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는 양날의 검이다
스테로이드는 많은 부작용이 보고된 약물입니다. 현재 보고된 부작용으로는 불안, 초조, 우울, 고혈압, 체중의 증가, 고혈당증 혹은 당뇨병, 발기 장애, 성선기능 저하증, 무월경증, 소화성 궤양, 크롬병, 백내장, 망막병증, 캔디다증 등이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에서 스테로이드 역시 강한 소염효과로 인해 사용하지만, 고용량 주사요법 후 횡문근융해증이나 횡격막 마비에 의한 호흡장애와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보고되었고, 일반용량 주사요법 후 피하조직 손상, 피부색소 감소, 근력 감소 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건염의 주사치료 후 건파열에 대한 보고가 늘고 있습니다.
만성 건염, 스테로이드 치료의 근거가 아직은 없다
American Family Physician에 실린 논문인 ‘Management of Chronic Tendon Injuries’에서 스테로이드는 짧은 기간의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나, 긴 기간 동안의 효과나 완전한 통증 완해기에 들어서게 하는 효과의 근거는 부족하다고 보고합니다.
‘Common overuse tendon Problems: A review and recommendations for Treatment’에서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농도와 기술, 시간 그리고 주사 후 관리법이 다양하지만 실험이나 논문을 통해 아직 정립되지 않다고 밝힙니다. 외상과염(테니스엘보우)에 대한 대규모 RCT연구에서는 오히려 보존적 치료나 휴식이 상대적으로 효과가 있다고도 합니다. 결국 주사를 맞는 게 오히려 해를 끼친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스테로이드 주사가 건의 치유에 방해되는 것일까요?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후에 발생한 건파열에 대한 보고가 늘고 있다
아킬레스건염, 슬개건염처럼 체중의 축에 있거나, 손과 손목처럼 다용하는 부위의 건염을 스테로이드로 주사치료 한 뒤에 건파열에 대한 보고가 늘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 자체가 연부조직을 파괴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와 관련된 서적에서는 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때에는 주변부에 흩뿌리듯 주사치료를 하도록 하는데, 건의 주변이 아닌 내부에 주사하게 되면 조직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스테로이드 치료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는 건조직이 얇은 상태이므로 치료기간을 더 길게 설정해야 합니다. 표피 관찰을 통해 스테로이드 치료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피하지방을 녹이기 때문에 움푹 파인 모양을 나타내고, 색소 감소의 부작용으로 다른 부위보다 밝은 색을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근육을 약하게 만든다
2006년에 Radiology에 실린 ‘Steroid Myopathy. Evaluation of Fiber Atrophy with
T2 Relaxation Time, Rabbit and Human study’에서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근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MRI 영상과 현미경 연구를 통해 밝혔습니다. MRI 영상에서 T2
relaxation time은 근섬유의 위축과 비례해서 증가하는데, 스테로이드 치료 후 비복근의 근섬유 위축이 MRI로 확인되었고, 실제 토끼의 비복근 근섬유를 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도 같았습니다.
제2형 근섬유가 위축되어 그 직경이 감소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세포외 공
간(Extracellular space)이 증가되어 있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건을 약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근력 또한 감소시킵니다. 충분한 근력과 근지구력이 없다면 건, 인대, 관절낭을 보호하지 못하고 쉽게 병변을 일으키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근섬유 위축에 대해 주의하고 재활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건증의 경우 염증을 동반하지 않아 스테로이드 효과를 볼 수 없다
통증을 동반한 건의 병적 상태를 종종 건염(tendinitis)라고 부르지만, 이 용어는 잘못 붙여진 것입니다. 건의 병적상태가 모두 염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염증이 없는 상태의 병변은 퇴행성 과정이 원인이 되는데, 건의 조직학적 구성을 이루고 있는 콜라겐이 허혈성 과정에 의해 손상, 퇴행되어 glucosaminoglycan의 축적을 초래하게 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건의 노화는 단단한 조직에서 겔 형상의 조직으로 바뀌면서, 건의 내구성이 줄어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 건증(tendinosis)이라고 합니다.
퇴행성 변화의 첫 과정은 허혈에 의해서 유발되는데, 건의 내부에 혈류가 적은 critical zone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킬레스건은 상부혈관과 하부혈관의 사이에 있는 하부 1/3지점에서 혈액공급이 부족하여 손상받기 쉽습니다. 건염이 발목, 발, 손목, 팔꿈치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신체의 중심에서 말초로 갈수록 혈류량이 감소하고 혈관의 직경은 작아집니다. 건증은 건염처럼 염증성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의 소염작용에 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물론 소염효과가 스테로이드만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치료 효과는 미지수이며 건의 구조적 기능을 약화시키고 근섬유를 위축하는 작용도 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치료의 접근은 더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건증의 경우 혈류역동학적 원인이 되므로 염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보다는 혈류의 흐름의 개선을 치료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민족의학 신문 스크랩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27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