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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가 춥고 토양이 산성인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는 한때 호밀, 귀리, 보리가 유일한
경작물이었다. 부유층은 밀을 수입해서 먹었으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들 세 가지 곡물을
혼합하거나 이 중 한 가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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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빵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글루텐이 함유되어 있는 호밀은 밀가루만큼 잘 부풀지는 않으나
결이 고와 맛이 좋으므로 발효빵을 만드는 데 많이 쓰였다.
요즘은 덴마크나 스웨덴의 다소 온난한 지역에서는 밀 재배도 가능하고, 또 수입이 많이 되서 어디서든
흰빵을 구할 수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흰빵이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많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여전히 호밀 흑빵을
즐겨 먹는다. 라플란드 지역(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를 차지하는 광대한 극지방)의 독특한 빵인 리에스카(Rieska),
노르웨이의 플렛브뢰(Flatbrød), 덴마크의 펌퍼니켈(Pumpernickel) 등 그 종류도
다양해, 외국인들은 어느 것을 먹어야 좋을지 고민이 될 정도다. 또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축제를
아주 중시하여 매년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그리고 그 밖에 크고 작은 명절이나 축제 때마다 각각의
고유한 빵을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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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별 모양의 스칸디나비아 별빵은 흰 밀가루와 다양한 곡물 가루를 혼합하여 만드는데, 맛의
비결은 빵의 풍미와 볼륨을 좋게 해 주는 스폰지법(Sponge Method)이라는 반죽법에 있다.
해바라기씨와 아마씨로 맛을 더하고 별 모양을 내기 전에 참깨를 잔뜩 뿌려 준다. 빵 껍질은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러워 썰어 먹기보다 뜯어 먹기를 더 좋아하는 스칸디나비아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스칸디나비아 크리스프브레드는 식빵을 얇게 잘라 바삭하게 굽거나 반죽을 두 번 구워 만든 비스킷부터
미사용 빵 두께의 얇은 비스킷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밀가루 혼합으로 만드는 것이 많지만, 노르웨이의
경우 주로 통호밀로 만든다. 폴라 라운드(Polar Rounds 또는 Polar Thin)라고 하는
극지방의 크리스프브레드는 호밀과 밀가루를 혼합해 만들고, 은은한 너트향을 내는 것이 특징. 고트
치즈 같은 강한 맛의 치즈와 잘 어울린다.
식탁 한가운데에 장식해도 좋을 멋진 모양의 선샤인 로우프(Sunshine Loaf)는 호밀과 흰
밀가루를 혼합하여 만들어 다른 호밀빵보다 빛깔이 연하다. 이스트를 넣어 발효시키며,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시지 모양으로 민 다음 둥글게 말아 태양 모양으로 만들고, 그 위에 우유를 발라 캐러웨이
씨(Caraway Seed)를 뿌려 구워낸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크리스마스가 오기 한참 전부터 축제 분위기에 젖는다. 성녀 루치아의 축제(12월
13일)는 스웨덴에서 널리 지켜지는 축제인데, 그 날이 되면 아이들은 흰 옷을 입고 머리에는 환하게
빛나는 촛불관을 쓰고 서로의 집을 방문한다. 촛불관은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찾아올 태양빛을 상징한다.
이 축제 때 먹는 빵 세인트 루치아 롤(St. Lucia Roll)은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빵이다.
전통적으로 사프란(Saffron : 과자용 향미료)으로 만들며 계란, 버터, 우유를 넣어 풍미를
더하고, S자 모양으로 만들어 건포도를 얹는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 걸친 극지방 라플란드에서
유래한 둥근 빵 리에스카는 대개 작고 납작한 모양이다. 보통 귀리나 보리로 만들지만, 감자가루나
녹말가루로도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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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호밀빵은 부드럽고 단맛이 있으며 색이 연하다. 당밀, 맥아 추출물이 들어가지만, 흰 밀가루
함량이 많아 색이 검지 않다. 버터밀크나 버터, 혹은 두 가지를 다 넣기도 하는데, 유지(乳脂)는
수분 보유력을 높게 해 빵의 저장성을 높여 주고 빵에 독특한 향과 부드러움을 더해 준다.
스웨덴의 스모르가스보드(Smorgasbord)와 덴마크의 스뫼르레브뢰(Smørrebrød)는 둘
다 오픈 샌드위치를 일컫는 말이다. 원래는 ‘버터 바른 빵’이라는 뜻이었으나, 현재는 얇은 슬라이스
빵 위에 각자 취향대로 토핑을 얹어 먹는 오픈 샌드위치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맛도 중요하지만 모양도
많이 따져 보기에도 근사하게 만든다. 베이스 빵으로는 시큼한 맛의 데니쉬 호밀빵을 주로 쓰지만,
훈제 연어, 작은 새우, 참새우 또는 대하 같은 토핑을 얹을 때는 두꺼운 껍질의 흰빵을 사용하기도
한다. 생선과 갑각류가 토핑으로 인기가 높고 그 중에서도 절인 양파링과 청어 피클이 가장 인기가
좋다. 하지만 간 페이스트, 살라미 소시지, 치즈, 로스트 포크, 삶은 계란 등 토핑의 목록에는
제한이 없다.
덴마크 크리스마스 빵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율레카그(Julekage)가 있다. 크리스마스는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기독교적인 의미도 있지만 긴 북구의 겨울이 절반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율레카그는 전통적으로 바닐라와 카르다몸(Cardamom : 생강과의 식물, 향료)으로
향을 내고, 굵은 설탕 으깬 것을 그 위에 뿌린 다음 구워 낸다. 설탕이 빵 위로 스르르 녹아내려
먹음직스럽다. 또한 과일, 너트, 스파이스를 넣고 버터와 계란으로 맛과 영양을 높인 유사한 빵들이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만들어진다.
또 덴마크인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에 먹었던 별식으로 카니발 번을 기억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참회의
화요일 전날에 만들었는데 네모 또는 동그라미 모양으로, 흰 밀가루, 이스트, 계란, 버터, 우유로
만든 영국 요크셔 푸딩과 빵의 중간 형태라 할 수 있다. 카르다몸으로 생강맛을 내고 아몬드 으깬
것을 넣어 만들며, 과일 껍질을 잘게 썰어 넣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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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는 무발효빵을 좋아해 수세기 동안 귀리, 보리, 때로는 콩가루를 주재료로 한 무발효
빵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플렛브뢰는 노르웨이 빵 중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르웨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빵이었다. 미사용 빵 정도로 얇은 두께의 바삭한 빵으로, 예전에는 손에 넣을 수 있는
아무 곡물, 대개 귀리, 호밀, 보리, 콩가루 또는 이들 곡물의 혼합물로 만들었다. 발효시키지 않은
반죽을 아주 얇게 커다란 원 형태로 밀어서 번철에 굽거나, 불 위에 돌을 얹어 그 위에다 굽는다.
저장성이 좋아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가며, 부엌 대들보에 보관해 둔다. 요즘에는 공장에서 구워서
편리하게 사각형으로 잘라져 나온다. 노르웨이 통밀빵은 통밀 낟알, 탈지유, 이스트, 흰 치즈, 통밀가루로
만들며, 으깬 밀을 위에 뿌려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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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림파(Limpa)는 발효시킨 호밀빵을 번철에 구워 낸, 우리나라의
밀가루 전병 모양의 빵으로, 당밀이나 꿀로 단맛을 내고, 오렌지로 기본 향을 내며, 카르다몸, 커민(Cumin),
회향(Fennel), 아니스(Anise)로 살짝 향을 더해 준다. 흰 밀가루의 비율이 높아 다른
호밀빵보다 부드럽다.
스웨덴 전통 호밀빵인 레브뢰(Røgbr..od)는 크고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며, 종종 당밀을 넣기도
한다. 노르웨이 호밀 흑빵들과는 달리 발효빵으로, 전통적으로 사워도우(Sourdough : 빵 만드는
효모)를 이용해 만들었으나, 이스트를 넣기도 한다. 우유 대신 종종 버터밀크를 넣어 빵에 신맛을
더하기도 하고, 회향이나 캐러웨이씨로 풍미를 더한다.
달콤한 맛의 과일빵인 스웨디쉬 카르다몸 브레이드(Swedish cardamom braid)도 있다.
흰밀가루, 우유, 계란, 버터로 만들며, 카르다몸의 독특한 향이 입맛을 돋우는 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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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넥커브로드(Knackebrod)는 특이하게 가운데 구멍이 있는 얇은 크래커빵이다. 호밀과 옥수수
가루를 섞어 만든다. 갓 구운 크넥커브로드는 아주 바삭바삭해 갓 만든 고트 치즈나 훈제 연어를 얹어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한때 많은 핀란드 농부들에게는 할카카(Halkaka)라는 딱딱한 호밀 흑빵이 유일한 겨울 식량이었다.
그들은 빵을 아주 커다랗게 구워 낸 다음 날마다 조금씩 떼어 먹으면서 겨울을 났다.
스칸디나비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원래 명절빵은 최상품 밀가루 즉 흰 밀가루로 만들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야 했으므로, 보통 호밀, 보리, 귀리로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명절 특별빵은 이들 세 가지 곡물로만 만들도록 했다. 그중 피니쉬 이스터 브레드(Finnish
Easter Bread)는 특히 인기가 좋은데, 전통적으로 둥근 틀에 넣어 만들며, 요구르트와 꿀
또는 당밀을 넣고, 건포도와 너트류를 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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