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수학여행우수사례(설천초)(1)

[문남곤]

 

전통과 미래의 만남 - 백제문화권 탐방

남해 설천초등학교

1. 아이들을 위한 열린 생각 - 3개권역 수학여행의 시작

   

▶ 「설천초등학교」실태 분석

  설천초등학교는 남해대교에서 가장 가까워 남해의 관문에 해당하는 학교이다. 앞으로는 아름다운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바라보고 있으며, 뒤로는 구두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갯벌체험, 내 고장 산 오르기 체험 등의 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보다 가까이서 자연생태를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학교 환경도 자연친화적인 비오톱(Biotop) 환경으로 조성하여, 1인 1야생화 재배 및 관찰, 우리밀 재배, 목화 재배, 수생식물 및 넝쿨식물 재배, 쪽재배 및 천연염색 활동 등 다양한 생태체험활동을 학교특색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본교의 어린이들은 자연과 함께 자란 아이들이라 심성이 고우나 조손가정의 자녀들이 전체학생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모 모두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등 맞벌이를 하고 있으나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여 남해를 벗어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은 오로지 학교에서 실시하는 현장체험학습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교는 경남 남해군 설천면에 위치한 특수학급 포함 7학급에 전교생 75명의 소규모학교이다. 하지만 본교에서 10분거리에 4학급 30명 규모의 덕신분교장이 있어 운동회, 학예회, 졸업식 등 대부분의 행사를 본교와 분교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와 같은 실태에 따라 본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현장체험학습 기회를 주고자 고민하던 중 2006년도 초빙 교장으로 부임한 정연보 교장선생님께서 수학여행을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셨다.

▶ 「3개 권역 순환 수학여행」계획 수립

  국내의 수학여행지는 경복궁, 63빌딩 등으로 대표되는 서울권과, 신라의 유적이 가득한 경주권, 백제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주, 부여권 등 크게 3개의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의 경우에는 6학년 때 1회 수학여행을 실시하여 3권역 중 한 곳만을 다녀온다. 하지만 본교의 경우에는 학생 수가 부족하여 6학년만 실시할 경우 여행비에 대한 학생 부담이 너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주변의 소규모 학교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3개 학년을 묶어서 수학여행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도 학생의 부담을 줄이고, 같은 여행지를 2~3번씩 가는 일을 막고자 2~3년에 1회만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하고자 제시된 방법이 3개권역 순환 수학여행이다. 여행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6학년의 3개 학년 함께 수학여행을 실시하고, 매년 실시하되 여행지의 중복을 막기 위해 전국의 대표적인 수학여행지를 3개의 권역으로 나누어서 3년에 걸쳐서 3개권역을 순서대로 여행하는 방안인 것이다.

▶ 2009학년도!! 「3개 권역 순환 수학여행」실시 그 3년차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현장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이 같은 방안을 본교에서는 2007년부터 적용하였다. 3개권역 수학여행이 시작된 2007년에는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등 서울문화권을 다녀왔으며 2008년에는 첨성대, 불국사, 석굴암 등 신라문화권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올해 2009년에는 낙화암, 무령왕릉 등이 있는 백제문화권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와 3개권역 수학여행의 1차 순환을 마쳤다. 특히 올해 3번째로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6학년 어린이들은 전국의 대표적인 수학여행지를 모두 다녀온 첫 번째 수혜자가 된 것이다.

2. 시작이 반이다 - 수학여행을 위한 준비

   

  소규모 학교임에도 분교와 함께 4~6학년이 참여함으로써 다른 소규모 학교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은 교사가 협력하여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관련 업무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 세부 추진계획과 업무별 담당자는 다음과 같다.

순	항목	일자	담당	비고
1	참가희망 조사	~5월 11일	각 반 담임
2	여행지 협의	~5월 14일	인솔교사 6명
3	여행지 확정	5월 15일	인솔교사 6명
4	여행사 계약 및 경비산출	5월 15일	행정주임
5	학습장 제작 협의	5월 15일	인솔교사 6명
6	안내장 발송	5월 18일	각 6학년담임
7	학습장 자료 취합	~5월 21일	각 5학년담임
8	학습장 제작	~5월 28일	본교 5학년 담임
9	사이버 공주시민 가입	~5월 28일	각 반 담임	http://cyber.gongju.go.kr/main/
10	사전교육 및 안전교육	6월 2일	각 반 담임
11	여행 실시	6월 3~4일
12	여행 결산 및 반성	6월 4일	본교 6학년 담임
13	여행 결산 안내장 발송	6월 8일	본교 6학년 담임
14	학습장 전시회	6월 8~10일	각 반 담임

◈ 참가희망 및 여행지 조사

  2007년도부터 3개권역 수학여행을 실시하고 있지만 4학년 학부모님의 경우에는 처음으로 자녀의 수학여행을 실시하게 됨으로 학부모님들에게 그 목적과 방침을 알리고자 홍보를 실시하였으며, 다른 좋은 지역에 대한 추천을 받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일시 : 2009. 5. 11.

  2) 대상 : 본교 및 분교 4~6학년 재학생을 둔 학부모

  3) 설문결과

   

장소	가구 수 (총 가구 수 : 53)	비율
부여권	50가구	94.3%
기타지역	서울(1), 제주도(1), 이천(1)
기타의견	2박3일 이상 1가구

◈ 수학여행 일정 선정

▶ 부여와 공주 홈페이지 탐방

▶ ‘사이버공주시민제도’ 활용

▶ 대전으로 수학여행 지역 확대

  학부모님들의 동의를 얻어 여행지를 백제문화권으로 정한 후에 구체적인 코스를 선정하고자 대상학년인 4~6학년 선생님들이 회의를 하였다. 먼저 부여와 공주의 홈페이지를 살펴보았다. 부여와 공주는 알다시피 많은 백제 유적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둘어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같은 백제문화권이기에 유사한 유물과 유적들도 많다. 따라서 그 중에 대표적인 것들을 정하는 작업을 하였다. 다음은 공주와 부여 지역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이렇게 정보를 찾던 중에 “사이버공주시민”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사이버공주시민이란 공주시청 홈페이지의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면 획득할 수 있는 권리이다. 사이버공주시민으로 가입이 되면 유적지 입장권 무료, 숙박시설이나 음식점 등 가맹업체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단체로 이동하고 여행하는 수학여행이라는 특성상 실제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수학여행에 참여하는 전 교직원과 학생이 사이버공주시민으로 등록하기로 하였다.

  또 부여와 공주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인근에 있는 대전에도 눈을 돌렸다. 대전은 부여, 공주 지역에서 남해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어 이동하는데 부담이 없고, 유성온천지구에서 단체로 숙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큰 장점은 국립중앙과학관, 화폐박물관, 국립 현충원 등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번의 수학여행을 통해서 백제 유적을 접하며 우리나라의 과거 모습과, 현충원, 과학관 등을 접하며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만남이라는 테마를 적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작성한 코스는 다음과 같다.

<도시문화체험 및 수학여행 코스 : 백제 문화권>

일자	코스	비고
6. 3(수)	학교출발 → 부여(국립박물관 → 정림사지 → 부소산성(고란사, 낙화암))  → 공주(송산리고분군) → 이안숲속 견학  → 유성온천 숙박	7시30분 출발예정
6. 4(목)	숙소발 → 대전(현충원 → 자연사박물관 → 국립중앙과학관 → 대전동물원) → 학교 도착	6시 도착예정

◈ 여행경비 산출

▶ 도시문화체험학습 지원금 활용

▶ ‘사이버공주시민제도’를 활용한 관람료 절감

   이번 수학여행은 도시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므로 지역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도시문화체험학습 지원금을 전체경비 중 차량비의 일부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그 외에 출발하는 날의 점심은 학생들이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여 경비를 절감하고자 하였다. 또 ‘사이버공주시민’으로 가입함으로써 공주지역의 송산리고분군 관람료를 절감하였다. 대전동물원의 자유이용권이 전체 금액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만 학생들이 도시의 놀이동산과 동물원을 활용할 기회가 적은 점을 감안하여 전체 설문조사를 거친 후에 1인당 경비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산출된 1인당 수학여행비용은 59,000원으로 구체적인 경비 산출내역은 다음과 같다.

항  목	금  액	산 출 근 거	비  고
차 량 비	16,216원	(550,000원 × 2일 × 2대-1,000,000원)÷ 74명)	도시문화체험학습 지원금 1,000,000원
숙 박 비	8,000원	8,000원 × 1박
식    비	15,000원	5,000원 × 3식
관 람 료	18,700원	부소산성(낙화암) 900원, 정림사지 500원,  국립중앙과학관 300원, 자연사박물관 5,000원, 대전동물원 12,000원	대전동물원 자유이용권 포함
여행자 보험	500원	2박3일 현장체험학습 여행자보험(상해&질병)
의료비 등 기타경비	584원	멀미약 및 비상구급약
1인당 총 경비	59,000원
총 금액	4,366,000원	59,000원 × 74명

◈ 학습장 제작

▶ 학습장의 효율적인 활용법 수립

▶ 업무를 나누어 학습장 제작

  알찬 수학여행을 위해 학습장을 제작하더라도 실제로는 잘 활용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수학여행 학습장의 활용법을 높이기 위한 교사 협의를 꾸준히 실시하였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였다.

문제점	⇒	개선책
▷ 크기가 크다         ▷ 휴대가 불편하다         ▷ 내용이 어렵다.		▷ A4 반 크기로 제작         ▷ 목에 걸 수 있도록 제작         ▷ 단순조사식 문항 작성

  이렇게 기존 학습장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개선책을 고안하여 효율적인 수학여행 학습장을 제작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어려운 점은 학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많지만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어서 적절한 내용을 고르는 부분이였다. 이를 위해 먼저 각 담임들이 부여, 공주, 대전의 3도시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로 하였다. 이렇게 권역을 나누어 조사한 자료는 본교와 분교의 5학년 담임선생님이 취합하여 본교 5학년 선생님의 주도하에 학습장으로 제작되었다.

  수집한 자료를 편집하는 활동이 쉽지는 않았지만 만든 후에 수학여행에서 학생들이 완성된 학습장을 목에 걸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 사이버공주시민 가입

▶ 유적지 무료 입장의 혜택

▶ 수학여행지에 대해 소속감 부여

  사이버공주시민으로 가입할 경우 ‘문화유적지 입장료 무료’, ‘사이버가맹점 할인 혜택’, ‘공연 및 축제 정보 제공’ 과 같은 혜택이 있다. 이 중에서 단체여행인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문화유적지 입장료 무료’ 정도 뿐이였다. 하지만 사이버공주시민증을 발급받음으로써 수학여행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고, 아이들에게 수학여행지에 대한 소속감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하여 추진하기로 하였다.

  사이버공주시민을 가입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학생들이 어려서 인터넷으로 실명인증을 받는 것이 번거로웠다는 점과 단체 가입이 되지 않아 개별적으로 가입하고 사이버시민증을 발급받는 점이였다. 아직 금융거래 등을 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실명인증을 위해 한국신용정보인증 사이트에 실명인증신청을 일일이 해야했다. 그리고 사이버공주 홈페이지에 단체로 가입이 되지 않아 각 학년별로 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담임교사의 지도로 학생들이 개별 가입을 하였다. 이러한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사이버공주시민으로 가입하는 동안 공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증가하였다. 특히 자신이 관심있는 곳을 사이버주소로 입력하는 칸이 있어서 학생들에게 공주에 대한 소속감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모두 가입한 이후의 일이지만, 사이버공주 홈페이지에 단체가입을 위한 방법이 만들어졌고, 부여에도 ‘사이버부여시민’이라는 제도가 생겼다. 조금만 더 일찍 생겼더라면 우리 설천어린이들도 좀더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모든 학생과 교직원들이 사이버공주시민에 가입한 후에 ‘사이버시민증’을 인쇄하여 코팅한 후에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 사전지도 활동

▶ 단순 관광식 여행 지양

▶ 안전지도 및 성교육 함께 실시

  수학여행을 실시하기 전에 단순한 관광식의 여행이 되지 않고 효과적인 현장체험학습이 될 수 있도록 사전지도를 철저히 하였다. 사전지도를 위해서 교사들이 학습장 제작을 위해 준비한 조사 자료를 공유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우리가 여행할 곳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미리 검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학습장도 미리 나눠주어서 어떤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안전지도, 성교육 등 수학여행을 가서 지켜야 할 점들을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