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섬 푸른 숲 │ 조성문
길이 끝나는 그곳, 뱃길 다시 시작하고
마량항 갈마드는 바닷물이 표류기 쓴다.
손사래 보일 듯 말 듯
둥 둥 나들이 가는 섬.
그물코엔 금비늘 내린 햇발이 부서지고 파도 헤쳐 건져 올린
투망이 묵직하다.
짙은 숲 갯바위 너머 참숭어도 널뛴다.
분청사기 갓 구워낸 그 빛깔이 저리 할까
비린내 물씬 물고 비취색 날개 펴는 새
제 들숨 바람이 든다, 후박나뭇잎 반지랍다.
별은 꽃이 되고 꽃은 별이 되어
꽃이 다퉈 핀다는 건
빛나기 위함이지
별이 저리 터지는 건
반짝이기 위함이지
와사등 너울 타는 고흐의 ‘론강의 별밤’*
귀울림 욱신거리고 강물 소리 들리네.
저 별은 꽃이 되고 그 꽃은 별이 되어
꼭 잡은 무지러진 붓, 짙은 어둠 물려놓네.
큰곰자리 맑은 눈동자 노닐다 간 은비늘에
꽃도 별도 시린 물빛 물감 풀어 번져 가고
강 건너 후후 날려서 지친 내 어깨 떠미네.
* 후기인상파 빈센트 반 고흐의 1888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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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시조
까막섬 푸른 숲 외 1편/ 조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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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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