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꽃가루가 많이 날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특정 물질 등에 대해 우리 몸이 과민하게 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알레르기’라고 하는데, 이 말은 독일어 알레르기(Allergie)를 외래어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알레르기’ 대신 영어식 발음인 ‘알러지’라는 말을 쓰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이는 미국에 유학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영어권 국가에서 지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또한 여기에는 ‘알레르기’라는 말 대신에 ‘알러지’라고 쓰는 것이 더 배운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도 한 몫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래어는 어차피 외국에서 들여온 말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말을 선택해서 사용하더라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래어도 국어 어휘의 일부를 차지한다.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표준어에 해당하는 외래어를 정해 놓고 있어 일반 사람들은 이를 공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 ‘알레르기’를 표준형으로 정해 놓고 있다. 결국 ‘알러지’는 외래어가 아닌 외국어 ‘allergy’인 것이다. 가령 “나는 봄만 되면 알러지 때문에 무척 힘들어”라고 말한다면, 이는 우리말 문장에 불필요한 영어 단어를 섞어 쓰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영어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감안해 ‘알레르기’ 대신 ‘알러지’를 표준형으로 채택할 수 있으나,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런 교체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알레르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알레르기’의 순화어로 ‘거부 반응’ ‘과민 반응’이 있어 이 말들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유사한 예로 ‘게놈’과 ‘지놈’을 들 수 있다. ‘Genom’을 독일식 발음인 ‘게놈’으로 적느냐, 아니면 영어식 발음인 ‘지놈’으로 적느냐 하는 것인데, 이 역시 ‘게놈’이 올바른 형태로 돼 있다.
몇 년 전 ‘지놈’이라는 단어의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이전에 ‘게놈’이 표준형으로 정해졌다. ‘알레르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어의 절대적인 영향력 때문에 ‘지놈’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첫댓글 내가 찾는 병원의 의사들 대부분이 알러지라고 쓰지.. 나도 요즘 그놈의 알레르기때문에 아주 돌 지경이라네....ㅋㅋㅋ 오늘도 하루종일 티슈 한 통 옆구리에 차고 코맹맹 머리띵.......ㅎㅎㅎ
음..아는 척 할 거리.. 또 ..데리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