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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elcome to Broadway 원문보기 글쓴이: refration
여러분이 한 작품에 대한 제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순 있겠지만, 이 애정고백은 웬만해선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사랑의 기억은... 분석과 평가의 영역 너머에서 어쩔수 없는 하나의 체험으로 남아있는 거니까요... 이 글이 훌륭하지 않아서 제 평가에 반대할 순 있겠지만, 이 사랑의 고백에는 시비걸지 마시길... 이건 어쩔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쓸데없이 서두가 길죠? ㅋㅋ 암튼... 제가 너무나 사랑했던 작품 불의 검을 보내려고 하니 불분명한 심장의 통증마저 느껴지는군요... 어떤 방식으로든 이별이란 아무런 감정적 고통없이는 불가능한거 같아요... ㅠㅠ
이제 더 이상 범석 수하이와 민철 아사를 볼 수 없다는 상실감은 얼만큼의 공간이 될지... 언젠가 그들에 대한 추억 하나가 마음의 지뢰를 터뜨리게 될까요? 하지만 아무리 잊지 못할 얼굴을 계속 보게 되더라도 종국엔 잊혀지기 마련이죠... 게다가 때로 이쯤해도 좋은 순간들이 있는 법이구요... 이렇게 갖가지 생각들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무진장 노력을 하다가... 결국엔 막공을 예매하고 말았답니다... ^^;;
아무래도 범석 수하이의 마지막을 봐야겠기에 못참겠더라구요.. 저녁공연을 보고 싶었으나 워낙 자리가 많이 빠져서, 하는 수없이 낮공연을 예매했지요... 낮공연에 제가 좋아하는 B열 앞에서 두 번째줄 좌석이 남아 있더라구요..ㅋㅋ 낮공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막공이니 들뜬 기분으로 국립극장으로 향했답니다... 그런데 티켓을 발권받으려고 줄을 서있다가 혹시나 해서 오늘의 캐스트를 살펴보니.. 이게 웬걸... 수하이바토르... 장..재..승.. 순간 현기증이 나면서 바닥에 주저앉을뻔 했답니다... 아니 막공인데 캐스팅 변경이 웬말이냐구요... 알아봤더니 서범석님께서 컨디션이 너무 안좋으셔서 두 공연을 모두 하시면 저녁공연을 제대로 못하시겠다고 어제 저녁때 바꾸신거라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배우의 사정에 따라 캐스팅이 바뀔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막공아닙니까... 사실 저는 굳이 막공을 보러 온 가장 큰 이유가 서범석님때문인데... 배신감과 당혹감에 화를 냈어야 당연한건데... 저도 참 바보같죠... 너무 서운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공연시간도 얼마 안남았는데 한참을 울었답니다... 하루가 지나고 생각해보니 참 창피하네요... 그런데 어제는 그 사람많은 로비에서 울면서도 창피한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거든요.. ㅡㅡ;; 그래서 결국 저녁공연을 또 보기로 했는데... 좌석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VIP석에서 봤는데.. 거리가 멀어서 배우들 표정이 생생하게 안보여서 공연 보는 내내 어찌나 안타깝던지... 낮공연 볼때 자리는 정말 최상이었는데... 특히나 B열은 수하이의 침실과 야장간 장면이 바로 앞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엄청 좋은 자리거든요... ㅜㅜ 범석님 덕분에 저녁공연도 보게 되어서 오히려 잘된건지도 모르지만, 그래두 마지막으로 보는 수하이의 표정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서 담아두려고 했었는데... ㅡㅡ;; 암튼 같은 공연을 하루에 두 번보기는 또 처음이네요.. 이틀 연속으로 공연보는 것도 불의 검이 처음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하여간에 이 작품.. 저한테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해주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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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공연은 사실 공연 시작전에 너무 울다가 들어가서... 초반엔 제대로 몰입해서 보지 못했습니다... 운다고 너무 진을 빼서 말이죠.. 하지만 어쩔수 없이 차츰 공연에 빠져들었죠. 그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니까요.. ^^;; 10월 초에 보고선 오랜 만에 보는 홍금단 아라... 역시나 그때 보다는 노래도 매끄럽고 연기도 많이 무르익어 있었답니다... 이소정씨랑은 좀 다른 색깔의 아라인데... 나름대로 몇 번 봐서 인지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 색깔 그대로 참 보기 좋았답니다... 게다가 금단 아라와 태경 아사가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 보는 지라... ㅎㅎ 장재승 수하이는 오늘 같은 경우가 아니었다면 제가 절대로 보지 못했을테죠.. 저한테는 아라, 아사보다 수하이의 캐스팅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장재승씨는 범석 수하이와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수하이를 선보이시더라구요... 그리고 수하이를 몇 번 안하신걸로 알고 있는데도, 거슬리는 부분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잘하시더군요...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초반에 아라와 아사가 가시버시를 부르고 나서 수하이가 아무르인들을 쓸어버릴려고 등장하잖아요. 저 무대 뒤쪽에서 올라오면서 소리를 치는데... 순간... 장재승씨가 서범석씨로 보이더라구요... 좌석이 너무 앞쪽이라서 잘못 볼리도 없는데... 환영을 본거죠... 정말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나봐요... 저 자신도 저한테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환영을 볼 만큼 그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건지... ^^;; 장재승 수하이를 한번 밖에 안봤으니... 제대로 봤다고 할 수는 없으나... 어쨌건 제가 느낀 바로는.... 장재승씨가 하는 수하이는 안쓰럽고 안타깝지는 않더라구요... 범석 수하이는 굉장히 인간적이고, 겉은 난폭한데 비해 속은 어린아이 같은 면을 가지고 있는데 , 재승 수하이는 그냥 정석대로 카르마키의 망나니스러웠다고 할까... 그의 수하이가 나빴다는 게 아니라 저한테는 범석 수하이만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구요... 수하이가 별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데 대체 내가 왜 저 캐릭터에 빠졌던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을만큼... 제가 범석 수하이만 아홉 번을 봤으므로 이 생각은 약간 편파적일지도 모릅니다만... ^^;;
아.. 그리고 우르판이셨던 장재승씨가 수하이로 나오셨으니.. 당연히 우르판은 김순홍씨가 나오셨죠... 덕분에 아사와의 대결장면에서 말로만 들었던 우르판의 쌍칼을 이용한 화려한 손놀림을 볼 수 있었죠... ㅋㅋ
카라 이수정씨... 사실 저는 진복자 카라를 더 좋아했으므로.. 항상 이수정씨는 뭔가 아쉽게만 느꼈었거든요... 그런데 역시나 막공이라 그런지.. 그동안 봤던 모든 공연중 최고로 멋진 공연을 보여주시더군요... 그래서 커튼콜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드렸답니다... ^^
자,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공연.... 정말 입추의 여지없이 완전하게 꽉 찬 관객석을 보니 괜히 뿌듯한게 기분이 좋더라구요.. 막공이니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많이 비었었던 관객석에 맘이 아팠던지라... 어찌나 행복하던지... 공연 기간 내내 이렇게 관객석이 꽉 찬 상태로 공연을 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구요.. 보고 싶었던 범석 수하이님의 등장... 아까 그렇게 서운해 했으면서도 몸이 안좋다고 하셨으니.. 혹시 괜찮으신가 안색부터 살피게 되더라구요... 거참 이 못말리는 애정을 어찌할까요.. ㅡㅡ;; 그런데 역시나 좌석이 멀었던 관계로 세세한 표정까지는 안보여서 공연보는 내내 안타까웠답니다... 하여간에 해오름 극장은 무대도 너무 깊고, 관객석도 너무 넓고 이래저래 맘에 안들어요... ㅜㅜ 지난주부터 바뀐 수하이의 대사.. 귀엽구나, 색다르다, 가자 아무르의 여자야. 비단 옷을 감아주면 더 예쁘겠구나... 사실 아까 낮공연때 재승 수하이가 할때는 단 한명도, 킥킥대는 사람조차 없었거든요... 그런데 역시나 범석 수하이때는 관객분들이 웃으시더군요... ㅡ.ㅡ 말투때문이기도 하다고 그러지만, 저는 캐릭터의 색깔 때문인거 같아요... 가만 보면 서범석님께서 캐릭터 만드실 때 자기 색깔이 좀 강하신거 같더라구요. 민철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굉장히 자유스럽게 연기를 하시는 게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 일반적으로 정형화된 틀을 조금은 벗어나게, 자신의 방식대로 그려내는 캐릭터... 그래서 제가 수하이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수하이가 좀 불쌍하기는 하지만 매력적이라거나 그렇지는 않잖아요? 범석님의 색깔을 입힌 수하이라서 너무나 매력적인,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가 된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장재승 수하이를 본 덕분에 이 ‘차이’를 확연히 깨닫게 된거죠.. 저는 이런 범석 수하이가 너무 좋아요.ㅎㅎ 매번 작품을 볼때 마다 같은 장면, 같은 순간에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감정이 북받쳐 오릅니다. 사실 같은 걸 여러번 보면 볼수록 감정이 무디어지고 건조해 질 수 밖에 없는데도 말이죠. 게다가 수하이가 죽는 장면에서도 아쉬운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매번 이런걸 보면.. 이 모든게 다 배우의 힘이겠죠.. 그의 연기는 제 심장이 조금씩 조금씩 식초에 절여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한답니다.. 그의 대사에 숨이 막히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감동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면서, 극속으로 빠져들어가곤 했거든요... 언제나 감동을 주는 순간은 사람의 진심이 와닿을 때이거든요. 상투적이기 이를데 없는 장면이라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는 건, 어느 순간 등장인물의 진심을 본듯한 착각때문이니까요.. 배우의 호소력 덕분에 그들의 절절한 감정은, 관객들의 감정의 진폭을 순식간에 흔들어 놓는거죠... 그래서 불의 검이 또 다시 올라온다고 하면 당연히 보러 가겠지만, 수하이가 서범석님이 아니라면 이번처럼 이렇게까지 미친 듯이 보진 않을꺼 같아요... ㅋㅋ 암튼.. 불의 검이라는 작품이 제게 특별한 가장 큰 이유는... 서범석이라는 배우와 최민철이라는 배우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개인적으로 참 고맙게 생각한답니다...^^
이소정씨... 공연 중반에 몸이 안좋으셔서 몇 번 빠지시고 난 후부터, 목상태가 계속 안좋아 보이셨었거든요.. 그래도 노래는 무리없이 잘 하시는데, 꼭 대사칠때 삐끗거리는 소리가 나셔서 안타까웠었는데... 어제는 이런거 하나도 없이 원래의 목상태로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셨답니다... 아직도 아라 역할에 이미지가 안 어울린다는 분들이 계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소정씨만한 아라가 더 안나올꺼 같거든요... 정말 어려운 노래들을 술술 쉽게 부르시는데다가, 음색도 여리지는 않지만 참 예쁘시구요... 그리고 너무나 귀여운 아라의 모습부터 강인하게 살아가는 모습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연기하시니까요... 이소정씨... 참 좋은 배우신거 같아요...
임태경씨.. 여전히 황홀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셔서 객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왔다는... ^^ 그런데 좀 이상한건 막공때 관객석 분위기가 그래서인지.. 아무도 태경씨의 연기 얘기는 안하고 노래 얘기만 하더군요.. ㅋㅋ 그나저나 임태경씨는 금욜부터 내리 5회연속 공연인데... 보통 사람같으면 완전히 넉다운 되었을텐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고 여전히 좋은 모습보여 주시더라구요... 나중에 분장실에서 봤을때는 다른 사람에게 부축받고 들어오셔서 많이 안쓰럽더군요.. 사실 막공 스케줄을 한 사람한테만 이렇게 몰아서 잡는 경우는 없는데 말이죠... ㅡ.ㅡ 거기다 싸인회도 이십분만 한다고 하더만 팬들이 너무 많으니, 결국 끝까지 다해준다고 겨의 한시간을 하고 말이죠.. 팬들은 좋았겠지만 배우분들은 그날 완전히 뻗으셨을꺼 같아요.. ㅜㅜ
막공이니 커튼콜때 다른 더블 캐스트분들도 나오리라 기대했거든요.. 역시나 최민철씨, 홍금단씨, 오화라씨, 허중혁씨, 이수정씨 모두 나오셨죠... 너무 반가웠던 최민철씨... 가장 많은 환호를 받으셨답니다... ^^ 그리고 온구트 더블이셨던 허중혁씨는 너무 젊으신데다 멀끔하게 생기셔서.. 관객석이 술렁거렸다는... ㅋㅋ
어쨌거나.. 그렇게 공연이 모두 끝났답니다... 이렇게 공연 힘들게 보기는 또 처음이네요.. 왜냐면.. 공연 보기전부터 캐스팅 때문에 엄청 울었던대다가, 낮공연, 저녁공연 두 번내내 보면서 또 계속 울었던지라... 그렇게 하루 종일 울어댔으니 컨디션이 좋았을 리가 없잖아요? 눈이 퉁퉁부은대다가 뻑뻑해지고, 두통도 심하고 나중엔 어지럽더라구요... 거의 폐인모드였는데... 그런데도 범석님 얼굴 한번 보고 가야한다고 분장실로 갔답니다.. 싸인회가 금방 끝날줄 알고 간거였는데.. 그게 지연이 되는 바람에 거의 한시간이나 분장실에서 서서 기다리는데.. 너무 기운이 없어서 서있는 것도 힘들었지요... 그래도 끝까지 있었는데... 배우분들이 많이 지치신대다가 팬들도 많이 기다리고 있었던터라 제대로 말도 못하고, 사진하나 겨우 찍고 왔지만... 겨우 그거하나에도 행복해하면서 나왔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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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여지없이, 당연히 이 작품은 수정, 보완을 거쳐서 다시 올려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서 이 작품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좀 얘기해볼까 합니다... 혹시라도 다음번에 올라올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죠...^^;;
우선은 캐릭터가 좀더 보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작품에서 버려진 캐릭터가 좀 많이 보이잖아요? ㅋㅋ 저는 연출가가 모든 캐릭터에게 골고루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구난방으로 모든 캐릭터들의 사연을 전부 소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비중이 적든 많든 간에 각각의 캐릭터들이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좀더 극적인 연출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사실 원작을 보면서 가슴시리게 슬픈 장면들이 많아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거든요... 그러니 좀더 뚜렷한 캐릭터들의 갈등이 드러나야 하고, 좀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수 있는 요소가 많아져야 하는 거죠. 무조건 관객들을 많이 울릴수 있게 신파조로 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극적인 긴장감을 두드러지게 살릴수 있는 작품인데도 그러지 못해서 좀 김빠지는 부분들이 많았다는 얘깁니다.. 사실 그동안의 창작 뮤지컬에서의 고질병도 바로 이런거잖아요. 충분히 괜찮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뭔가가 아쉬운... 관객들을 무대에서 한 순간도 멀어지지 않게 만드는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 건데 말이죠. 완벽히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극적인 구성과 연출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사실 원작을 가지고 있는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원작은 그 작품의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족쇄도 될 수 있습니다. 각색 작업을 통해서 원작의 캐릭터들이 단순화 될 수도 있고,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과연 원작의 깊이를 완벽히 무대화한 작품인지에 대한 논란도 멈춰지지 않을것이구요. 새로 태어난 작품은 원작과는 다른 정체성을 지닌 작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일부러 많이 벗어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불의 검 이라는 작품에서 원작은 ‘희망’이라는 쪽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입니다. 왜냐.. 이 작품은 처음부터 극적 구성이 탄탄한 텍스트를 가지고 출발할 수 있다는 유리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원작은 스토리 전개상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가슴을 아리게 하는 극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들 캐릭터들의 특성을 좀더 극적으로 연출을 해서 관객들을 작품속으로 이끌었다면, 더 커다란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거죠.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도 조금 느슨하고 루즈한 연출과 그다지 극적이지 않은 구성이 많이 아쉬웠거든요..
그럼 일단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 추가되었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 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밝혔듯이 저는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좀 지나친 단계이므로... 글이 객관적이라든지 논리정연 하다던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릅니다.. 읽으시는 분들은 그점 감안하시고 보시길... ^^;;
1. 이 작품에서 가장 맘 아픈 캐릭터는 물론 ‘바리’입니다.... 세상에나 바리를 이렇게 그려놓다니... 프리뷰 첫날 보고선 어찌나 황당했던지... 초반엔 바리역을 맡으신 배우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몇 번 보다 보니깐, 것보다는 일단 만들어진 캐릭터 자체가 문제더라구요.. 특히나 첫등장 하면서 부르는 넘버는 정말 최악이죠... 게다가 그 생뚱맞은 안무라니... 불의 검의 모든 넘버들이 다 주옥같은데... 이 문제의 곡은 정말 이해불가능한 곡입니다. 이 곡은 좀 빼주셨으면 하네요... 그리고 바리에게 다른 곡을 주셨으면 하구요... 공연시간상 바리의 비중을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를 좀더 매력적으로 충분히 그려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ㅡㅡ;;
2. 수하이의 그 유명한 대사.. 귀엽구나 색다르다... 이 대사는 원작에 있는 그대로이지만, 이것이 말로 표현될때 뭔가 좀 어색한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장면에서 웃는 관객들 덕분에 범석님게서 대사를 진지하게 하는 걸로 바꾸시긴 했는데... 뭐 그래도 여전히 웃는 관객들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그 뒤의 대사.. 아라? 그래 저 놈이 니 사내로구나.. 하하하... 이 대사가 원래 초반에는 색다른 장난감을 발견한 뒤의 장난스러움이 잔뜩 묻어나서 좋았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엔 이 대사조차 같이 진지해져서 개인적으로 좀 아쉽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초반의 대사처리가 더 수하이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 캐릭터가 코믹으로 흐르는 걸 막기위해서 대사톤을 바꾸신 배우나, 그 장면에서 어감 때문에 웃는 관객이나.. 사실 그들 누구도 틀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아예 대사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3. 가라한을 알아보고 그를 감옥에서 나갈 수 있게 해준뒤, 바리가 하는 대사... 당신은 만인의 사람. 한 여자의 남편에 머물러선 안돼요... 대사자체만 보면 이상하지 않은데, 극을 볼때마다 이 장면에서 실소가 나왔거든요. 단지 바리의 말투때문인지도 모르겠으나.. 암튼 뭔가 좀 어색한게 사실입니다. 굳이 저 장면에서 바리가 저 대사를 해야하는 걸까요?
4. 야장간 장면은 전에도 말했듯이 무대 표현이 많이 아쉽네요... 뜨거운 연기랑 불길에 가리워서, 눈물도 마르고 온통 가슴이 새까매져서 힘들게 검을 만드는 아라가 도무지 느껴지질 않거든요... 살기 위해서 검을 만드는 그녀의 심정과 환경의 표현이 굉장히 중요한건데... 왜 이 장면에 좀더 힘을 실어주지 않는 건지 알수가 없네요..
그리고 수하이가 ‘이상한 일이야’ 라는 넘버를 부르고서 하는 대사.. 오늘 밤은 최고로 예쁘게 꾸미고 있어라, 명령이다!!... 사실 이 장면에서 수하이의 대사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라 라는 존재가 단순히 흥미로운 존재에서 수하이의 마음에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런 대사보다는 원작에서처럼 수하이의 진심이 담긴 표현을 하는게 어떨까요.. 너도 애낳아 정 붙이고 살다보면 괜찮아 질거야... 나도 나대로 성질 죽이려고 노력할테니... 내 아이를 낳아줘 아라.. 그래서 나 같은 놈 만들지 말고 정말 사람같이 키워줘... 수하이가 이렇게 진심을 고백했는데도... 야철장에 불이 나고 검을 완성한 아라가 도망가버리면.. 그 뒤에 수하이의 슬픔과 분노가 관객들에게 더 다가오지 않을까요.. 지금 극에선 관객들이 수하이의 분노를 바라보기만 하지만, 만약 대사가 이렇게 바뀌어서 관객들이 그 전에 수하이의 진심을 미리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 그럼 그의 분노뿐 아니라 슬픔까지도 더 와닿게 느끼게 될 꺼 같거든요.
5. 원작에서는 마리한과 소서노와 가라한의 묘한 삼각관계도 아주 큰 축을 이루고 있잖아요. 그걸 드러낼려면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걸 당연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서노의 넘버에 보면.. 마음에 품어서는 안되는 사랑인줄 알아요, 여자로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것도... 이렇게 되어있죠.. 사실 무심히 지나치면 별 문제가 안될만한 가사이긴 하지만, 저는 볼때마다 거슬리더라구요. 극에서 그녀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왜 이런 가사를 만든걸까요? 원작의 내용을 전부 담을 것도 아닌데, 그걸 완전히 버리지도 못해서 이렇게 조금씩 미련을 남겨두는 부분이 여럿 보이거든요... 이런건 좀 불필요한게 아닐까 싶네요..
6. 카라가 온구트를 처단하라고 하는 장면.. 수하이가 온구트를 죽이는 장면이 저는 참 슬펐답니다. 온구트가 죽어서 그런게 아니라 이 장면에서 수하이의 표정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힘들어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나서 맘이 안쓰럽거든요... 사실 1막 초반에 그가 첫등장했을때, 수하이가 온구트나 카라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보이잖아요. 그런데 수하이가 온구트를 죽이려는 장면에서 그를 보면... 온구트에게 말을 하는 목소리톤 자체가 바뀌거든요. 그는 결코 누군가를 죽이는걸 두려워하거나 슬퍼하는 사람이 아니란걸 모두가 알고 있는데도 말이죠. 이 장면에서 그는 좀 초조해보이고, 약간은 두려워하는 듯 하고 슬퍼보이기도 합니다. 그의 온구트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대사가 한마디 있긴 하지만, 그걸로는 관객들이 제대로 알수가 없죠... 그러니 이 장면에서 관객들이 그의 심정을 같이 느낄려면,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있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수하이가 아라에게 품는 감정의 모태가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와 닮았다는 점이거든요. 아무르인이었던 그녀가 카르마키 왕의 여자로서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에 대해서 관객들이 알 필요가 있는 거죠. 그렇다고 구구절절 그녀에 대해서 보여줄수는 없으므로, 수하이에게 추가되는 넘버중 한곡을 통해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처럼 수하이가 어머니의 무덤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빌려서 노래를 불러도 되구요. 그럼으로써 그의 아라에 대한 마음도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그의 어머니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말이죠. 사실 수하이에게 넘버가 달랑 두곡밖에 없다는 건 정말 분개할 만한 일입니다. 최소한 서너곡은 더 그의 넘버로 만들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이 극에서 수하이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잖아요. 아라와 아사의 사랑이라는 중심축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축이니까요.
7. 산마로일때의 기억을 잃어버린 가라한을 만나는 아라... 검이 그를 보고 울고, 그 검을 가라한에게 바치는 장면에서 아쉬운 점... 아라가 검을 가라한에게 주면서 하는 대사 전에.. 산마로 당신을 위해 만들었어요.. 라는 그녀의 맘속 대사가 표현되어서 관객들이 아라의 심정을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사실 객석에서는 이 장면에서 그를 보고 놀라고, 알아보지 못하는 그 때문에 슬퍼하는 아라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거든요. 그나마도 가라한이 검을 받아들면 아라를 비추던 조명은 꺼지고 가라한에게만 조명이 떨어지잖아요. 개인적으로 이때 아라에게도 조명이 비추었으면 하네요. 이 장면에서 철검이 아무르에게 전해지는 것이 중요한 동시에, 이 순간의 아라의 감정도 극의 흐름상 매우 중요하니까요. 그러니 아라가 ‘ 내 눈물 바람에’ 라는 넘버를 부르기 전부터 관객들의 감정을 극속의 캐릭터와 함께 슬픔의 최고조로 이끌었으면 합니다.
8. 삶에 지친 아라가 물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하는 장면... 사실 이 장면은 좀 어설픕니다. 2층이나 3층에서 보면 그게 더 드러나죠. 무대를 조금 움푹 들어가게 해놓구선, 아라가 계단을 몇걸음 내려갈려다 가라한이 구해주거든요.. 초반에 비해선 드라이아이스도 많이 나오게 해서 나름대로 물 같이 보이려고 하긴 했지만... 좀더 호수같이 만들 수 없다면, 차라리 어설프게 무대 앞쪽으로 만들게 아니라, 무대 뒤쪽으로 호수를 잡는게 어떨는지.. 그리고 아라가 좀더 깊게 내려간후에 가라한이 그녀를 건져내고, 그들의 실강이도 좀더 있어야 실감이 날꺼 같아요.
9. 너무나 썰렁한 천신제 장면... 사실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화려한 볼거리는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잖아요. 천신제는 앙상블의 숫자를 좀더 늘리고, 조명의 효과만 더 주었더라도 훨씬 볼만했을 꺼 같은데 말이죠. 검무나 군무도 좀더 안무가 풍부해져야 하구요. 천신제 뿐만 아니라 넓은 무대를 꽉 채우는 느낌이라도 주려면 전체적으로 앙상블의 수가 더 늘어냐야 할 것 같아요. 큰 무대가 횡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몇몇 있었거든요..
10. 가라한이 아라에게.. 내 그대 아이의 이름을 지어줘도 되겠소?... 라고 하는 장면... 이 장면에서 드러나야 하는 건 가라한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큰 마음을 가진 인물이냐는 건데... 사실 그다지 두드러지게 보여지지는 않았죠. 이 대사를 더 극적으로 느끼게 하려면 원작에서 빠진 수하이와 가라한의 대결 장면이 앞에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사실 뮤지컬 상에서는 수하이와 가라한이 갈등을 보이는 장면이 그다지 없잖아요. 그들이 삼각관계의 연적인양 연출하는 것은 오로지 커튼콜때 뿐이니원... ㅋㅋ 수하이와 가라한의 대결 장면에서.. 가라한이 수하이를 죽일 수도 있었는데 그를 살려주잖아요.. 그녀를 몰라보고 지키지 못했던 것은 내 잘못이다. 그러나 사내야. 그 따위로 밖엔 사랑을 못하겠더냐... 이런 대사를 통해서 가라한의 수하이에 대한 감정이 드러나야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수하이를 살려주는 건 아라가 가진 아이의 아버지가 수하이이기 때문이거든요... 그런걸 다 알면서도 그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하는 건데.... 그 깊은 뜻을 관객들중 몇 명이나 헤아리면서 극을 봤을까 싶어서 아쉬웠거든요...
11. 수하이가 죽으면서 부르는 넘버의 가사가 그들의 동선과 차이가 나므로 바꾸었으면 하는 말이 많았는데.. 저는 이 가사를 바꾸기 보다는 무대 연출을 좀 바꿨으면 하네요.. 원작처럼 말을 타고 쫓고 도망가다가 화살을 맞는 것을 무대에선 보여주기가 어려울테니 건 힘들꺼 같구요. 적의 무리들이 뒤쫓아오고, 아라를 데리고 수하이가 도망을 치는 거죠. 그만두라고 누가 당신더러 날 도와주라고 했냐는 아라의 대사와 너 이따위로 죽을려고 그 고생을 했냐고 넌 내거란 말이다 젠장할.. 이라는 수하이의 대사가 이때 있어야 하구요. 그녀를 데리고 도망가면서 나 지금 기분 최고야. 사랑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이 대사도 꼭 있었으면 하구요. 그러다 수하이가 화살에 맞고, 쫓아오는 무리들을 어느 정도 따돌렸을 즈음... 아라의 품에 안겨서 수하이가 하는 대사... “ 물어보자, 너.. 내가 아주 싫진 않았지? 그런데 그 놈이 조금 더 좋았던 거뿐이지? ”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아라의 품에서 나도 한번쯤은 이라는 넘버를 부르는 거죠..
그리고 수하이가 아라에게 떠나자고 얘기할 때 카라가 등장하잖아요. 내 여자를 누구에게도 줄 수 없다.. 라고 수하이가 말하는데, 여기서 아라가 누구도 날 이용못해... 라고 하는 대사는 뺐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수하이에게 마악 감정이 몰입되려고 할려는 찰나에 그 흐름을 똑 끊어버리는 듯한 느낌이거든요... 굳이 필요없는 대사같은데...
또 아라의 수하이에 대한 마음이 드러나는 대목도 한대목쯤은 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몸서리나게 싫어하고 증오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가끔 불쌍해보인다고 느끼는 감정.. 이 사람은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사랑받고 있지 못하다는... 그리고 어느 사이에 그를 증오하는 마음이 식어가긴 하지만, 내겐 당신을 위해 남겨둘 마음의 여유따윈 없다고 하는걸 보여줘야 할꺼 같아요. 그래야 수하이가 죽어갈 때 아라가 슬퍼하는게 정당한 감정이 되는 거니까요..
12. 가라한이 우르판과의 전투에서 승리한후.. 바리가 카라에게 잡혀간 그녀를 구해달라고 하는 장면... 가라한은 산마로의 기억을 되찾게 되고 그녀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죠.. 여기서 소서노의 대사.. 그냥 지나가는 대사로 관객들이 그다지 신경을 안쓸수도 있으나, 저는 거슬리더라구요... 그녀는 우리에게 철검을 안겨준 여인이요. 그리고 아마도... 라고 하잖아요. 여기서 ‘그리고 아마도’ 라는 대사가 왜 필요한 걸까요? 이것 또한 원작의 내용을 다 보여주지도 못할꺼면서, 제대로 버려야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조금씩 보여지는 것중의 하나이거든요. 이 대사는 빼는게 나을꺼 같네요.
13. 카라와의 전투 장면... 천장에서 길게 내려온 천들이 휘날리는 것으로 그들의 힘의 겨룸을 표현한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이들의 전투장면과 카라의 죽음이 좀 시시했던 건 사실입니다. 좀더 스펙터클해야하고, 카라라는 악의 화신이 죽는 것을 좀더 장엄하게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요.. 카라가 좀 맥빠지게 죽어서, 마지막 소서노의 멋진 대사.. 그땐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주마.. 라는 대사마저도 그냥 장면에 얹어진 말 같아서 별 감흥이 안오더라구요. 아니면 카라가 죽을때 신궁이 무너져내리는 건 어떨까요. 악의 화신이 무너진다는 걸 더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무대에서 표현하기가 좀 힘들래나.. ^^;;
14. 산마로와 아라의 만남... 클라이막스가 좀 맥빠지게 지나가고 너무 서둘러서 극을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딱히 더 괜찮은 엔딩이 있을거 같지도 않거든요... ^^;;
사실 저는 원작의 엔딩이 참 기분따듯해지는 정말 사람냄새나는 괜찮은 결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산마로를 닮은 아이와 수하이를 닮은 아이가 함께 자라나가는 장면... 그렇지만 뮤지컬에서 이런 결말로 이끌려면 중간중간 더 추가되어야 할 설명들이 많아지므로 공연 시간상 불가능하겠죠..
정말 주절주절 길게도 얘기했군요.. 다들 읽다 지쳐서 중간에 포기하셨을꺼 같네요.. 제가 애정이 너무 지나쳐서 그런 것이니 좀 이해해주시길... ^^;; 지나친 애정은 또 다른 욕망을 불러일으키더라구요. 바로 치유하고자 하는 욕망이죠. 안쓰러운 것을 어루만지고, 구부러진 데는 펴고, 넘치는 것은 덜어주려는 일... 되돌아보면서 꼼꼼히 치유하려는 욕망, 욕심들... 그래서.. 너무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곤해서.. 무지 피곤하긴 했지만 말이죠... 지금도 그렇잖아요.. 후기를 이렇게 길게 쓰면 대체 몇 명이나 전부 읽어준다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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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을 했던 코코즘이라는 곳과 주관을 했던 뮤지컬키드라는 곳이 사실 좀 일을 엉성하게 했던 부분이 많잖아요. 요즘 시끄러운 ost 문제를 비롯하여서 여러 부분들에 대해서, ‘처음’이라는 말로 다 용서해주기엔 관객들을 너무 나 화나게 그런 일들.... 하지만 저는 관객들의 분노에 더 보태어 얘길 하진 않겠습니다. 이미 너무나 많은 분들이 분개했었고... 어차피 이 극이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얘기가 더 나오진 않을테니까요...
그저 속편한 뮤지컬 광의 입장이 되어서 보자면, 작품만 볼 수도 있잖아요. ^^;;
상상의 이미지를 현실 속에서 완성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으며, 그 욕망을 실현시키는 무대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속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했답니다. 멋진 배우들 때문에 황홀경 상태에서 작품을 보는 지고지순한 쾌락도 충분히 누렸구요.
저는 < 불의 검> 이 한 작품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 명성왕후> 또는 < 오페라의 유령>처럼 한 나라의 창작 뮤지컬의 수준, 무대 메커니즘의 수준을 상징하는 보통 명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단순히 작품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 뿐아니라, 제작사측에서도 좀더 관객을 배려하는 수준 높은 태도를 길러야 하는게 당연하구요.. 관객이 그들에게 잘했다고는 못해도 ‘애썼다’ ‘수고했다’ 그렇게는 말해줄 수 있게 말이죠. 그래서 아직은 완벽한 작품이 아니라고 해도 그들의 그 수고에 희망이 있다고.. 말해줄 수 있을 정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쯤 그런 날이 오게 될지.. 언제쯤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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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elcome to Broadway 원문보기 글쓴이: ref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