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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글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凡 草
<457회>
연꽃 심기
< 2012년 7월 1일, 일요일, 맑음 >
연 종근 5개와 어리연꽃 종근 한 뿌리를 계곡에 심었는데 아무래도 상태가 시원치 않았다. 연은 물이 흘러가지 않는 저수지나 연못에 심어야지 물이 흘러가는 곳에는 자랄 수가 없는 모양이다. 계곡물은 차가우니 연 생태에는 안 맞을 것이다. 할 수 없이 지난 주에 살아남은 한 뿌리를 캐어 김치 담는 타원형 플라스틱 통에 심었는데 어제 보니 연꽃과 어리연꽃이 살아나고 있었다.
그래서 연을 확실하게 키워보려고 <풍호연꽃농원>에 54000원을 주고 세 뿌리를 주문하였다. 목요일에 도착한 연 종근을 말라 죽지 않도록 젖은 신문지로 감싸 놓았다가 어제 산장으로 올 때 들고 왔다. 두구동 입구로 들어오다가 영풍 영농자재 파는 곳에 들러 타원형 들통을 사려고 했더니 그건 없다고 하였다. 할 수 없이 일단 산장으로 들어왔다가 점심을 먹고 양산 남부시장으로 갔다. 그렇게 큰 타원형 통은 철물점에도 안 팔고 그릇 파는 집에만 있었다. 3만원 주고 하나를 사서 산장으로 돌아왔다. 타원형 고무통에 흙을 3분의 1쯤 채우고 연을 흙속에 심었다. 이제 물만 채우면 된다. 싹을 틔울 때는 물을 조금만 부으라고 해서 야트막하게 채웠다. 비록 넓은 저수지는 아니지만 이제 연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밀양에 시골집을 갖고 있을 때도 이런 식으로 연꽃을 심은 적이 있는데 추운 겨울을 보낸 뒤에도 싹이 잘 나왔다. 여기서도 연이 잘 크기를 바라며 한참 들여다보았다. 나는 연을 좋아한다. 학처럼 갸름한 꽃대도 보기 좋고 지저분한 진흙탕에 뿌리를 내리고도 그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게 신기하다. 연꽃은 연차로 마실 수 있고, 연잎은 연잎밥 재료로 쓰고, 뿌리는 연근 요리에 쓸 수 있으니 하나도 버릴 게 없다. 토란처럼 빗방울이 잎에서 또르르 굴러내리는 것도 재미있다. 나는 비를 좋아하는데 연은 물속에서 자라니 비 오는 날 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산장에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가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가지는 잎과 줄기가 보라색을 띠고 꽃도 보라색에 열매까지 보라색이다. 요즘 블루베리가 눈에 좋다고 하는데 가지도 눈에 좋은 식품이다. 가지에는 안톤시아닌이 아주 많기 때문에 암 환자들이 꼭 먹어야 할 식품이다. 건강한 사람도 가지를 자주 먹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암을 이긴 홍영재 박사도 가지를 항암 식품 중에서 최고로 손꼽는데, 홍영재 박사에 대한 자료는 이 글 밑에 붙여 놓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큰딸이 매주 토요일마다 전화를 걸어온다. 인터넷 화상 전화로 아내와 안부를 주고 받는다. 미국에 살고 있어도 얼굴 보며 전화할 수 있으니 안심이 된다. 큰딸은 집념을 갖고 공부해서 지금 미국 병원에서 임상 병리사로 일하고, 사위는 박사 학위를 받아 교수로 나갈 예정이다.
수국이 갈수록 더 많이 피고 있다
옆집 도라지가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다. 보름만 있으면 절정을 맞을 것 같다. 옆집 밭이라도 우리 밭과 붙어 있어서 내 정원처럼 즐긴다. 벌도 많이 날아오니 벌 잡으러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벌을 잡으려면 꽃이 핀 곳을 찾아가야 한다. 꽃이 없으면 벌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벌침을 익히고 나니 꽃도 즐기고 벌도 잡을 수 있어서 좋다.
톱풀이 군단을 이루었다. 한 두 포기를 심었는데 이렇게 많이 번졌다. 톱풀이 이렇게 늘어가는 동안 나는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반성이 된다.
삼백초 꽃이 하얗게 피었다. 삼백초는 뿌리도 하얗고 꽃도 하얗다. 그래서 삼백초로 불리는가 보다.
수선연화님이 보내준 칸나가 쑥쑥 자라고 있다. 처음에는 하나만 나와서 다 죽고 하나만 살았는가 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부 다 살아났다. 일렬로 쭉 심었기 때문에 칸나 군단을 볼 날도 머지 않았다.
여기는 잡초밭인데 이 속에도 나물로 먹을 게 많다. 아내는 보기 싫다고 다 뽑아 버리라고 하지만 난 일부러 살려두고 있다. 하찮은 생명이라도 쉽게 뽑아버리면 안 된다. 그들도 나와 더불어 살아갈 권리가 있다.
지난 주에 황소개구리를 잡겠다고 썼는데 그냥 두기로 했다. 황소개구리도 저수지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어느 스님이 모기에 물리자, “올 여름에도 내가 모기에 물렸구나. 참 감사한 일이다.” 고 말했단다.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 모기에 물릴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겨울에 죽었다면 올 여름 모기에 물릴 수 있겠는가? 모기에 물리고도 모기를 원망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있는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스님 마음이 훌륭하다. 나도 밤새 황소개구리 울음 소리로 잠을 설쳤지만 이 좋은 산장에서 잘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불평하지 않았다.
아침에 라디오를 들으니 사람과 컴퓨터를 상대로 실험을 해보았단다. 문자를 보내서 누가 사람이고 누가 컴퓨터인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는데 전문가들도 약 40퍼센트는 컴퓨터가 사람인 줄 알았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오늘 비가 오는구나.’ 이런 말은 컴퓨터도 할 수 있는 답장이지만 사람이라면, ‘오늘 내리는 비를 보니 내 어린 시절에 비맞고 놀던 일이 생각난다.’ 라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사람은 컴퓨터처럼 기계적으로 변해가고 있고, 도리어 컴퓨터가 사람처럼 감성을 갖추어 간단다. 문자도 점점 더 단순한 것만 보내니 이러다간 사람이 기계로 전락하고 기계가 사람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기계적인 삶이 싫어 주말마다 산장에 와서 시간을 보낸다. 여기서는 아무 의미없이 풍경만 바라보고 있어도 좋다. 초록숲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여기서 책까지 읽는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만.
메리골드가 저절로 씨앗이 떨어져서 꽃이 피었다.
토란이 잘 크고 있다. 올 때마다 쑥쑥 자라고 있다.
사상자가 꽃을 피워 군단을 이루고 있다. 이 사상자만 보고 있어도 부자가 된 기분이다. 올해는 씨를 받아서 약으로 써 봐야겠다.
풀을 뽑고 환삼덩굴 제거도 하다가 점심을 먹었다. 산장에 먹을 게 천지라 어느 것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새로 딴 고추와 비름나물, 상추, 천궁, 왕고들빼기, 민들레 잎을 쌈으로 싸 먹었다. 도시의 어느 웰빙 식당 반찬보다도 더 맛있는 반찬이다.
에키네시아꽃
미국채송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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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긴 의사’ 홍영재 박사가 권하는 최고의 항암음식
푹 찐 가지, 밥 위에 듬뿍 올려 10년간 꾸준히 먹었더니 암도 달아나 “암 투병 기간 내내 '항암식품'이라고 알려진 것을 들고 오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상황버섯, 마늘 진액, 오가피 가루, 동충하초, 상어 연골가루 등등. 나이 드신 분들이 가져오는 건 거절하기가 어려워 받아두기는 했지만 세간에 알려진 항암식품 중 의학적으로 검증된 건 얼마 없어요. 항암효과가 있는 식품은 따로 있습니다.” 그의 강연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 이제는 '암을 이긴 의사'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닌다. 현재 그는 암 극복에 도움을 준 '항암식품 알리기 전도사'가 됐다. 특히 항암효과가 있는 식품 중에서도 가지를 1등으로 꼽았다. 가지가 항암치료를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 홍 박사에게 암을 이기는 가지의 건강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탄 음식에서 나오는 벤조피렌, 아플라톡신 같은 발암물질이 세포 속 DNA를 손상시키면 돌연변이 세포가 생긴다. 이때 파이토케미컬은 돌연변이 세포에 있는 악성 종양에 달라붙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하고 암세포를 스스로 죽게 만든다는 것. 홍 박사는 “가지의 항암효과는 브로콜리나 시금치보다 약 2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소스: 양파, 배, 올리브오일, 설탕, 식초, 소금 약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