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고향을~ 한번 떠나 온 후에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내 맘속에 사무쳐
자나깨나 너의 생~각 잊을수~가 없구나
나 언제나 사랑하는 내 고향 다시갈까 아~ 내 고향 그리워라
10월의 마지막 날.
드뎌 부르튼 입술을 한 채 군악대를 나와 근처에 있는 국군의무사령부로 후송을 가게 되었다.
후송병원 내 성당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 업무를 보는 군종병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전국 여러 부대, 특별히 전방에서 훈련이나 작전 중에 사고를 입은
다양한 후송병들이 모여 있었기에 아기자기 들썩날썩 심심치 않은데다
낮에는 조용한 교회 사무실에 혼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고
함께 사용하는 예배당 건물 안 피아노를 언제든지 마음껏 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인연들이 많다.
이해인 수녀님과 오누이 관계를 맺어준 수녀님의 사촌동생 이정구 토마스 병장
사무실 근무자인 나 보다 더 열심히(일 없어도 하루 한 번씩은 꼭 출첵차) 왔던 심홍윤 하사
건물을 같이 쓰는 관계로 미워도 대놓고 미워할 수 없는 개신교 군종병 김지설 상병
녹번동 사는 정상병, 타조처럼 생겨서 별명이 타조인 타조 병장, 미소년 파비아노,
노래를 곧잘 불렀던 전북 이리 출신 김정훈 병장 등
다 예전에는 전방에서 국방의 의무로 한가락씩 팅겼던 전사들이신데
가톨릭 교우라는 미명하에 여린듯 성깔있는 나를 대부분 수용하고 잘 도와주었다.
생각할 수록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들중 대부분 제대후 연락이 없지만
아직까지 개인적인 친분을 맺고사는 사람이 딱 둘이다
이정구 토마스와 심홍윤 베드로~~
이정구는 사촌 누나를 군대 친구 로제에게 뺏기고
사촌누나 표 곱상한 외모와 달보드레한 성품으로 잠실에서 Pet shop을 운영하고 있고
심홍윤 하사는 독일의 BASF 회사 싱가폴 주재 직원으로 일하다 귀국한 능력가이시며,
현재는 수원교구 원천동 성당 평단협회장이다.(9월 17일 로제 일정표 참조)
병문안을 온 심홍윤 임희숙 부부와 오랜만에 소탈한 얘기를 정답게 나누다 돌아갈 무렵
내가 위로의 노래 한 곡을 들려주겠다고 스스로 자청했다.
요즘 여러 날 쉬었던 관계로 스무살 적 목소리가 복원되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노래를 위해 Guitar 조율을 하는데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심하사께서, 아니 심홍윤 베드로 평단협회장님께서 폰 카메라로 뮤비System을 구축~
세상에~~ 그런 일은 내 소속사와 미리 의논해야 하는디~~
재작년 용인 구성성당에서 성가가수들의 옵니버스 콘서트가 있었다.
인근 성당에서까지 관객이 오는 바람에 성황이었다.
내 순서가 되어 노래를 시작하려는데 수많은 폰뮤비 오퍼레이터들이 시동을 걸고 있었다.
"잠깐요~ 제가 초상권은 조건없이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만,
동영상을 찍으시는 분들께서는 혼자 보시는 건 괜찮지만
공유하신다던가 싸이버 공간에 올리실 경우에는
반드시 제 소속사와 상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래 3곡을 부르고 나오는데 성당입구에서 세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아~! 제 소속사 때문이지요? Heaven Production 이구요.
하사장님께 말씀드리면 됩니다요."
그랬더니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신다.
"전화번호는 전국 아무 성당이 다 저희 소속사 Branch 이니 거기로 연락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심하사는 열쉬미 뮤비촬영 삼매경으로 빠져드셨다.
풀샷, 고정샷, 무브 등 여러 테크닉을 마음껏 구사하는 걸 보면
BASF 홍보국 마케팅 부서 엔지니어였나부다.
노래가 끝나고 마무리 엔딩연주를 하고 있는데 병실 문이 열렸다.
아뿔싸. 정각 5시에 환자식사가 배식된다.
급당황했던 것은, 잘 찍고 나서 마무리를 망쳤다고 여긴 심하사께서
남은 촬영을 포기하고, 첨 부터 다시 하자고 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하사는 예나 지금이나 전혀 영악하지 않으면서 쎈스쟁이인 드믄 캐릭터이다.
마무리 엔딩에 배식을 나온 아줌마의 실루엣 까지 담아내는 고난도 테크닉을 구사해 내었다.
그래서 다시 본 뮤비에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제는 헤어져 잊어야하는데 잊혀지지 않는 젊은 날의 사랑을
노래에 담아 부르는 환자가 남자 주인공이고
배식을 나온 아줌마가 여자 주인공이다.
그렇게 아프게 헤어져 거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은
한 사람은 교통사고 복사뼈 복합골절 환자신분으로
또 한 사람은 무능한 남편 때신 생계를 책임지느라 일하는 병원 식당 배식담당 아줌마로~~
그렇게 병실에서 만나 ~~~~~~~~~~~
ㅋㅋㅋㅋㅋ 소설 쓰시나?
아니면 드롸마?
쎈스쟁이 심하사 보다 한 수 위 쎈스 짱이신 제수씨께서 선택하신
오늘의 환자 병문안 위로 item이다.
세상에~~ 쎈스 만점.
아니 65점이다.
50점 만점에...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마워요
음악뿐 아니라 글 솜씨의 엄청난 내공 또한 부럽네요....근데 공인께서 특정 빵집 광고 너무 노골적으로 해 주시는 것은 아닌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