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 제49차 산행지....
鎭安!
"어루만져 편안하게 하는 곳" 이라는 걸 이번 산행을 마치고 나서야 겨우 알 것 같다.
그걸 알아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진압할 "鎭" 에 편안 "安" 밖에 몰랐기에 "鎭痛劑"처럼 "鎭"을 해석하면 편안함을 없게 해 주는 곳?
( 정말 어이없었다..... )
게다가 "암마이산" "숫마이산" 이라니....
馬耳山 !!!!!!!!!!
馬耳東風 ........
최대장은 왜 이곳을 49번째 산행지로 정했을까?
장거리임에도 30명이 넘는 산우들이 참가신청을 했는데도
출발일 새벽 한시도 한참을 지난 시간에 최대장과 용수가 카톡에 메시지를 남긴 이유는?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봄날 / 김용택>
둘이는 잠도 안자고 예쁜 여자랑 손잡고 뭣 할라고........
우리 산악모임의 길잡이 둘이 빠져 걱정이 많아서......
하루 전에야 출발시간을 1시간 앞당겨 양재에서는7시경에 출발한다고 카톡으로만 공지했는데도
많은 친구들이 제시간에 다들 모였다.
언제나 반가운 친구들이다.
임재기, 박중배, 김위영, 박승열+1, 김봉욱, 김천희, 서경수, 김유성, 김양빈, 김영환, 정강훈,박주형,
정인식+1,박규철, 김두식 김영량, 최만수, 윤영술, 노만식,김영록,최동석,정찬균+1, 김태환( 총 27명 )
마흔 아홉 번째에 이르러 드디어 우리 산우들만의 대형버스산행을 하게 될 거라는 기대가 아주 컸지만
이번에도 다른 일행과...
게다가 갈멜의 산행대장들은 몽땅 빠지고, 여성 산악회장님 혼자.....
3월산행계획에서 최대장이 공지했던
"강정리-광대봉-고금봉-비룡대- 암마이산-탑사-남부주차장 (약10.5Km, 5.5시간)" 코스도
강정리에서의 입산 통제로 남부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로 하여 4시간도 채 안될 코스라 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위영이 친구가 가져온 홍어와 막걸리가 엄청 많아 다시 짐을 꾸리느라 시간이 좀 걸렸고..
산악회일행은 먼저 보낸 뒤 영록이를 중심으로 체조도 하고....
매표소에서의 작은 실랑이 때는 작게나마 저마다의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그냥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마냥 즐겁고 느긋한 산행은 시작됐다.
이럴 때 꼭 끼어야 하는 얘기가 예쁜 여자얘기들이라는 거 ....
그냥 옆에서 들으며 걷기만 해도 아직은 위 아래 위아래 위위 아래아래가 따뜻해지는 ....
좀 지나면 벚꽃이 활짝피고,
마이산 벚꽃축제도 한다는데.....
벚꽃개화시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곳을 찾아오기는 힘들거라고
지금 오는 게 잘 한것 같다는 "한나도 씰데가 없는 소리"도 하는 속에서
영록이는 가끔 후미친구들이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을 한다.....
( 참석인원수가 많아 수시 인원파악?)
졸졸졸 흐르고 있는 개울가에는 새싹들도 돋고 있다 ..
양지 바른 작은 저수지둑밑에서는 새순들도...
멀리 보이는 봉우리들이 암마이산과 숫마이산일 것 같다 .....
그런데 거의 탑사에 다다라 이정표를 보고서야
원래 계획했던 산행 들머리에서 30분정도나 지나쳐 버렸다는 걸...( 11시 25분 )
버스에서는 강훈이가 인원파악을 했었지만
출발전에는 인원파악을 하는 친구가 없어 모르고 있었는데
산악회 선발대와 함께 출발한 친구들은 벌써 비룡대에 다다랐다고...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역코스로 가서 만나자는 의견은 그냥 소수 의견으로.....
비룡대에서 보는 경치가 그만이란다...
전략적후퇴!( 영환 )
전략적회귀!( 승렬 )
모처럼 마나님과 같이 참석한 승렬이는 마나님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져 있어
집에 가면 쫓겨날 것 같은데도 여유가 많다.
마나님께는 늘 잘 보여야 하는디......
이제 처음 계획했던 5.5시간짜리로 산행시간만 원위치!
되돌아오면서는 보이던 고금당!
1차 목적지이고 저길 지나야 비룡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산행 들머리를 제대로 찾아.....(11시50분)
겨우 20분도 채 안 됐는데.....
실제로는 1시간 20분을 쉬지 않고 걸은 셈이다.
산행 때마다 내 카메라에 자주 잡히는 부부!
비룡대 도착시간 12시 35분경! 먼저 왔던 친구들은 꽤 기다렸던 것 같다.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김양빈 친구!!!!!!
산은 여기저기 제법 많이 다녔었다고.......
오늘의 만찬을 준비한 친구들이다. 홍어는 위영이! 거기에 딱 어울리는 돼지고기수육은 중배!
숙성하여 암모니아가 많은 홍어와
산성화된 묵은김치! 이러면 중화반응!
그리고 지방질이 함유된 삶은 돼지고기가 궁합이 참 좋다는데..
거기에 고유의 술 막걸리까지 홍탁삼합!
늦었던 점심이었지만 너무 푸짐하여 한시간 정도가 훌쩍 지나버리고 .....
경치 좋은 암마이산을 배경으로 ....
점심도 푸짐하게 먹은 뒤라 다들 느긋하다.
먼저 와서 기다렸던 친구들은 지루했겠지만 모두 즐거운 기분을 회복 !
벌써 1시 30분!
출발했던 남부터미널에서 3시 30분에 만나기로 했었기에 서둘려야 한단다.
아직 산행은 절반도 하지 못했고...
비룡대에서 봉두봉까지 약 한시간 남짓? (2시30분경)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고 봉두봉에서 헬기장으로 가는 도중에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 같다.
실선의 길을 따라 헬기장으로 올라가는 일행을 보면서도
몇명이 눈치껏 눈에 보이는 가까운 길(점선의 길)을 따라 갔다가 길을 잃었다( 약 300m 거리 길에서.....)
그래서 일부는 두번 째 작전상 후퇴를 하고.....
그리고 나를 포함한 7명은 즐거운(?) 전진을 하다가 낙오를 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더 뒤에 왔던 사람들은 봉두봉을 지나 북부 주차장 쪽 점선의 길을 갔다고도하고....... )
어쨋든 이 근방에서 몇 그룹으로 나뉘어 2차 3차 작전성 후퇴도 하고, 멀리 우회도 하고......
산행중 길을 잃으면 가능한 한 높은 곳을 향해 가야된다는데....
우리는 낮은 계곡을 향해 내려갔다가 낭떠러지는 아니었지만 물기가 많아 아찔한 비탈을 겨우 내려왔다.
섬진강 수계의 발원일 것 같은 계곡에서
知 者 樂 水요 仁 者 樂 山라 첩첩산중에서도 논어를 익히고....
(마이산 북쪽에서는 금강의 수계가 시작되고 남쪽인 이 곳에서 섬진강의 수계가 발원한다고 한다 .)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북부주차장이 나올 것 같은데
북부주차장으로 가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하던 산악회회장님의 말씀도 생각나
산에서 길을 잃어 버린 경험이 아주 많다는 인식이를 믿고.....
고개길이 가까이 보여 낙오했다는 생각도 잊고 남은 막걸리도 나누어 마시고
낙오자들끼리 진한(?) 우정을 나누며 쉬다가( 아마 10분이내?)
암마이산 옆의 가장 낮은 능선, 고개길이라 여겨지는 곳을 향한 작은 길을 가다보니
인식이의 우려대로 어느 효자 자손을 둔 묘지에서 길은 끊기고...
다시 길도 없는 비탈을 오르다 우리처럼 길을 잃은 두명의 여인네들을 만나
암마이산 쪽으로 길이 없다는 얘기에 우리 역시 두번째 작전상 후퇴!
마주 보이는 길을 내려와서 보니 암마이산으로 바로가는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었다.
(오후 3시)
탑사까지는 겨우 300m ! 봉두봉에서 겨우 100m ! 암마이산의 높이가 687m !
낮은 산이고 시야가 확보되어 있다고 방심하다가...ㅎㅎㅎㅎㅎ
어쨋든 낙오했다!!!!!!
다른 친구들은 나름 길을 찾아 ....
정상등반!!
아쉽게도 또 다른 친구들의 궤적은 알 수가 없다
탑사까지 300m !
오전에 왔던 곳에 돌아와 7인의 무법자(?) 들은 작은 망설임이 있었다.
약속시간 3시30분까지 남부주차장에 가는 것은 이미 힘들어졌지만
암마이산은 아니라도 탑사만이라도.....
3시 20분!
암마이산등반을 못해 아쉬웠지만 탑사는 구경을 했다.
나는 10년도 더 전에 암마이산을 로프를 잡고 올라갔던 기억이 있어 덜했는데,
모두에게 듣지는 못했지만 암마이산에 가본 적들은 있었던 거 같다.
마이산!
이 곳은 아주 오래(약 1억년?) 전에 융기되어 진안고원이 되고
세월이 흐르고 흘러 패이고 깍이고 남아 있는 봉우리가 암마이봉 숫마이봉인데..
겨울에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사이에서는 춥고 습도가 높아 고드름이 멀리 보이는 탑처럼 위로 자란다고 한다.
마이산 북쪽은 단단한 화강암질이고
남쪽은 역암(礫岩)(둥근 자갈들의 사이를 모래나 점토가 충진하여 교결케 한 자갈 콘크리트 암석)인데
남쪽 사면은 겨울철에 햋빛이 잘들어 일교차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벌집같은 타포니를 만들게 되고
북쪽은 일교차가 덜하여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이런 곳을 지형학에서는 위 아래의 땅이 서로 바뀌었다고 하여 기복 ( 起伏 ) 의 역전 ( 逆轉 ) 이라고 표현한단다 .
우리 7명의 낙오자는 4시경에 버스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쳤다.
다른 친구들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우리들도 역전이다.
시간약속을 위해 등반을 포기한 우리와 등반을 위해 시간약속을 포기한 친구들!
그렇다고 따질 처지는 못되고 전화로 위치를 확인해 보지만 그냥 농담투성이다.
오전에 들어오면서 봤던 주차장 입구의 큰 탑들이 궁금해져 시간을 혼자서 떼워본다.
황산벌 전투! 삼국시대 말고 고려말에도 있었네.....
영화 황산벌에 전라도 사투리가 많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조선말에는 이곳에서 의병도 창의하고.....
선열들에 대한 공경심과 감사함에 저절로고개숙여 지는데 "충은 공이고 효는 사"라는 부분에서 막힌다.
나와 부모와 국가가 함께 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무주 진안 장수,무진장의 진안"이라 하여 국회의원 선거구로서 외진 곳으로만 알았는데
無盡藏 좋은 곳이다. 無盡藏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곳이다.
4시15분!
용술이도 일찍 내려와 있고....
재기의 입담이 좌중을 사로잡았다고....
" 집착을 떨쳐버리려면 애견이 최고"라는데 직접듣지를 못해서.....
그 뒤로 한참 용술이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재해석도 열심히 경청했고 ....
주형이,천호,인식이,만수 모두 기다리는 데에 익숙했다.
술 꾀나 마셨다........
하지만 버스안에서 기다리던 산악회 여성참가자의 소리는 괜하게 내가 사과하게 만들었다.
" 두시간씩이나 기다리게 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모임이 잘 되려면 鎭安해야 한다.
서로 어루만지어 서로 편안해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 서로 편안해지도록 했으면.... 적당히 늦게 ㅎㅎㅎㅎ
여기서 요즘 배우고 싶은 노래를 올려본다.
"미기의 천년지기"
VIDEO
그리고 다음달 가기로 한 월출산의 사진도 한장!
첫댓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하필 내가 참석하지 못한 산행에 이런 변고가 발생하다니....
죄송하고 또 죄송함을 느끼며...
그래도 유성 사관께서 우리의 산행 흔적을 남겨 주심에 넘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번 월출산 산행은 낙오되는 자 없도록 잘 모시겠슴다.
참고로, 전략적 회귀든 작전상 후퇴든 산행용어로는 '알바'라 하는데, 주업이 정상적 산행이라면 잘못된 전략적 후퇴 등은 부업이란 뜻으로 쓰이는 듯.
유성사관! 후기 넘 좋으네!
글고 그 날 우리는 최대장의 불참이
우리를 이리 오합지졸로 만드나 하는
생각을 많이 혔어!
우왕좌왕! 갈팡질팡! 대여섯 파트로 분산! 완전 프리하게 즐겼지!
나라나 산악회나 리더의 역할이란?ㅎ
후기를 읽는 내내 사분오열 갈팡질팡 한 산우들 그림이...
안 봐도 비디오! 머리 속에 그려지는 구만^^
출발 몇시간 전에 갑자기 불참 카톡을 날린 최대장. 순전히 최대장 탓으로 돌려야 하나.
적들에게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뭐 그런 건가....
우리 나이면 이제 판단력도 떨어지고... 최대장 없음은 '죽는건가~' 외칠 나이 아닌가.
승열이 말이 맞네~!최대장의 존재감이 컷겠구만.
그래도 암숫마이 사이에서 헤메었기 망정이지
미지의 산행지였더라면 어찌할 뻔 하였겠는가.
암튼 참석을 못해 미안해 하던 참에 유성사관 사실적으로 그려 낸 산행후기 고맙네~
특히 홍탁삼합으로 한 시간여를 즐겼다니 부럽기도 하고.....
암마이산 숫마이산 사이는 헤맬 수 없고
암마이산남쪽 ...
오합지졸은 아니고 각자 몇팀씩 나누어 즐겼던 것으로.....
졸지에 산행대장을 맡아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리도 어려울까~~
아무생각 없이 늘 하던대로 그냥 산에 올랐다 이런 낭패가~끙
등산로를 모르고 지나쳐 다시 되돌아 오는 과오는 그동안 대장들의 발자취가 어려운 길이란 걸 깨우치고
존경심이 스며든다.
앞으로는 신중한 산행의 사전 준비와 교감을 하여 두번의 실수는 하지 않겠다.......
함께 한 벗들에 미안함이 깃든다.
유성의 후기는 이제 감칠맛이 더해 져 산행의 요소요소가 전해진다.
다들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맛에 산을 찾는 것 아닌가~~
월출산이 기대된다.