모으는데 쓰지 않고 냉각기로 사용한다. 코끼리는 부채같은 귀를 흔들면서 아프리카의 뙤약볕 아래 서 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일사병을 방지하기 위하여 많은 양의 피를 귓불 뒷면의 굵은 혈관으로 보내고 피는 거기서 약간 식혀진 다음 몸통으로 되돌아온다.
8. 병실에 꽃을 두면 해롭다?
많은 사람들이 꽃다발은 산소를 다 흡수하기 때문에 밤에는 병실에서 치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식물들은 밤에는 생산하는 대신 소비한다. 하지만 그 양은 인간의 산소소비량과 비교했을 때는 너무 적어서 공기 중의 산소를 희박하게 할 정도는 아니다. 꽃장식을 병실에서 치워야 하는 진짜 이유는 위생문제다. 줄기가 잘린 꽃이 든 꽃 병 속의 물은 화분의 흙과 마찬가지로 미생물이 득실거린다. 거기에 사는 세균, 단세포 생물 혹은 곰팡이류가 대부분은 해가 없다고 해도 중환자나 금방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균이 침투할 통로를 아예 차단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꽃을 밖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위생을 그다지 엄격하게 따지지도 않았고 병자 옆에 꽃을 두는 것을 좋아했던 옛날에도 저녁에는 꽃을 복도에 내놓았다. 대개 복도가 병실보다 시원해서 꽃이 더 오래갔기 때문이다.
9. 나무늘보는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동물이다.
나무늘보는 미완성품이라는 말도 있고, 가능한한 불완전하고 그로테스크한 것을 만들려고 한 자연의 장난이란 말까지 있다. 나무늘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게으르다. 하지만 그 게으름은 다 계획적이다. 남아메리카 열대 우림에서의 삶은 겉보기에만 풍요롭고 충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양분을 절약하는 것이 필요하고 합리적이다. 나무늘보는 자신이 극도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동물임을 보여준다. 동작뿐만 아니라 소화와 전체 신진대사마저도 슬로모션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체온 유지에 쓰이는 에너지도 절약한다. 나무늘보의 체온은 24∼33℃에 불과하다. 하지만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겨우 1㎝씩만 움직이려면 무엇보다도 위장을 잘해야 한다. 부분적으로는 게으름 그 자체가 하나의 위장이기도 하다. 움직이지 않으면 눈에도 잘 띄지 않는 법이니까...
그들의 성공적인 번식은 나무늘보가 옳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아마존강가에서 나무늘보는 비슷한 몸집의 포유류 중에서 가장 흔한 축에 속한다.
10. 나방은 밤에만 날아다닌다?
눈에 띄는 초록색, 검정·흰색 또는 검정·붉은 색의 알락나방들은 거의가 낮에만 활동한다. 또 아주 잘 나는 박각시과의 꼬리 박각시도 주행성인데, 이들은 꽃이 피기 직전에 벌새처럼 공중에서 윙윙거리며 날다가 공중에 뜬 채로 길고 가는 주둥이로 꽃받침에서 화밀을 빨아먹는다. 그리고 날개에 있는 그리스 문자 감마 모양의 흰무늬만 빼고 위장을 위해 온통 갈색인 비녀은무늬밤나방도 주행성이다.
11. 나비는 화밀만 빨아 먹는다?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다채로운 나비들을 관찰하고 싶다면 동물들이 물을 마시는 곳으로
가야 할 것이다. 그곳에선 커다란 포유동물의 오줌 위로 나비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무기질이 부족한 곳에서는 그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독일에서도 개나 새의 배설물, 심지어는 동물 사체 위에 나비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만약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나비가 날아들면 그 역시 염분을 노려서이다. 화밀은 거의가 묽은 당액으로만 되어 있어서 필요한 양분을 다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2. 낙타는 혹에 물을 저장한다?
낙타가 사막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농도가 매우 진한 오줌과 바짝 마른 똥을 배설하는 것과 변칙적인 체온 조절을 들 수 있다. 낙타는 체온이 40∼42℃가 되어야 비로소 땀을 흘려 수분을 빼앗기기 시작한다. 밤에는 체온이 34℃까지 떨어진다. 그 밖에도 낙타는 체중의 40%까지 수분을 상실해도 살아남는다.(사람은 14%만 잃어도 죽는다.)
그렇다면 혹은 뭘까? 혹은 물이 아니라 지방으로 가득 찬 에너지 저장 장치다. 여분의 지방이 몸 전체에 고루 나눠져 있고 혹은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피하지방으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얻는다. 혹에 저장된 지방이 사막의 강한 햇빛으로부터 낙타를 보호해줄 수 있다.
13. 돌고래는 바다에만 산다?
돌고래는 고래류에 속하고 고래는 바다에서 헤엄친다. 이 말이 맞긴 하지만, 극소수의 예외가 있다. 아마존강이나 갠지스강, 양쯔강 같이 거대한 하천에는 제각기 독특한 돌고래들이 서식한다. 이들은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동물에게 있는 전형적인 이빨을 가지고 있다. 길고 가는 주둥이 속에 뾰족한 이빨들이 촘촘하게 나있다. 눈은 퇴화했는데, 갠지스강돌고래는 심지어 수정체조차 없다. 하지만 탁하고 진흙투성이인 저지 하천에서는 어차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는 다른 감각기관이 더 인기있다. 갠지스강돌고래와 인더스강돌고래는 대개 옆으로 누워 헤엄치고 앞지느러미로 바닥을 따라간다. 먹잇감을 잡을 때는 고도로 발달된 초음파 탐지 능력이 도움이 된다. 동물학자들은 민물 돌고래를 5종으로 나누는데, 그 중에서 라플라타강돌고래는 아메리카의 대서양 연안 해역에서 살고 민물은 좋아하지 않는다.
민물돌고래들 외에도 정기적으로 민물에 나타나는 고래가 딱 한 종이 있다. 참돌고래과에 속하는 난장이돌고래는 연안 해역뿐만 아니라 아마존강을 수천킬로미터나 거슬러 올라와 상류에서도 산다. 다른 고래들이 길을 잃고 하천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한 포유동물로 여겨지는 양쯔강돌고래는 양쯔강의 대규모 댐 건설 계획들로 인해 멸종 직전에 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오직 아마존강돌고래만이 아직은 안전해 보인다.
14. 비타민C가 제일 많이 함유된 과일은 레몬이다?
감귤류는 비타민 폭탄이고, 매일 먹으면 감기를 확실히 예방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오렌지의 과육은 100g당 50㎎, 자몽은 44㎎, 레몬은 53㎎의 비타민C를 함유한다. 반면에 귤은 30㎎으로 그리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신맛의 과일들은 아스코르브산(비타민C)이 많이 들어있을거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 달콤한 과일에게 추월당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딸기다. 딸기 100g에는 비타민C가 64㎎이나 들어 있고, 그 정도면 많은 영양학자들이 권하는 일일권장량 75㎎을 거의 다 섭취하는 셈이 된다.
또 어떤 과일들은 심지어 과다 섭취의 위험까지 안겨준다. 검은까치밥나무 열매는 177㎎을 함유하고, 키위 100g을 먹으면 비타민C 300㎎을 먹게 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선두주자는 두가지 야생식물이다. 바로 100∼1,200㎎을 함유하는 산자나무 열매와 로즈힙이다. 로즈힙은 들장미 열매이므로 들장미의 종에 따라서 비타민C는 맛있는 과일에만 들어있지 않고,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채소에도 들어 있다. 예로 들어 시금치(100g당 52㎎)는 오렌지와 견줄만하다. 그리고 북극의 사냥꾼인 이누이트들은 비타민C를 섭취하기 위해 일각돌고래의 껍질을 씹었다.
15. 말미잘은 식물이다?
해삼-sea cucumber: 15분에 1m를 가지 못함, 말미잘-sea anemone
말미잘은 한 곳에 붙어 자란다는 점, '줄기', '꽃부리'를 가졌다는 점 때문에 더 식물과 유사해 보이지만 이것은 자포동물에게는 일반적인 구조이다. 꽃부리는 독성 자포로 무장되어 있고 먹이를 사냥해서 가운데 있는 입구멍으로 가져가는 촉수들로 이루어졌다. 줄기 속에는 위가 있다. 소화되지 않은 것은 다시 입으로 배설한다.
16. 물고기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금붕어를 작은 종(鐘)으로 유인해 먹이가 있는 곳으로 모이게 했고, 행태학자인 독일의 카를 폰 프리쉬(1886∼1982)가 연구한 아메리카메기는 휘파람 소리에 반응했다. 물고기는 바깥에 귓구멍이 없긴 하지만, 모든 척추동물들이 그렇듯이 소리를 지각하는 내이(內耳)를 갖고 있다. 많은 물고기의 경우에 부력 조절이 핵심기능인 부레가 음향증폭기 역할을 한다. 부레는 소리에 자극을 받아 진동을 일으킨다. 일종의 체내 고막인셈이다. 진동은 막과 액체를 통해서 내이로 전달되거나 아니면 일련의 작은 뼈들을 통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발성은 어떠한가? 수백종의 어류가 '물고기처럼 벙어리'가 아니다. 이를테면 어떤 어류는 부레를 이용해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이때 부레는 근육에 의해 재빠른 진동상태가 된다. 수컷이 놀라울 정도로 큰 코고는 소리나 꽥꽥거리는 소리를 내는 민어과의 많은 물고기들도 이와 비슷한 방법을 쓴다. 더욱 특이한 것은 하스돔류인데, 이 물고기들은 이빨을 간다. 이 소리는 부레를 통해 크고 분명한 꿀꿀거리는 소리로 증폭된다.
17. 파라오 시대의 밀알도 싹을 틔울 수 있다?
씨가 발아능력을 유지하는 기간은 종에 따라 많이 다르다. 열대우림의 식물들은 긴 궁핍기를 견뎌낼 필요가 없다. 이 식물들의 씨는 흔히 채 1년도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독일의 많은 식물들은 산소가 거의 없는 땅 속에서도 100∼200년, 심지어 더 오래 동안도 버틸 수 있다. 이것이 어떤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믿었던 식물이 어떻게 해서 갑자기 다시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최고 생존 기록은 과연 얼마나 될까? 유력한 것은 연꽃인데 1,000년 묵은 씨도 싹을 틔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밀은 선두그룹에 속하지 못한다. 고작 10년이면 끝이다. 고대 이집트와 파라오 투탕카멘(기원 전 1337년 사망)의 무덤에서 나온 아주 오래된 곡립 몇 개를 뿌린 화분에서 금방 싹이 텄다는 얘기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거기서 싹이 난 것은 고대의 '미라 밀'이 아니라 현대의 개밀로 누군가가 몰래 집어넣은 것이었다.
18. 뱀은 마술사의 피리소리를 듣는다?
뱀이 '마술사'앞에서 몸을 똑바로 세우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매혹적인 선율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추측컨대 뱀은 전혀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귓구멍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막이나 고실(鼓室)도 없다. 그 대신 뱀은 바닥의 아주 미세한 진동을 지각할 수 있다.
아마 지반에서 아래턱을 거쳐 성능이 뛰어난 내이로 저주파의 음파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매우 독특한 '듣기' 방법이다. 그 밖에도 뱀은 대개 시력이 좋다. 뱀마술사의 코브라는 방해를 받거나 자극을 받으면 항상 그렇듯이 몸을 곧추세우고 만약의 위험에서 눈을 떼지 않기 위해 마술사의 흐느적거리는 동작과 피리의 움직임에 따라 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19. 벌은 딱 한 번만 쏘고 죽는다?
벌의 침은 사람에게는 매우 아픈 정도이지만, 벌 자신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갈고리로 무장된 벌(산란 기관이 발달한 것으로 암벌에게만 있다.)의 침은 말벌의 매끈한 침과는 달리 우리의 탄력적인 섬유질 피부에 한 번 박히면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공포에 휩싸여 벌의 공격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결과적으로는 대개 벌의 배에서 침을 완전히 잡아빼게 된다. 그러나 벌이 다른 곤충에게 침을 쏘았을 때는 사정이 다르다. 키틴질로 된 딱딱한 곤충의 갑각에서는 벌은 문제없이 침을 다시 뽑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걸로 다시 다음 침입자를 공격할 수 있다. 또한 침은 방어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여왕벌의 수가 너무 많다거나 짝짓기 후에 필요없게 된 수벌 등,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사용한다.
20. 비버는 물고기를 먹는다?
비버는 초식동물이고 물고기는 손도 대지 않는다. 체중이 평균 25㎏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몸집이 큰 설치류인 어른 비버는 하루 5㎏정도의 식물을 먹어야 한다. 여름에는 풍부한 수중 식물과 수변 식물 덕분에 먹이 조달에 별 문제가 없지만 겨울에는 식량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비버는 평생 동안 계속 자라는 거대한 절치를 이용해서 비상 식량을 준비해 둔다. 비버는 영양분이 많은 잔가지의 껍질을 얻기 위해 굵은 나무들도 겉보기에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넘어뜨린다. 집과 통나무댐을 짓기 위해 큰가지를 쓸 때도 있는데, 이런 댐으로 물길을 막아 못을 만들어 자신만의 서식 공간을 확보한다. 비버는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해 줄기가 모래시계 모양이 될 때까지 사방에서 갉아먹는다. 흔히들 나무가 어디로 쓰러질지 비버가 미리 계산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무들이 주로 물쪽으로 쓰러지는 것은 물가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대부분 물 쪽으로 쓰러지는 것은 물가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대부분 물쪽으로 약간씩 기울어져 있거나, 가지가 그 쪽으로 더 많이 뻗어 있어서 그 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기가 갉은 나무에 깔려 죽는 비버도 종종 있다.
21. 어떤 생물도 100℃의 온도를 견디지 못한다?
우리 인간에게 생명의 한계선은 매우 좁게 정해져 있다. 체온이 37℃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벌써 병으로 간주된다. 42℃가 넘으면 우리는 영영 끝이다. 다른 생물에게서는 한참 멀었는데 말이다. 삶의 극단주의자들은 고세균(아르케박테리아)무리에서 발견된다. 많은 고세균들이 60∼80℃에서 비로소 만족해한다. 심지어 '술포로부스 아키도칼다리우스'는 55℃이하에서는 추워서 죽는다. 미국 엘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온천들과 약하게 빛나는 석탄 더미 위에는 '테르모플라스마 아키도필룸'이라는 이름의 고세균이 서식한다. 60℃와 pH1∼2정도가 이 고세균들의 구미에 딱 맞는다. 진한 황산 속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셈이다. 물은 보통 100℃에서 끓는다. 하지만 심해는 압력이 높기 때문에 물이 훨씬 더 뜨거울 수 있다. 그런 과열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심해의 분화구 근처의 105℃에서 고세균들의 존재가 증명되었다.
22. 성은 수정과 동시에 결정된다?
거의 모든 동물이 이 규칙을 준수한다. 하지만 악어는 여기서 벗어난다. 악어의 경우에는 둥지 안의 온도가 성을 결정한다. 대부분의 악어는 식물과 흙으로 언덕을 쌓고 그 곳에 알을 낳는다. 60∼100일이 지나면 새끼 악어들이 부화한다. 그런 부화용 언덕 안의 온도는 대개 바깥 세상과 관계없이 항상 30℃정도를 유지한다. 식물들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열이 온도 유지에 기여하고, 암컷의 알돌보기도 한몫을 한다. 어미 악어는 온도가 오랫동안 27℃아래로 내려가거나 34℃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럴 경우 배자(胚子)들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둥지의 온도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이 따로 있다. 미시시피 악어와 이와 관련해 조사된 그 밖의 몇종의 경우, 알의 발생 초기 몇 주 동안의 둥지 온도가 31℃미만일 경우에는 모두 암컷으로 태어나고, 32℃이상일 경우에는 반대로 수컷만 태어난다. 그 사이 온도에서는 암컷과 수컷이 섞여 부화한다. 다른 몇몇 악어의 경우, 31℃미만이거나 33℃이상일 때 새끼들은 암컷이 되고, 그 중간 온도에서는 수컷도 태어날 수 있다.
이런 현상 뒤에 어떤 생물학적 의미가 숨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악어의 짝짓기 습성과 어떤 관련이 있을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많은 악어 종의 경우 엄격한 사회적 서열에 의해 몸집이 제일 큰 수컷들만 짝짓기를 할 수 있다. 반면에 암컷들은 모두 생식의 기회를 갖는다. 따라서 최적의 온도가 최적의 성장을 위한 기회를 보장해줄 때만 수컷이 태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왜소한 수컷들은 종의 번식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실패한 투자이지만 암컷은 비록 몸집이 작더라도 일단 실패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23. 수리는 썩은 고기를 먹는다?
수리의 전형인 흰목걸이독수리는 썩은 고기만 먹는다. 반면에 다른 수리들은 기회가 생기면, 사체썩는 냄새에 이끌린 호기심 많은 송장벌레과 곤충이든 거북이든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도 사양하지 않고 먹는다. 수리류를 통틀어 가장 몸집이 작고 뚱뚱하고 목이 짧은 야자민목독수리만이 전혀 수리답지 않은 방식으로 영양을 섭취한다. 이 독수리는 초식동물이고 특히 기름야자의 열매를 좋아한다. 다만 맹금류라면 마땅히 그래야 하듯이 틈틈이 고기도 먹는다. 물고기, 게 혹은 달팽이가 그들의 별식이다. 야자민목독수리는 딱 하나뿐인 새끼에게도 기름야자나 라피아야자의 열매를 먹인다.
24. 시금치에는 철분이 많이 들어있다?
시금치 100g에는 철분이 3㎎이 함유되어 있다. 하루 철분 권장량인 10∼15㎎을 시금치로 해결하려면 엄청 먹어야 할 것이다.
반면 시금치의 비타민은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많은 수산염(철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한다.)과 어린 아이들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는 아질산염 함량은 그리 반갑지 않다. 수확한 후 얼른 먹거나 냉동시키지 않으면 질산염이 든 비료를 많이 뿌린 시금치에서는 아질산염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면 굳이 시금치를 먹일 필요는 없다.
25. 쌍둥이는 지문까지 똑같다?
혼동이 불가능한 피부 무늬인 지문은 자궁 속에서 처음 4개월 동안 생긴다. 쌍둥이도 불법적인 일을 하기 전에는 장갑을 끼어야 할 것이다.
26. 제비집은 먹을 수 있다?
제비집을 깨물면 입안이 온통 흙으로 가득 찰 것이다. 제비집은 주로 점토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저 유명한 식용'제비집'은 제비가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몇몇 흰집칼새 종의 둥지이다. 제비와 칼새의 빠른 비행과 유사한 적응 양상이 서로 가깝지 않은 두 조류 그룹을 자꾸 혼동하게 된다. 번식기가 시작되면 흰집칼새는 공기에 노출되면 금방 굳어버리는 끈적끈적거리는 점액으로 작고 납작한 대접같은 둥지를 만든다. 흰집칼새들은 대개 절벽이나 동굴 안에 조밀한 집단번식지를 이루어 알을 품는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동굴 안의 둥지들을 채집해왔는데, 금방 지어진 하얀 둥지는 오래됐거나 깃털이나 식물이 섞인 둥지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는다.
27. 조류(藻類)는 물 속에만 있다?
대부분의 조류는 물 속에 살지만 어떤 종은 육지에서도 잘 자란다. 물론 육지에서 사는 경우 습하면 습할수록 더 좋다. 그렇기 때문에 열대 우림에 육생 조류가 훨씬 풍부하다. '플로이로콕쿠스속'의 녹조들은 나무줄기에 흔히 눈에 띄는 녹색 외피를 형성한다. 이 녹조류는 대기 오염으로 인해 지의류와 선태류가 말라 죽은 곳에서도 잘 자란다. 땅 속에서 수없이 많은 조류들이 살고 있다. 세균류, 균류와 더불어 조류는 땅에서 가장 흔한 생물에 속한다. 여기에는 녹조 외에도 규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남조는 얼마 전부터 조류로 분류되지 않는다. 남조는 비록 광합성을 하긴 하지만 핵이 없는 유기체로서 식물보다는 세균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름이 바뀌었고, 이제는 시아노박테리아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시아노박테리아는 다른 생물들이 진작에 항복해 버린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의 극단론자'라고 일컬어진다. 이를테면 젖은 바위의 '잉크선'은 '남조'들이 뒤덮은 자국이다. 길가장자리에서 종종 발견되고 독일에서 흔히 '천사의 콧수염'이라고 불리는 초록빛이 도는 젤리같은 퇴적물도 시아노박테리아다. 또 나무늘보의 뛰어난 위장 솜씨에 한 몫하는 털가죽 속의 녹색이 도는 빛 역시 이런 '조류'에서 유래한다.
28. 짚신벌레는 물에 넣은 건초에서 생긴다?
물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물이 탄생한다는 믿음은 1862년에 루이파스퇴르에 의해 처음으로 확실하게 반박되었다. 파스퇴르는 양분이 든 물을 가열해서 살균한 후 여러 개의 병에 나눠 담았다. 그런 다음 병 몇 개는 열어두고 다른 몇 개는 공기가 통하지 못하게 밀봉해 두었다. 그러자 열어놓은 병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세균과 곰팡이에 의해 형성된 막이 수면을 덮은 반면 다른 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세균들은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세균은 한마디로 어디에나 있다. 이 초경량급들은 공기가 아주 살짝만 움직여도 그걸 타고 어디로든 갈 수 있다.
물을 소생시키는 과정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는 배양액으로 만족하지 말고 건초액을 만들면 된다. 그냥 마른 풀을 조금만 물에 집어 넣으면 완성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수많은 원생동물들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게 될 뿐만 물에 양분도 충분히 공급된다. 이것이 짚신벌레를 기르는 비법의 전부이다.
29. 코끼리는 죽을 때 그들의 묘지로 간다?
코끼리는 장거리 이동 중에 죽는(최고 장수한 아시아 코끼리-69살) 경우가 많다. 아주 늙은 코끼리는 때때로 무리에서 떨어져 넓은 늪지대에서 고독한 식사를 한다(매일 150㎏의 먹이를 먹어야 한다). 그곳에는 그들의 다 닳은 이빨로도 쉽게 씹을 수 있는 연한 잎의 식물들이 자란다. 따라서 그런 코끼리 '양로원' 주변에서 특히 많은 코끼리들이 죽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것이 전설의 진실이다.
30. 하루살이(mayfly)는 딱 하루만 산다?
하루살이의 본질적인 어린 시절이다. 물 속에서 보내는 유충 시절은 대개 1년 정도이지만 어떤 종은 2년 혹은 3년까지도 지속된다. 마침내 날 수 있는 형태로 우화하고 이것은 얼마 후 곤충 중에 유일하게 다시 한 번 껍질을 벗는다. 실제로 하루살이 성충은 겨우 몇 시간 혹은 길어야 며칠 밖에 살지 못한다. 그러나 그 정도면 밤에 떼를 지어 짧은 생의 황혼을 함께 할 배우자를 찾아서 종의 존속을 위해 몸바칠 시간은 충분하다. 반면에 밥먹을 짬은 없다. 음식섭취는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지 않은데, 퇴화된 구기와 공기로 가득차서 체중을 줄여주고 덕분에 혼인 비행을 수월하게 해주는 장을 보면 이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하루살이를 이름 그대로 '하루살이'로 받아들이는 건 타당하다. 하루살이는 딱 하루만 비행한다. 하지만 유충시절이 길기 때문에 하루살이가 정말로 짧은 생 밖에 못누린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31. 하마는 말과 친척이다?
하마(河馬)라는 이름이 학명 히포포타무스(Hippopotamus, hippos는 말, potamos는 강이라는 뜻)의 정확한 해석이라 해도 물을 사랑하는 이 후피동물에 가장 가까운 친척을 찾는다면 그건 말이 아니라 돼지다. 하마와 돼지는 우제류에 속하고-하마는 발마다 발굽이 네 개씩이다-이 광범위한 친족 내에서 비반추동물(되새김질을 하지 않는 동물)들의 소그룹을 형성한다. 반면에 말은 발꿉이 하나뿐이고(가운데 발가락의 것), 따라서 적어도 뒷발은 발가락이 세 개인 맥( )류와 코뿔소와 마찬가지로 확실한 기제류이다.
32. 흰곰과 펭귄은 추운 극지방에서 함께 산다?
자연에서 이들은 서로 마주칠 일이 절대 없을 것이다. 흰곰이 북극 주변에 머무는 반면에 펭귄은 남극을 무대로 산다. 그리스어로 북쪽이라는 뜻인 '아크토스arktos'라는 단어가 곰이라는 뜻이 된다는 것을 참고로 하면 혼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